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를 통해 들여다본 코로나 라이프
코로나로 바뀐 삶을 얘기하면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주식과 비트코인이다. 나도 코로나 여파를 타고 2020년 11월 난생처음 주식을 시작했는데 사실 돈을 벌기 위한 목적보다는 ‘경험’을 위한 게 발단이었다. 당시 “코로나로 인해 달라진 주식 시장”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과 연구를 이제 막 진행하기 시작했던 터라 주식 프로그램이나 좀 익혀볼까 하는 생각?
왜냐하면 나는 당시 주식 가격이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고 생각했고 나 뿐만 아니라 주변에 모든 사람들과 전문가의 식견이 그랬다. 하지만 지금 보면 얼토당토 않는 얘기. 당시 코스피 지수가 2,300~2,400 정도였는데 지금은 3,000에서 3,100 정도를 오간다. 이렇게 얘기하면 감이 없을 테니까 종목으로 얘기하자면 당시 삼성전자가 6만원대, 카카오가 3~40만원대, LG화학이 6~70만원대였다. 지금은 삼성전자가 8만원대, 카카오가 40만원대 후반, LG화학이 90만원대에 육박하니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주식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체감이 확 될 것이다.
그렇게 뭣 모르고 시작한 주식은 꽤 많은 보상을 안겨주었는데 이게 돈이 되겠구나..라고 자각할 때쯤 내 목표는 신형 XBOX 게임기와 Playstation 5 를 동시에 구매할 만큼 수익을 올리는 것이었고 금액으로 치면 150~160만원 정도가 된다. 그런데 이 수익은 불과 두어 달 만에 의외로 쉽게 달성할 수 있었다. 국민 종목이라는 삼성전자에서 우선 20~30% 가까운 수익이 났고, LG화학은 단 한 주만 샀는데도 10~20만원의 수익을 안겨주었으며, 그 외 네이버, 카카오 등도 각 한 주씩만 샀는데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었다. 거기에 의외로 바이오 종목 하나가 잭팟을 터뜨렸는데, 코로나 관련 주식들은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상황이었으니 오히려 코로나와 무관한, 그러면서도 10만원 미만의 바이오 종목을 찾은 것에서 비롯되었다. 어떤 바이오 주식이라도 코로나와 관련해 동반 상승을 기대할 수 있겠다는 나름의 되도 않는 판단에서였고, 만약 떨어지더라도 이미 다른 안정적인 종목에서 거둔 수익으로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한 되도 않는 전략은 철저하게 빗나갔는데, 갑자기 그 종목에서 호재가 터졌다. 2만원대에 산 주식은 상한가를 몇 번이나 치더니 5만원에 육박했고 나는 순식간에 그 종목에서만 게임기 두 대 값을 벌었다.
그런데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인생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뮤지컬 배우 이규형님과 박정표님이 나눴던 대화처럼
그야말로 ‘파란나라’를 보았다…
날은 추워도 주식만은 따뜻했던 1월초를 지나 2월의 주식 시장은 매서웠다. 주식을 잘 모르던 나는 주식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큰 하락세를 경험했으며 그러한 흐름세는 계속되었다. 당시 나는 바이오 주식에서의 큰 성공 경험을 토대로 그동안 너무 오름세여서 바라만 보았던 코로나 관련 바이오 종목에 손을 댔는데 이쯤 되면 살 수 있겠다고 생각한 가격대가 하락세의 중간 가격대임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원래 이정도까지 올랐던 종목이니까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리고 그 주가는 나를 비웃듯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자 여기까지는 내 이야기고, 이 이야기에 공감가는 분들이 많다면 그건 일종의 경향성(Tendency)일 가능성이 높다. 경향성이라면 데이터를 통해 검증해봐야 할 것이고 이처럼 좀 더 면밀하게 시장을 들여다보기 위해 이제부터는 지난 반 년 넘게 데이터를 통해 들여다보고 감지한 내용들을 풀어보겠다.
먼저 시장에서 주식 트렌드를 얘기할 때 주로 하는 얘기들을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주식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얘기뿐인데, 내가 주목한 것은 예수금이 최근 얼마나 줄었는지에 대한 것이다. 예수금이란, 증권 계좌에는 들어있지만 아직 주식을 거래하지 않은 금액이다. 그러니까 언제든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금액이라는 얘기다. 즉 예수금이 줄었다는 것은 주식을 더 많이 샀거나 반대로 돈을 은행 계좌로 인출했다는 뜻이다.
