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일상 3
내가 사는 도시는 뷔어츠부엌이라고 발음하는 것이 더 낫지만 독일여행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뷔르츠부르크, 뷔르츠부엌이라 알고있는 바이에른 주의 Würzburg이다. 인구 12만명 중에 학생의 비중이 2만명인 대학의 도시이며, 노인인구의 비중이 크기도 하다. 그래서 코로나가 번지기 시작했을 때 바이에른 주에서 사망자의 수가 제일 많기도했다. 한 노인 요양병원에서 숨지는 노인의 수로 연일 지역뉴스에 나왔고, 한국 포탈뉴스의 사진으로도 이곳의 사진이 비춰질 정도였으니 인구대비 확진자와 사망자의 수가 많았기에 두려움이 생기긴 했었다. 코로나로 인해 대학들이 문을 닫으면서 2만명 가량 되는 학생들도 거의 자취를 감추었고, 그 중에 일부를 차지했던 아시아 지역에서 온 유학생들도 거의 안보였다.
베를린에서 들려오는 동양인 폭행사건을 접할 때면 밖에 나가는 것이 조금은 두려울 때도 있지만 오히려 이곳에서는 잠깐의 외출 후에 오히려 마음은 가벼워진다.
아시아 인이 적어져서일까 아니면 이 도시 자체가 친절한 도시인 걸까.. 아기와 함께 산책을 갈 때면 거리에선 사람들이 먼저 반갑게 "할로" 하며 인사를 건넨다. 노인분들은 아기가 귀엽게 느껴지는지 가까이오셔서 힐끗 보기도 하신다. 물론 시기가 시기인 만큼 거리유지는 해 주시는 센스는 있으시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오히려 전보다 더 외국인, 그래 나 아시아 인에게 더 친절한 것 같다. 2월 초부터 독일에서도 퍼지는 상황에 내 나라로 돌아가지 않고 독일을 믿고 있어준 것에대한 고마움인지 너네 나라도 못가고 여기있는게 안타까워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모두들 친절하다.
일주일에 한번 씩 꼭 만나는 사람도 한국인이 아닌 이웃에 사는 독일인이다. 같이 임산부 요가코스를 받으며 친해진 친구인데 지금은 육아친구가 되었다.(그녀의 집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찍은 사진이다.) 알고지내는 한국사람들은 오히려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4월 이후 아예 만나질 못했지만 이 친구와는 아이들의 성장발달을 돕기위한 목적을 가지고 코로나의 위험을 감수하고 만나고 있는 중이다.
매주 목요일 오후 누군가와 정기적으로 만난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매우 큰 위로가 된다. 더군다나 돌도 안된 아기를 키우는 엄마로서 방문 할 수있는 곳도 제한되어있는 상태이며, 마음 편하게 누군가와 만나서 차를 마시기는 것도 할 수없는 이 시기에 엄마들이 마음을 편하게 가질 수 있고, 아이들도 친구가 있게된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더군다나 독일 국적을 가지고 태어난 내 아이가 올바른 정체성을 성립하고 적응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을 어릴 때부터 만들어 줄 수 있는 계기가 되니 말이다.
동양인 엄마 아빠 만 보다가 이웃집 아기와 엄마를 보더니 낯가림을 시작하는 8개월에는 심히 울기도 했지만 상황이 좋아지고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이번 주 화요일 오후에는 임산부 요가모임에서 만난 엄마들과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만나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함께 나누기도했다. 그리고 금요일에는 출산준비모임에서 만난 엄마들과 만나기로했고..
나를 제외한 7명, 그리고 9명은 모두 독일인이지만 어느누구하나 나를 다르게 대하지않고 육아하는 엄마로 봐주는 그런 모습이 너무 인상적었다.
그룹채팅창에서 나누는 이야기들도 너무나 일상적인 육아하는 엄마들의 이야기들이고.. 이들과의 만남이 있기에 내가 이곳 독일에서 육아를 하며 우울증에 걸리지않고 이 시기를 이겨나가는 것 같다.
외국에 거주하면서 육아를 하는 분들에겐 꼭 권해주고 싶은 말.. 이웃과 친해지기 특히 육아 중인 이웃과 친해지는 것은 너무 중요한 일인 것 같다. 억지로 할 수 없지만 다양한 모임....코로나라 모임이 이제 어렵구나... 아.. .코로나.. . 힘내세요... 세상의 모든 육아를 하고있는 부모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