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 금요일엔 프로필 사진을 찍고 왔습니다. 운전 면허증과 회사 사원증을 만들 때를 빼곤 직접 전문 스튜디오를 제 발로 찾아가 촬영한 건 처음 있는 일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프리랜서 또는 개인 사업자로 일을 하려다 보니, 저를 한눈에 잘 드러낼 수 있는 프사가 필요했고, 언제 찍어야 할지 눈치만 보던 상황이었요.
사실, 사진 찍는 게 마냥 달갑지만은 않은 일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외모에 대해 자신감을 잃기도 했고 찍더라도 예전만큼 예쁘게 안 나오기 때문이죠. 한번 살이 찌면 잘 안 빠지고 늘어진 턱을 볼 때면 이제는 젊음이라는 시간이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 것 같아 참 서글프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코로나 때 마스크를 쓰면서 마음 편히 잘 돌아다녔던 것 같아요. 그러나 이제는 마스크가 해제되면서 벗어야 할 상황이 조금 당혹스러웠어요. 여기에 너무 많이 익숙해졌고, 오히려 벗으면 발가벗겨진 느낌이랄까? 따라서 저에게 얼굴을 내보이는 것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스튜디오에서 촬영은 생각보다 정말 재밌게 즐기다 왔어요. 가면 의상도 다 고를 수 있고, 전문 메이크업 & 헤어 디자이너가 멋있게 변신시켜 주더라고요. 화면에서 보는 연예인들이 일반인 보다 예쁘고 잘생긴 것도 물론 있겠지만, 이런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좀 더 화면빨을 잘 받았겠구나 하며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 찍을 때도 프로 사진가 선생님이 포즈나 사물 및 배경 등 일일이 다 코치해 주셔서 하라는 데로 하면 되기 때문에 만약 프사를 고민하신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그리고 어차피 마지막에 포토샵으로 보정을 통해 다 잡아주시기 때문에 결국 중요한 건 자신 있는 밝은 표정이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올해 프로필 촬영을 끝으로 목표한 것을 다 이루었습니다. 만약 내 생각에 잠겨서 도전하지 않았다면 정말 후회할 정도로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매년 한 번씩 나를 위해 이벤트로 해볼까, 나의 젊음을 조금이라도 유지하기 위해서 화장도 배워볼까 싶을 정도로 정말 흥미로운 하루였습니다.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다는 것. 참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 문턱을 넘어서는 순간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것 같아요. 우리를 주저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면 불확실하지만 한 걸음 용기 내서 내디뎌 보면 어떨까요? 저는 내년엔 좀 더 과감하고 새로운 것에 더 많이 도전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