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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의 슬기로운 집콕생활"

AT YOUR HOME!  HOST 2: 홍민정

뉴 노멀 시대. 여러분의 슬기로운 집콕생활을 탐구하는 “AT YOUR HOME”, 두 번째 인터뷰이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코리안 엔터테이너, 홍민정님입니다.








Q. 간단히 자기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4년째 뉴욕에서 살고 있는 홍민정입니다. 현재는 한인 라디오 방송 진행자로 일하고 있어요. 한국에선 SBS Golf 채널 아나운서로 활동했습니다. 코로나가 극성을 부리기 전까지만 해도 뉴욕에서의 생활을 소개하는 개인 유튜브 채널도 활발히 운영했어요. 





Q. 어떻게 뉴욕에 살게 됐나요?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남편이 뉴욕대에 석사를 하게 돼서 저도 함께 오게 됐어요. 한국에서 열심히 하던 일을 그만두고 와서 걱정도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오자마자 기회가 닿아 뉴욕 라디오코리아에서 일하게 됐고요. 저녁 6시 ‘뉴스 fm’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작년과는 뉴욕의 일상이 많이 다를 것 같아요. 


코로나가 뉴욕의 모든 것들을 바꿨다고 해도 정말 과언이 아닐 것 같아요. 3월 중순부터 병원, 슈퍼마켓 등 필수적인 업종을 제외하고는 셧다운을 했는데요. 그러다 보니 영사관이 문을 닫아 필요한 업무도 볼 수 없고, 미용실을 가지 못하니 성인 남성들이 집에서 바리캉으로 머리를 깎는 상황도 두 달 넘게 이어졌고요. 현재는 셧다운이 해제된 상태지만, 한동안 사람들이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면서 베이킹을 너무 많이 해 밀가루 사기가 어려웠었던 적도 있었어요. ^^;


(위) 코로나 이전 / (아래) 코로나 이후 뉴욕 거리





Q. 뉴요커로 직접 느끼는 변화들은 어떤 건지,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궁금해요.


대부분 재택근무를 하고 있지만, 방송국은 필수 업종으로 분류가 되나 보니 저는 계속 출근을 하고 있는데요. 지난 두세 달간 제가 보고 느낀 뉴욕은 재난 영화에서나 나올 만큼 정말 비현실적이었어요. 모든 상점이 문을 닫고 길에는 사람 한 명 찾아보기 어렵고요. 출퇴근 때는 앰뷸런스에 실려가는 환자들, 심지어 약탈 당한 상점들을 목격할 때도 많았어요. 전에는 거리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늘 반갑게 인사하곤 했는데 코로나 사태 이후부터는 마스크 낀 사람들의 무표정을 보면서 마음이 안 좋아요. 






Q. 평소 어떤 취미를 갖고 있나요? 최근 새롭게 갖게 된 관심사나 취미가 있다면요.


제 취미는 사실 핫플레이스, 맛집 탐방이었어요. 뉴욕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레스토랑들이 많잖아요. 미슐랭 레스토랑부터 오래된 로컬 식당까지 다니면서 유튜브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 소개하곤 했거든요. 코로나 이후 식당들이 문을 닫아서 최근에는 거의 못 가고 있죠. 그래서 집 밖에서 할 수 있는 걸 찾다가 얼마 전부터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어요. 초등학교 이후 처음으로요. (웃음) 그런데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로 달리는 게 생각보다 훨씬 재밌더라고요. 운동도 되고요. 뉴욕은 시티바이크라고 시에서 운영하는 자전거 대여 인프라가 정말 잘 돼있어요. 활동 반경 자체가 좁아져 답답했는데, 주말마다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한 바퀴 둘러보면 답답한 마음도 사라지고 활력이 돌아요.






Q. 개인 SNS나 유튜브 등을 통해 뉴욕의 다양한 장소나 행사를 소개하기도 하더라고요. 어떤 의미로 채널을 운영하고 있나요? 


뉴욕의 삶은 누구나 궁금하잖아요. 그래서 유튜브를 통해 정보성 콘텐츠로 현지인들이 즐기는 맛집이나 동네 정보, 다양한 행사를 공유하기 시작했죠. 저도 이곳으로 완전히 이주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록으로 남겨두면 나중에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았고요. 무엇보다 뉴욕에 와서 제가 새삼 느낀 점이 “이 세계적인 도시에서 자신의 분야에서 인정받고 열심히 살아가는 한국인이 정말 많구나”였어요. 그래서 기회가 되면 그런 분들을 취재해 유튜브로 전달하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콘텐츠는 뉴욕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 모델을 소개했던 영상이에요. 뉴욕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패션이잖아요. 전세계 패션의 중심 뉴욕에서 일하는 한국인 모델의 삶은 어떨까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지난해 2월 뉴욕에서 패션위크가 열릴 때 뉴욕 모델 7년차 ‘장지영’이라는 모델과 딸 ‘하영’의 데뷔 무대를 담았었는데요. 정신없이 돌아가는 백스테이지, 화려한 무대, 그 안 에서 치열하게 일하는 지영씨와 하영이의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같은 한국인으로서 뿌듯하기도 하고요. 이 에피소드는 제가 협업했던 ‘치비티비’라는 채널을 통해 소개됐어요.






