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 유튜버가 될 생각은 없았다.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은 욕심도 없었다.
그저 내가 하는 일을 더 알리고 나란 사람을 더 알려서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꾸준히 하고 싶단 바람뿐이었다. 물론 조금 더 유명해질 때 따라오는 부수적인 혜택을 욕심내지 않은 건 아니었으나 그건 너무 먼 미래 같았다.
구독자 몇 백 명에 영상의 조회수가 대부분 100을 넘기지 못한 유튜브 채널을 우연히 발견할 때면, 나에게 찾아온 행운에 감사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잘 나가고 유명한 채널들도 많지만 구독자 천 명을 넘기지 못하고 성장을 멈춰버린, 아등바등한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그런 채널들이 훨씬 더 많다는 걸, 내가 직접 유트브를 시작하고 나서야 알았다.
내 채널 또한 내가 멈춰버리면 언제든 비슷한 운명에 처하리라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나에게 각인되었지도 모른다.
긍정 강화도 한몫했다.
긍정 강화란 어떤 일을 했을 때 칭찬 같은 긍정적 자극이 제공되어 그 행동을 더 하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내가 올린 영상에 감사하다는 말, 위로가 되었다, 도움이 되었다는 댓글이 달리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창작자라면 알 거다. 내가 노력해서 만든 콘텐츠가 누군가의 삶에 도움이 되는 것만큼 큰 보람이자 보상은 없다는 걸.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던가. 난 2주에 한 번으로 유지하던 주기를 1주일로 바꾸었고 그건 크나큰 실수였다.
1주일에 한번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일단 자리 잡자 마음이 분주해졌고 그동안 잘 유지해 오던 흐름이 단박에 깨졌다. 무리해서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다 보니 다른 일에도 지장이 생겼다.
무엇보다도 몸에 무리가 왔고 몸과 연결된 마음이 병들어갔다. 원인을 알 수 없어 고생하기를 며칠 째, 그동안 피해왔던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이게 내가 정말 원하는 건가? 나 유튜브 정말 하고 싶어서 하는 건가?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나는 여전히 유튜브라는 매체를 좋아했다. 유튜브 자체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문제는 나에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