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인간관계

빅데이터를 통해 들여다본 코로나 라이프

by Maven

2020년 7월 '비대면'이라는 주제에 대해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발간한 적이 있는데

재택근무 온라인수업으로 촉발된 사회상을 그린 내용이었다. 참고로 분석 방법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SNS 상에서 '비대면'이라고 언급된 내용들을 뽑아올린 뒤 '비대면'이라는 단어의 앞 뒤 내용 그러니까 수식어나 명사같은 것들을 구분해 분석해 보는 것이다.

그렇게하면 '비대면'이라는 단어를 사람들이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 수 있고 그러다보면 그 속에서 비대면에 대한 인식을 나름대로 짚어낼 수가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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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쩃든.

이런 여러 과정을 거치고 나면 비대면의 다양한 상황과 감성적 요소들이 등장하는데 이번에는 이러한 여러 분석 내용 중에 내가 주목했던 '관계'에 대한 얘기를 풀어보려고 한다.


1. 비대면? 오히려 스트레스 덜 받아서 좋다.


회사를 다니면서는 출근길이 싫다고만 생각했는데 집에서 일을하고 난 후로 결국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였다는 얘기가 많았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과 나를 싫어하는 사람을 둘 다 안보게 되니까 그렇게 편할수가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렇게 싫어하던 상대방이 사내 메신저로 말을 걸어오면 반갑기까지 해서 나도 모르게 짧은 수다를 떨기도 한다. 그야말로 내가 천사처럼 보여지는 순간이다. ㅋ


이는 비단 회사원들 뿐만이 아니다. 학생들에게도 '사귐'은 적지 않은 스트레스였나 보다. "비대면이 좋아요, 선배들, 친구들 사귈 필요도 없고.."라는 말이 웃프다. "비대면이 주는 의외의 효과, 친구관계 초기화", "집에 있으면서 느낀건데 왜 이렇게 마음이 편안한가 했더니 사람과 마주하지 않은지 오래되었구나.." 이런 말들도 세상이 각박해지는 게 아닌가 싶어 쓴웃음이 나지만 너무나도 쉽게 공감이 된다.



2. 관계에 대한 불편함 호소


비대면 생활에 접어드니 사내 메신저에 불이났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나는 전화가 편한데 무조건 메신저로만 말을 거는 사람들과 대화를 이어나가려니 대화의 속도를 맞추기도 힘들고 의중을 파악하기도 힘들었다. 데이터 상으로도 코로나로 인해 입학을 하고도 학교를 못가 친구가 없다느니, 이제는 얼굴보고 대화하고 싶다느니 하는 얘기들을 적지 않게 접할 수 있었다. 그 중 정말 공감이 갔던 내용 중 하나는 비대면이라 예의 없는 게 더 눈에 거슬린다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예의가 없는건지 내가 예민한건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많았다. 대화를 해야하는데 메신저의 "1"이 없어지나만 쳐다보고 있는 상황이랄까..




어쨋든 코로나로 인해 가장 크게 느낀 것 중 하나는 사람과의 관계가 줄어드니 의외로 편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왜 그토록 서로를 미워했을까. 왜 그토록 서로를 괴롭혔을까.


SNS 상에서도 2019년 대비 친구나 가족, 동료 등 상대방을 언급한 횟수는 약 18% 정도가 감소했다.


직장 내 갑질이 없어시려면 회사를 안가면 되는 거였구나,

학교 폭력이나 왕따가 없어지려면 학교를 안가면 되는 거였네.

나만 안가면 문제가 되는데 다 같이 안가니까 마음이 편하네.




코로나로 인해 인간관계에 대한 여러 생각이 들었다는 것은 꽤 주목할 일이라 생각한다.

이전의 글들에서 코로나로 인해 촉발된 다양한 문화나 소비 현상들에 대해 설명했지만 그 속에 담긴

단 하나의 변곡점을 꼽으라면 "나"라는 키워드가 아닐까 싶다. 다른 사람들보다 나 자신을 좀 더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 아마도 가장 큰 변화일지도 모른다.


내가 있을 공간을 재창조하고 내가 평소에 입지도 않는 옷들을 구매하며

나를 위한 여행, 나를 위한 고가소비와 나를 위한 미용이나 케어가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어떤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인지에 대한 답은 일개 분석가인 내가 감히 내릴 수는 없겠으나

지금 겪고 있는 여러 현상들을 관통하는 메시지가 계속 소비 행태에 반영될 것인지를 묻는다면 냉큼 언제든 "YES"라고 외칠수도 있을 것 같다.


코로나로 촉발된 다양한 소비 패턴을 읽어야 하는 마케터가 있다면 지금 뜨고 있는 산업이나 서비스에 발을 들이기 보다 그 안에 담긴 본질적 니즈와 수요를 이해하고 그로 인해 새롭게 파생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찾아야 할 것 같다.





"코로나에 대한 분석 자료는 언제든 거짓말이 될 수 있다"


나는 어떤 분석이든 결과를 설명할 때 꼭 서두에 이런 말을 한다. 상상에 가까운 예상일 수 있다고..

코로나에 대한 분석 자료는 언제든 거짓말이 될 수 있다. 세상은 그야말로 하루 하루 다르게 변화하고 있으므로.

또 우리는 코로나라는 소용돌이속에 여전히 갇혀 있으므로.


어떠한 분석 자료나 트렌드라고 떠드는 자료도 맹신하지는 말자.

이미 세상은 수 많은 분석가들이 예상한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으니까.


대신 벌어지는 현상들에 대해 다양한 관점으로 해석해볼 필요가 있다. 현상이 경향으로 이어지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아직 남들이 보지 못한 새로운 관점으로 시장을 바라본다면 그것이 곧 정답이 될 여지는 꽤 많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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