Q. 현재 머물고 있는 뉴욕 집에 대해서도 알려주세요. 뉴욕에서 집 구하기 참 어려운 일이라고 들었는데요.


뉴욕으로 온 뒤 쭉 맨해튼에 살다가 아주 최근 강 건너 뉴포트라는 지역으로 이사를 왔어요. 맨해튼 다운타운에서 바로 허드슨 강 건너편인데, 복잡한 맨해튼에 비해 무척 평화롭고 깨끗해요. 덕분에 코로나로 인해 집에 많이 머물게 된 요즘, 지친 심신을 잘 달래고 있어요. 뉴욕, 특히 맨해튼은 보통 사람들이 월세를 내고 사는데요. 월세 자체가 비싸다 보니 작은 집에 콤팩트하게 사는 주거 문화가 자리 잡혀 있어요. 보통 아파트는 방이 없는 스튜디오, 원베드룸, 투베드룸 정도까지 나오는데요. 집이 작은 대신 바비큐장이라든지 도서관, 수영장, 헬스장, 루프탑까지 아파트 내 공용 공간들이 잘 되어 있는 편이에요. 처음 뉴욕에서 아파트를 구할 땐 아무것도 몰라서 애를 먹었는데요. 알고 보니 미국은 부동산 온라인 정보 서비스가 아주 잘 돼있더라고요. ‘Street Easy’라는 부동산 앱에 들어가면 원하는 지역의 매물, 금액, 주변 교통편까지 전부 확인해 볼 수 있어요. 





Q. 
집 안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나 특별히 아끼는 물건이 있나요?


뉴욕에 처음 왔을 때부터 고무나무를 키우기 시작했어요. 원대한 아메리칸 드림까지는 아니지만 저희 부부도 꿈을 품고 왔기때문에 '드림'이라는 이름을 지어줬거든요. 이름을 지어주니 더 애착이 가고 아끼게 되더라구요. 식물이 있으니 집 안도 더 화사해지고요. 드림이를 키우면서 식물도 말을 걸고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면 더 잘 자란다는 것을 알게됐어요. 틈틈이 이파리도 닦아주고 컨디션은 괜찮은지 물어가며 잘 키우고 있습니다. (웃음)






Q. 슬기로운 집콕생활을 위해 최근 구매한 물건 중 가장 만족하는 물건이 있다면?


에어프라이어요! 집이 작다보니 보통 물건을 살 때 많이 고민해요. 이게 정말 필요 있는 것일까, 자리만 차지하는 건 아닐까 등등. 에어프라이어를 살 때도 고민을 많이 하고 샀는데 정말 만족해요. 특히 최근에는 외식을 못하니 집에서 계속 음식을 해먹는데요.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하면 냄새도 덜하고 정말 손쉽게 해먹을 수 있더라구요. 냉동 튀김은 정말 말할 것도 없고, 기름기가 쫙 빠진 통삼겹살, 군고구마, 치킨까지 정말 다양하게 '많이' 먹어요. (웃음)





Q. 지금은 가기 어렵지만, 뉴욕에 가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 있다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 ‘노이에 갤러리’를 꼭 추천하고 싶어요. 글로벌 화장품 회사 에스티로더의 회장이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 ‘Woman in gold’를 보관하기 위해 만든 갤러리인데요. 구스타프 클림트부터 에곤 쉴레, 그리고 오스트리아, 독일 작가들의 작품을 주로 만나볼 수 있어요. ‘Woman in Gold’ 작품이 경매 당시 금액이 1500억이었다고 하는데,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품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이 그림을 푹 빠져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시간이 될 거예요. 이 작품이 어떻게 이 갤러리로 오게 됐는지에 관한 동명의 영화가 있는데 미리 보고 오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작품 감상 후엔 갤러리 1층에 ‘café sabarsky’ 라는 오스트리아 카페를 꼭 들러야 해요. 여기서 커피 한 잔에 케이크 한 조각까지 다 먹고 나면 완벽한 투어가 될 거예요!






Q. 앞으로 뉴욕에 사는 한국인 크리에이터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매번 그 질문을 들을 때마다 답을 찾기 어려워요. 살면서 점점 더 느끼는 게 계획대로 되는 것이 하나같이 없다는 점이거든요. (웃음) 제가 뉴욕에 오게 된 것도 사실 그렇고요. 오히려 뉴욕에 오기전까지는 늘 계획하고, 정해진 계획에 맞춰 살아가려고 부단히 노력했었는데, 요즘은 안 그래요. 큰 계획 없이 그냥 하루하루 충실하게 살아가고 있는데 행복해요. 앞으로도 주어진 삶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감사하게 살아가는게 저의 계획 아닌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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