올해 1~3월 주식 시장이 요동칠 때 순간 순간 예수금이 줄어드는 양상이 보였다. 물론 곧바로 다시 증가하기는 했지만, 작년만큼 꾸준하게 예수금이 늘어나는 현상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다. 이미 돈을 번 사람들은 주식을 매도하기 시작했고 이제 막 들어온 사람들은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했다. 모두 올해 초에 일어난 일이다. 그러니 예수금이 요동을 칠 수 밖에 없다.
우리 팀에 2020년 3월 난생 처음 주식 시장에 뛰어들어 떼돈을 번 20대 직원이 있다. 보면 볼수록 얄미운 녀석이다. 삼성전자를 3~4만원대에 샀고 카카오를 10만원대에 샀단다. 그것도 가장 큰 폭락을 기록했던 다음 날 주식 시장에 몰빵해 들어갔으니 9~10개월 만에 연봉에 가까운 수익을 거뒀다. 참 얄미운 녀석이다.
그런데 그 친구가 1월, 2월이 되자 점점 주식을 매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은 돈 중 일부를 은행예금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예수금이 줄어든 것이다. 아마도 나는 초기에 들어가 큰 수익을 거둔 많은 투자자들이 올해 초 차익을 거둔 게 아닐까 생각한다.
SNS 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결과를 되짚어 보자면, 코로나 이후 투자층을 크게 3단계로 구분해 볼 수 있다. 1단계 투자층은 2020년 3월 주식시장이 폭락했던 그 시점에 진입한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의 특징은 우선 젊다. 그리고 과감하다. 그래서인지 큰 수익을 거뒀다. 그런데 그 이면에 이들의 특징이 한 가지 더 있다. 딱 적당한 시기에 들어가 큰 돈을 만졌음에도 공부를 한다는 것이다. 유튜브를 통해 공부하는 것만 하면 약간 우려스러울텐데 책까지 많이 본다. 스스로 공부를 많이 하다 보니 여느 전문가의 말을 맹신하지 않는다. 단기간에 맛본 성공으로 잘난 체 하기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하나의 목표로 두고 스스로 관리하려는 움직임까지 엿보인다.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에 진입한 층은 8~9월이 지나고 진입한 층이다. 초기에 진입했던 층보다는 다소 나이가 많다. 그동안 젊은 사람들의 섣부른(?) 투자 행태를 우려스럽게 바라보았던 중장년층들이 시장에 대거 유입되었다. 여기에 어린 자녀를 둔 주부층까지 가세하며 자녀에게 주식을 물려주고자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이들은 1단계 진입 세대와는 달리 공부보다 조언, 추천 종목을 찾기에 바빴다. 초기에 들어간 2030대 등 젊은 층의 경우 쓰라린 경험을 딛고 충분히 올라설 수 있는 나이지만, 뒤늦게 들어간 4050대는 조급하다. 공부하고 경험으로 삼을 여력이 없다. 그들은 어서 이 기류에 빨리 편승하고 싶을 뿐이다.
마지막 3단계로 진입한 이들은 작년 연말과 올해 2021년 1~2월에 유입되었다. 막차를 탄다는 느낌으로 들어선 것이다. 모두 다 우려했던 1월 약간의 조정이 있을 줄 알았지만 코스피 지수는 3200선을 돌파했고 이에 아직까지 진입하지 않고 있던 사람들의 조급함은 끝에 달했다.
그들은 퇴직금을 쏟아부었고, 대출을 해서 주식 시장에 돈을 넣었으며 부모님의 손을 빌리기도 했다. 하지만 유독 그들에게 시장은 냉혹했다. 2021년 1월 15일을 기점으로 시장은 한 차례 큰 폭의 조정을 받았으며 이후 2월 15일 경이 지나자 본격적으로 하락세를 겪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 하락세는 3월 말까지 이어졌다. 2020년 3월 진입한 투자층과 달리, 올 초 유입된 투자자들은 진입하자마자 하락세를 맛본 것이다. 소위 “물렸다”라는 단어가 참 뼈아프게 다가오는 시기였다.
