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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족 자긍심 프로젝트: 함께 쓰는 역사

IAM교육연구소 보고서 25-02

by coffeetrip

*본 [IAM교육연구소 보고서 25-02]는 브런치북으로 진행한 "다문화 가족 자긍심 프로젝트"중에서 2화부터 8화까지의 내용으로, 프로그램의 개발과 학문적 뒷받침을 위해 IAM교육연구소에서 진행한 연구조사 보고서입니다.



『다문화가족 자긍심 프로젝트: 함께 쓰는 역사』 프로그램의 학문적 뒷받침을 위한 연구조사 보고서



I. 서론


A. 연구 목적


본 연구는 『다문화가족 자긍심 프로젝트: 함께 쓰는 역사』 프로그램의 학문적 필요성과 중요성을 제시하고, 효과적인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을 위한 학문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 프로젝트는 다문화가족, 특히 다문화청소년이 한국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서 자아존중감과 긍정적인 정체성을 형성하고, 소속감을 강화하며, 미래 사회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둔다.


B. 연구의 필요성 및 배경


한국 사회는 역사적으로 단일민족이라는 강한 정체성을 유지해왔다는 인식이 강했으나[1], 현재는 체류 외국인 100만 명 시대를 넘어 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이행하고 있다[3]. 2021년 기준 다문화가구는 총 34만 6,017가구에 달하며, 이 중 결혼이민자 가구가 82.4%를 차지한다[4]. 특히, 만 9세부터 24세 다문화가족 자녀의 비중이 전체 다문화가족 자녀의 44.9%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 중 90.9%가 국내에서 성장했다는 점[4]은 다문화청소년이 한국 사회의 중요한 미래 세대로 부상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러한 인구학적 변화는 한국 사회가 양적으로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그러나 단순히 인구 증가를 넘어, 이들이 한국 사회의 미래 주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양적 성장을 넘어선 질적 통합이 필수적이다. 현재 다문화청소년이 겪는 낮은 자아존중감, 정체성 혼란, 학업 및 사회 적응의 어려움은 이러한 질적 통합을 저해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4]. 따라서 『함께 쓰는 역사』 프로젝트는 단순한 사회 복지 차원을 넘어, 다문화청소년이 한국 사회의 주체적인 구성원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국가적 인재 양성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는 다문화청소년을 단순히 도움을 받아야 하는 취약한 존재가 아닌 국가 미래를 선도할 발전 가능성이 높은 존재로 인식 전환해야 한다는 선행연구 결과의 시사점과도 일치한다[7].


청소년기는 전 생애 발달 단계에서 가장 급격한 신체적, 심리적 변화를 겪으며 자아정체성을 형성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의미하는 자아존중감은 건강한 발달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7]. 그러나 다문화청소년은 이중문화적 배경으로 인해 정체성 혼란과 함께 편견 및 차별로 인한 심리적 고통을 경험하며, 일반청소년보다 낮은 자아존중감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5]. 낮은 자아존중감은 성취동기 저하 및 학업성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5], 학교생활 부적응의 원인이 되기도 하여[10] 다문화청소년의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성장을 저해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II. 다문화 가족 및 청소년의 현황과 당면 과제


A. 다문화 가족의 사회경제적 실태


2021년 전국 다문화 가족 실태조사 결과, 다문화 가구의 월 소득 300만원 이상 비중이 50.8%로 2018년 대비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51.5%가 소득 감소를 경험했다고 응답하는 등 경제적 취약성이 여전히 존재한다[4]. 결혼이민자와 기타귀화자의 고용률은 2018년 대비 5.6%p 감소한 60.8%로 나타났으며, 특히 단순노무 종사자 비율이 32.4%로 4.5%p 증가했다[4]. 이는 결혼이민자들이 여전히 불안정하고 저숙련 직업군에 종사하는 경향이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결혼이민자의 법적 지위 취약성, 한국인 배우자와의 큰 연령 차이, 결혼이민자의 낮은 학력 및 직업력, 다문화가족의 낮은 소득수준으로 인한 빈곤층 형성 등 구조적인 문제점들도 지적되고 있다[11]. 다문화 가족들은 지원 서비스 중 초기 적응 지원보다 '일자리 소개'에 대한 요구가 더 높게 나타났다[4].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은 다문화 가족의 주요 문제로 인식된다.

