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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목석 Oct 14. 2024

1_ 피가 중요하다

제주의료원 혈액검사&소변검사

아침 일찍 제주의료원에 들렀다. 병가 첫날이라 무엇을 할까 고민했다. 5년 차 진단을 받은 이후로 건강검진 이외 검사를 받은 적이 없다.

주변에 자연치유를 하는 사람들에게 말하면 놀란다.

궁금하지 않으세요?

걱정되지 않으세요?

대단하세요. 사실 대단할 건 없다.

궁금하냐고. 별로.

걱정되냐고. 쪼끔.

옛날부터 죽음과 질병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결론은 그건 나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운명이라고도 할 수 있고 또는 팔자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원하는 선택을 했을 뿐이다.

아무튼 그래놓고 왜 갑자기 혈액 검사를 하러 갔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병가 동안 나의 상태를 체크하고 싶었던 거 같다. 결과가 어떻든 말이다.


검사 전 의사 선생님에게 검진을 받았다.

혈압은 정상이었고 체온도 36.9도였다.

어디가 아파서 왔냐는 말에 딱히 아픈 데는 없고,라고 말했더니 머리를 갸우뚱하셨다.

병원에 아파서 와야지 아픈 데가 없는데 왜 와서 혈액 검사를 하냐는 말이다.

아픈 데를 꾸미기로 했다.

요즘 좀 피곤한 거 같고요.

잠도  안 들고요.

소화도 좀 안 되는 것 같아요.

겨우 짜낸 증상들. 은근 건강한 편이구나.
그런데 5년 전에 암진단을 받으셨네요. 수술하셨나요?

아니요.

그럼 다른 치료는 안 하셨나요?

네...

뻘쭘했다. 혼날 거 같았다. 그래도 더 이상 묻지 않으셔서 감사했다.

그래도 검사를 받으려면 어디 아픈 증상이 있으셔야 돼요.

그래야 검사에 대한 설명이나 증거가 되거든요.

의미 없는 혈액 검사는 불가하다는 말 같았다.

아 다음번에는 못 오겠구나 아니면 다른 데를 가야지 혼자 생각했다.

그래도 다행히 혈액 검사와 소변 검사를 완료했다. 뿌듯했다.

검사 비용도 2만 원대였다. 우리나라 좋은 나라.

내일 오전 검사 결과를 들으러 오라고 했다.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앞으로의 과정을 더 중요시해야겠다


나는 누구?여긴 어디?그냥 사는거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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