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entity는 디자인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5365
굉장히 오래된 책이다.
작가의 이름도 익숙치 않다.
마케팅 이론서로 내가 읽는 책 중에 거의 유일하게 국내 작가의 작품이 아닌가도 싶다.
이 책은 내가 컨설팅 회사에 막 입사했을 무렵에 접했는데,
아마도 서가에 꼽혀 있었던 책이 아니었을까 싶다.
나에게 그 당시 '브랜드 구조'라는 내용은 가히 혁명적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알고있는 브랜드의 모습이 이렇게 다채롭고 구조적일 수 있다니.
예를 들면 이렇다.
'고추장'을 하나 사려고 마트에 갔다.
시중에 나와있는 유사한 디자인 제품 중에서 나는 어떤 제품을 고를 것인가.
그 찰나의 순간에 (나는 자각하지 못하겠지만) 나를 움직이는 요인이 존재하는데
그게 무엇인가?
순창? 태양초? 대상? 청정원? CJ? ...
여러 가지 단어를 예로 들었지만, 사실 이 모두가 브랜드이다.
이 모두가 브랜드이면서도 각각의 브랜드 역할은 다르다.
고추장 하나의 이름, 즉 브랜드를 구성하는 단어는 사실 꽤 길다.
대상 청정원 순창 고추장
대상 - 기업브랜드
청정원 - 패밀리브랜드
순창 - 제품 브랜드
고추장 - 무(無)브랜드 --> Generic Brand
이 네 가지 요소 중에 우리는 어떤 브랜드의 영향을 받았을까?
이러한 연구를 진행하고 전략적인 접근을 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구조에 대해 공부할 필요가 있다.
나는 그래서 아직도 이 책을 곁에 두고 틈나는대로 펼쳐보고는 한다.
잊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영감을 받기 위해서.
Identity 라는 말도 꽤 자주 쓰는 말이지만, 어떤 의미인지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일지 모른다.
마케팅을 단순히 SNS에 홍보글을 올리고, 디자인을 예쁘게 하고
밀레니얼세대만 조사하려는 방식에 머물러 있다면, 꼭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오래도록 간직해도 좋을 책이다.
(지금은 중고로 밖에 구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