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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레카 권 Nov 03. 2021

충분한 Enough

심장을 데워줄 수 있는 누군가 혹은 무언가와 함께라면...

눈물이 쏟아질 만큼 유난히 힘든 하루를 버티고 있을 때 동료가 전해 준 흑당 라테의 맛-짜디짠 눈물을 삼키던 목구멍이 놀랄 만큼 달달한 그 맛은 백 마디 위로의  말 보다 나를 토닥이기에 충분하다.




여름철 내내 북적이던 피서객이 밀물처럼 빠져나간 바다, 무던히 철썩이는 파도와 마주하는 고요는 소란스럽던 마음을 가라앉히기에 충분하다.




까슬까슬한 바람이 머리카락을 기분 좋게 흔드는 초가을 저녁, 나란히 길어지는 두 사람의 그림자는 다정하기에 충분하다.  




무던히 철썩이는 파도와 마주하는 고요는 소란스럽던 마음을 가라앉히기에 충분하다.




낯선 곳, 셀 수 없이 지나가는 낯선 사람들 속에서 찾아낸 너의 두 눈은 이방인이 느끼는 두려움과 걱정을 떨치기에 충분하다.




우리의 심장을 데워줄 단 한 사람, 단 하나가 있다면 견뎌내기 힘든 생의 무게를 버텨낼 수 있다.



'단 하나'로도 '참' 일 수 있고, '수만 개'로도 '거짓'일 수 있는 단어, "충분하다"...



마술 같은 이 단어가 부족한 나를 네 곁으로 이끌어주기를...



너 하나면 충분해.


너에게 듣고 싶은 말, "너 하나면 충분해."

너에게 하고 싶은 말, "너 하나면 충분해."



서로에게 '충분하다'는 이 말...

콩깍지처럼 버리지 말자, 우리.



언제까지나 서로에게 충분한 우리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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