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동삼 Nov 28. 2020

코로나 격리 일지

코로나 격리 일지 20201126 – 음성 판정 소식

어제부터 아내와 각방을 쓰고 화장실도 따로 쓰고, 식탁에는 가지 않고 아내가 내 방문 앞에 둔 식사를 가져와 내 방에서 식사를 한다.

마치 감방의 식사가 이렇게 하나 싶다


밤새 잠을 설쳤다.

어젯밤 12시면 검사 결과가 나온다더니 아무런 연락이 없어 혹시나 하고 누웠다. 

휴대폰을 열어보았다. 내가 부스럭하면 아내는 저쪽 안방에서 “연락 왔어요?”하고 소리를 친다. 그렇게 밤을 새웠다.


아홉 시가 되어 병원으로 전화를 했다. 

검사한 인원이 많아 지금 연락 중이란다. 다행히 음성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안방에 있던 아내는 울먹이기까지 한다.

밤새 감염이 되었으면 어쩌나 걱정에 잠을 설쳤는데 걸리지 않았으니 2주간 격리면 어떠랴. 안 걸렸으면 감지덕지지. 

더구나 옆 병상의 사람이 확진자이었는데. 어제까지의 억울하다는 생각은 어디로 가고 다행이라 생각된다. 감사한 일이다. 


오늘 코로나 발생은 583명이란다. 며칠 3백 명 대를 유지하더니 연천 부대에서 70여 명의 훈련생들이 집단 확진 판정을 받기도 하고, 지방도시까지 전면전을 펼치고 있다

청정지역을 자랑하던 제천에 벌써 아홉 명이나 발생했다고 한다.

이 난리의 끝은 어딜까?

창밖으로 보이는 도로가 썰렁하다


아내가 차려준 밥을 먹고 아령과 간단한 운동기구들을 이용하여 한 시간여 땀을 뺐다. 매일 오전에 헬스장을 가는데 이제는 헬스장도 도서관도 모두 문을 닫았다.

얼마 전부터 관광활성화를 한다며 숙박지원이니 뭐니 하는 정책들을 쏟아내더니 한 달도 안 돼 이런 사달이 나고 말았다.

도대체 정치인들은 중앙정부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국민의 건강은 안중에도 없고 매일 정쟁만 일삼고 있다.

한심한 나라의 백성들만 불쌍하지. 하는 생각에 부아가 치민다.


아내가 외출하여 남편 힘내라고 고기를 사 가지고 왔다.

점심은 조기구이를 해주고 저녁을 보쌈을 해 준단다.

억지로 호강하는가 싶다


행정사 준비를 한다고 교육을 받으러 다니고 있는데 이번 주 토요일 교육은 못 가게 되어버렸다. 마지막 수업인데.

인터넷을 뒤지며 그간의 교육내용을 정리를 하고 있다. 어차피 밖에도 못 가는데 이거라도 해야지 하며 덤볐는데 벌건 대낮에 컴퓨터 앞에 있으니 집중도 안 된다. 


한참 인기 있는 트롯 노래도 틀었지만 종전처럼 와 닿지도 않고, 중국어 회화 공부 좀 할까 하고 유튜브 열었는데 귀에 와 닿지도 않는다. 집중되는 것도 없고 참 따분한 하루가 저문다.


한 시간이 멀다 하고 코로나 소식 메시지가 온다. 책상 위에 둔 핸드폰이 “‘드르륵! “ 소리를 낼 때마다 또 확진자 소식 인가 하고 째려보게 된다.


아이들한테 전화가 왔단다. 제천에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뉴스를 보았단다. 집에 꼼짝 말고 있으라는 신신당부란다.. 내가 격리 중이라는 것은 말도 안 했단다. 걱정할까 봐...

다 지나고 나면 웃으며 말한다고.


오늘 거금을 들여 사온 체온계로 체온을 체크하니 36.7도이다.

큰 문제없이 잘 지나가리라 믿는다

작가의 이전글 코로나 격리 일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