소파에 누울 때마다 나는
입 안의 세계로 침잠한다
그곳은 말들의 무덤
어머니와 아버지와 선생님의 미라들이
썩다 만 자기 붕대에
방부제를 치덕치덕 바르고
날이 선 칼날을 건네는 곳
자. 칼을 받아라. 배를 열어.
썩기 쉬운 내장은 도려내는 거다.
아직 살아있는 나는
차마 배를 가르지는 못하겠기에
뱃살만 적당하게 잘라낸다
미라들은 그 꼴에 눈이 뒤집혀
붕대를 칭칭 감으려 달려든다
도망치면서도 눈을 떼지 않고
방부제를 닦아내는 내 뒤로
미라들은 조금 더 썩어간다
내 배에 새 살이 조금 더 돋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