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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lluda Sep 28. 2020

다른 단톡 방을 만드는 사람

정말 이 사람이 너였던 거니?


알다가도 모르는 게 사람이라고 하셨다

우리 할머니께서.

그렇기 때문에 아무에게나 마음 주지 말라고ᆢ

할머니 말씀은 옳았다

할머니 말씀처럼

알다가도 모를

그 사람은ᆢ


이해받고 싶어 말을 꺼내지만 오해하게 만드는 사람


난 너와 다르다고 말하면서도 그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


앞에서는 친구 뒤에서는 그 선생이라고 말하는 사람


간 주고 간. 쓸개 다 빼먹는 사람


간 보는 것 싫다고 말하면서 숟가락 제일 많이 왔다 갔다 하는 사람


타인을 위해 흘리는 눈물을 자신의 정서함양으로 삼는 사람


본인은 자랑이 아닌 척 자랑하지만 티 엄청 나는 사람


남의 말을 늘 흘리고 다니면서 다른 사람이 줍게 만드는 사람


괜히 말 끝을 흐려서 남의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 안주거리 제공하는 사람


남의 말하면서도 항상 자기 빠져나갈 구멍은 만들어 두는 사람


하나를 주면 알아서 혼자 몰래 두 개 빼가는 사람

혼자가 편하다고 말하면서 절대 혼자 못 있는 사람

자신의 삶인데도 남 탓이라 돌리는 사람

자신이 가해자이면서도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사람

자식 잘 키우는 부모라 생각하지만 자식 망치는 부모인 사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면서 아무 말이나 하고 다니는 사람


자식 단점은 신이 말해도 못 듣는 사람


자신이 여우면서 여우인 걸 모르는 사람


백조 무리에서 미운 오리라 생각하는 사람


백조와 놀면 백조가 된다고 믿다가

자신이 백조가 못되면 백조는 별로라고 발로 차 버리는 사람


욕하면서 착해지려고도 애쓰는 사람.

그래서 더욱 악해지는 사람


자신에 대해 바른말하는 사람을 버리고,

자신에 대해 거짓말하는 사람을 찾는 사람


관계가 안 좋아질 것 같으면

갑자기 옛 사진을 보여주며 이때 참 좋았지ᆢ 하는 사람


함께했던 시간을 추억으로 간직한 사람에게
추억을 무기로 접근하는 사람


자신을 이해시키기 위해 가짜 눈물을 흘리고 그 눈물을 진짜로 착각하는 사람


친구 소개하면, 소개한 친구 빼고

소개받은 친구 따로 만나는 사람


싸우고 돌아서서도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내 접시에 음식 나눠주는 사람


뭔가 진심을 다해 말해주면

앞에서는 고맙다고 말하면서 뒤에서 욕하는 사람

내 앞에서는 나를 지켜줄 것처럼 말하면서
내 뒤에서는 자신을 지키기에 여념이 없는 사람

나 없는 곳에서 절대 내 이야기하지 않을 것처럼 굴면서  
내가 없으면 습관처럼 내 이야기 흘리고 다니는 사람

앞에선 기분 나쁜 거 없다고 하면서
뒤에선 기분 나쁜 거 만들어 내는 사람

다 풀었다고 하면서 하나도 안 풀고 끝까지 쌓아두었다가 남에게 내 보따리 슬쩍슬쩍 푸는 사람

전체 톡방 만들고도
따로 톡방 또 만드는 사람

누군가를 톡방에서 칭찬하면, 칭찬 이모티콘 줄줄이 쓰며 맞장구치다가 따로 전화해서 기분 나쁘다고 뒷말하는 사람

자신은 리더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서
리더 할 만한 사람 따돌리는 사람

자신보다 나은 사람은 칭찬하지 않지만
자신보다 못한 사람은 칭찬하는 사람


나와 웃으며 이야기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그때부터 수화기 들고 다른 사람과 내 얘기하는 사람


자신과 꼭 닮은 사람과 싸우고도
자신은 안 닮았다고 믿는 사람

생색내려고 한 일인데 칭찬 못 받으면
자신의 입으로라도 생색 꼭 내는 사람
그러면서 입으로는 생색내려 한 일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


그래서 그 사람은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었는데...

그런 사람과 이별을 하기 위해 그 이별을 가슴에 품고
생명을 품는 것처럼 시간을 들였다
그 시간 동안 입술이 부르텄다


할머니의  말씀이  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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