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마지막 달에 서서
12월이 시작되었다. 십이월이라니! 어쩌다 여기까지, 도대체 언제 도달한 걸까. 하루하루는 어쩌면 지루하리만치 천천히 흘러간 것 같은데 어느새 지금에 오게 된 걸까
올 초 여러 목표와 행보를 다짐하며 노트 이곳저곳을 채웠었다.(이마저도 연말이 되면서 까맣게 잊었다) 그 다짐들은 다 어디로 흩어졌나요. 열심히 필기한 대로 잘 실행했더라면 좀더 성장하며 목표를 이루었을까. 뒤돌아보니 다 아쉽고 참 그렇다.
그럼에도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이 되면 후회와 아쉬움이 커지는 것만큼 기대와 희망도 생겨나는 것 같다. 올 해는 저물어가지만 또 다른 새로운 해가 오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지난주까지 기온이 뚝 떨어져 겨울 공기가 꽤 매섭더니 요 며칠 독기가 살짝 빠졌는지 겨울 날씨치고 조금 포근해졌다. 이런 날씨면 나는 패딩을 단단히 챙겨 입고 자전거를 탄다. 그리고 카페에 가서 고소한 커피를 시켜놓고 노트를 펼치곤 한다. 노트엔 올 초의 내가 쓴 목표들도 그대로 적혀 있고 엎치락뒤치락하며 고군분투했던 일상의 기록들이 담겨 있다. 그리고 아직 넘기지 않은 하얀 공백. 그 자리에는 지난날의 아쉬움일랑 잊고 다가오는 한 해에 대한 새로운 기대와 각오를 쓸 생각이다.
아니 벌써! 12월이다. 한 해의 마지막 달이자 겨울의 시작. 겨울 추위가 더 기승을 부려 한창 몸서리 칠 때가 되면 이미 새로운 해가 시작되고 있겠지. 추위를 잘 버티고 나면, 따뜻한 계절이 새로이 시작될 거고 그러면 나는 다시 부푼 글들로 노트를 채울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