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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O님, 면접 결과 안내

과연?

어제는 회사를 이전하는 날이었다.


이삿날은 정해진 상태로 이사 갈 주소는 하루 전까지 알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놀라며 이사 준비를 했다. 최종 후보지 2곳 중 갈팡질팡. 이마저도 약 두 달간의 임시거처라고 알고 있다.


정말 신세계야, 대단해


미리 짐을 잘 포장해둔 덕인지 생각보다 이삿짐들이 후루룩 빠져나가 새로운 사무실을 채우기 시작했다.

그런데 모든 짐을 다 채워도 실평수 100평이란 공간은 우리 회사를 모두 담고도 거의 절반 정도 공기로만 채우더라. 탁구대와 미니 당구장이라도 설치를 해야 허전하지 않을 듯한 느낌.


햇빛이 잘 들어오는 큼직한 창문을 등지고 사무실 책상과 가구 등을 재배치하였다.

사업이 잘 되어 확장 이전했더라면 아쉬움이...

이삿짐을 정리하며 창문 밖을 둘러보니 양재천 근린공원이 보인다.  근처다 보니 잠시 산책을 하며 머리도 식힐 수 있는 공간은 아주 장점으로 보인다. (두 달 뿐이라는 것은 함정)


모두들 가장 최적화된 출퇴근길을 찾느라 지도 앱을 켜기도 하고, 점심을 해결할 주변 탐색도 시작했다.

개인적으로는 출근길이 2-30분가량 더 늘어났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니 금방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지니 이런 변화가 거북스럽지는 않다.


오프라인 유목민 (Offline Nomad)


언젠가 다른 글에서도 다루겠지만 디지털 노마드 (Digital Nomad)를 조금은 먼 미래의 내 모습으로 그려나가고 있다. 디지털 노마드, 즉 원격통신기술을 이용하여 삶의 먹거리를 창조하며 원격통신기술은 이들로 하여금 어디에서나 돈을 벌 수 있게 해주는 방식의 현대사회의 유목민.

지금은  오프라인으로 노마드를 경험하는 중인 것 같다.


진정한 디지털 유목민

낙타대신 구르마로 실어 나른 짐들을 어느 정도 정리를 하니 저녁 8시가 넘어갔다. 저녁을 먹고 싶은 생각보다는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퇴근 루트를 개척하고 싶었다.


바로 그때, '드드득' 울리는 메일 알림.

일주일 전 면접을 보았단 곳에서의 메일이다.


선물포장과 이런 메일은 바로 열어보는 게 정신건강에 좋은 거니까 즉석에서 바로 확인하였다.


결과는...


(지)원하고 (원)망하죠~


불합격이다

그렇구나.

아쉬움도 들었지만 상대방을 배려하는 메일을 받으니 정말 고마움을 느낀다.


이 곳을 지원하며 짧지만 매우 집중했고 즐겁고 신나는 기분을 유지하면서 면접까지 마쳤던 하나의 기억은 오래도록 잔상에 남을 것 같다. 원했던 곳이고 채용여부과 상관없이 소통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지라 문자도 보내고,  며칠간은 퇴근길에 면접 장소를 지나가며 '아련한 눈빛 발사' 도 했었다.


'아련함'이 문제였을까, '눈빛'이 문제였을까





인터뷰 후, 솔직한 마음을 담아 질척거렸다


이제 나에겐 더 좋은 길이 예비되었을 것이란 믿음으로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한다.


세상은 넓고 할 일도 회사도 많다.

굴럭 굴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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