하지만 최근 4월을 기점으로 시장이 다시 회복기에 들어서면서 상황은 좋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미 연초에 조정기를 거쳤으니 올해 주식시장은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연말에 3,300 포인트까지 갈 수 있을까? 정말 주식 시장은 대세가 될 수 있을까?
물론 이에 대한 대답 역시 알 수 없다. 주식 투자자가 4천만 명에 육박하는 시장 상황에서 과거 IMF사태나 모기지 사태처럼 나락으로 떨어질지 반등하여 또 다른 재테크 활성화로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2020년 대출 활성화로 인한 여파가 아직 가시화되지도 않았는데 대선은 1년 밖에 안남았고 지금처럼 부동산 정책이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이 당권을 잡으면 가장 먼저 부동산 정책을 완화할 게 뻔하다. 모두 다 대출이 걸린 일이다. 대출로 인한 재정 악화는 환율 약세를 초래하고 이어 여러 기업에 영향을 미친다. 주식 시장이라고 안전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 순수하게 데이터로 근거한 해석을 얘기하자면 한 가지 특이점이 눈에 들어온다. 적절한 예수금의 하락과 비트코인의 강세다. 예수금이 낮아졌다는 것은 앞서도 언급한 것처럼 신규 투자자, 그러니까 동학개미들이 똑똑하게 차익매물로 실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식 시장을 (많은 전문가가 우려하는 것처럼) 단타 시장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그들은 공부를 시작했다. 전문가의 말을 예전처럼 맹신하지 않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기 시작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물론 변수는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공매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이다. 공매도 재개는 어쨌든 시장과의 싸움에서 많은 사람들이 질 수 밖에 없는 공통의 요인이 될 것이다.
하지만 또 한 가지 최근의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 바로 빅히트로 촉발된 10대의 주식시장 진입이다. SNS 데이터를 보면 주식시장에 대한 10대들의 열광은 그야말로 2030세대 못지 않다. 그들 스스로 주식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얘기하며 멋있는 활동으로 인식하기까지 한다. 그들이 대학생이 되고 사회에 나오면 어떨까?
주식 시장에 이런 말이 있다. “누구를 만나도 모두 다 주식 얘기를 한다면 버블에 가까워진 것이다”라고. 하지만 이는 주식이 특정 투자자의 소유물일 때 얘기다. 모든 사람들이 주식을 얘기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되면 어떨까? 주식은 예금이 되고 적금이 된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비트코인 가격이 묘하게 주식 시장과 시차를 갖는다는 것이다. 주식 시장이 흔들릴 때 비트코인은 오히려 6천만원, 7천만원을 돌파했다. 돈일 돌고 있는 것이다. 누구에 의해? 개인 투자자에 의해. 동학개미든 서학개미든 멋대로 명명했던 그들은 단순히 거기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그들은 지금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하고, 새로운 금융 시대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코인에 대해서 나는 잘 모르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비트코인이 화폐가 될 수 없다며 하는 얘기들을 보면 꽤 일관된 점이 눈에 띈다. 많은 기관과 기업에서 비트코인을 화폐 중 하나로 책정하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 특히 은행에서 공통의 화폐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다. 그런데 나에게 비트코인은 싸이월드 도토리, 카카오의 초코와 하등의 다를 바 없다. 요즘은 “우리만의 플랫폼에서 거래할 수 있는 디지털 화폐를 발행합니다” 하면서 디지털 화폐 거래소에 상장한다.
그런데 수많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의 미래 가치를 보고, 정말 비트코인이 화폐를 대신할 수 있을 것이며 금과 같은 특수성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투자를 결정할까? 지금의 투자자는 소비자에 가깝다는 생각을 한다. 가치가 아닌 가격, 트렌드를 보고 쫓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그것은 투자가 아닌 투기에 가깝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수많은 경제 위기 속에서 어쨌든 돈이 몰리는 것을 지켜본 경험이 있다. 비트코인이 화폐를 대체하던 아니던 투자자들이, 아니 소비자들이 그렇게 느낀다면 우리는 이미 그렇게 되는 세상을 보고 있는 것이다.
주식과 비트코인이 대세가 될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니다”이다. 왜냐하면 이미 대세가 되었으므로. 코로나 4차 대 유행이 시작되고 한 차례 더 위기를 겪는다고 해도 여전히 금융 시장에서의 주식과 비트코인은 화제가 될 것이다. 목도하고 있는 것을 굳이 피하지는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