부모의 경제적 안정은 자녀의 교육 환경 및 심리적 안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문화 청소년 지원 정책 참여에 가구 소득이 영향을 미치며, 진로 결정성 측면에서 소득 수준 집단에 따른 차별적 효과가 존재한다는 선행 연구 결과[12]는 이러한 연관성을 뒷받침한다. 즉, 부모의 경제적 불안정은 자녀의 학업 성취 동기 저하[5] 및 자아존중감, 정체성 형성에도 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함께 쓰는 역사』 프로젝트가 자녀의 자긍심 함양에 초점을 맞추더라도, 부모의 경제적 자립 지원과 연계된 접근이 필요하다. 이는 프로젝트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경제적 지원 프로그램과의 연계 또는 부모 대상의 직업 교육 및 상담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제안하는 근거가 된다.


B. 다문화 청소년의 심리·사회적 발달 특성 및 문제점


다문화 청소년은 이중문화로 인한 정체성 혼란과 편견 및 차별로 인한 심리적 고통을 경험하며 낮은 자아존중감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된다[5]. 특히, 여성가족부(2021)의 '다문화 가족 실태 조사' 결과에서는 다문화 가족 자녀의 자긍심과 자아존중감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4]. 로젠버그의 자아존중감 이론에 따르면, 주류 사회에서의 차별 경험이나 문화적 배제는 자아존중감을 낮추고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릴 수 있으며, 이는 학업 성취 동기 저하 및 청소년 문제의 원인이 된다[5].


다문화 가족 자녀의 취학률은 모든 학교급별에서 전체 국민 대비 낮게 나타났으며, 특히 고등교육기관의 진학률 격차는 31%p로 크게 차이가 난다[4]. 학습 지도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고[4], 수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과제 수행을 어렵게 생각하며, 공부할 내용이 어려울 때 도움받을 사람이 없다는 반응이 증가했다[6]. 낮은 자아존중감은 학교생활 부적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10].


다문화 청소년은 우울감이나 사회적 위축이 증가하는 부정적인 변화를 보였으며[6], 청소년기의 자아정체감 형성과 문화적응 스트레스가 맞물리면서 복합적인 어려움을 경험할 수 있다[7]. 문화적응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자아정체성 혼란을 더 많이 경험하여 자아존중감을 감소시킨다[5]. 가족의 지지, 자아존중감, 자아탄력성 등 긍정적 심리적 요인이 감소했으며[6], 특히 아버지와의 대화 부족 및 어머니의 언어적 한계로 가정 내 심리정서 발달 및 학습 지지 기반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4]. 외국 출신 부모의 모국어를 한국어만큼 잘하고 싶다는 비율도 5.1%p 크게 감소하여 이중언어 사용 의지가 약화되었다[4].


다문화 청소년이 겪는 낮은 자아존중감, 정체성 혼란, 문화적응 스트레스, 학습 어려움, 사회적 위축 등 다양한 문제들은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악순환을 형성할 수 있다. 자아존중감과 문화적응 스트레스, 학교 적응 간에 양방향적 상호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7]는 이러한 상호연결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즉, 낮은 자아존중감은 학교 부적응과 문화적응 스트레스를 심화시키고, 역으로 학교 부적응과 스트레스는 자아존중감을 더욱 낮추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청소년기는 자아정체성 형성의 결정적인 시기이므로, 이 시기의 복합적인 어려움은 장기적인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함께 쓰는 역사』 프로젝트는 단순한 역사 교육을 넘어, 다문화 청소년의 심리적 안정, 사회성 발달, 학업 지원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다면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프로젝트 설계 시 심리 상담, 학습 멘토링, 사회성 증진 프로그램 등을 역사 교육과 연계하여 제공하는 통합적 모델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또한, 다문화 청소년의 외국 부모 언어 사용 의지 감소[4]와 생활 한국어는 능숙하나 이중언어 구사 능력 부족 [6]은 중요한 사회적 함의를 가진다. 이중언어 능력은 단순히 의사소통 수단을 넘어, 이중문화 정체성 형성의 핵심 요소이자 미래 사회의 중요한 역량이다[10]. 이중언어 사용 의지 감소는 부모 문화와의 단절을 의미하며, 이는 다문화 청소년이 가질 수 있는 이중문화 배경이라는 강점을 약화시키고, 나아가 정체성 혼란을 심화시킬 수 있다. 이중언어 요인이 차별 경험에 노출될 가능성을 높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선택적 문화적응 경험을 취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10]. 따라서 이중언어 능력의 상실은 개인의 잠재력 손실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가 미래에 얻을 수 있는 문화적 다양성과 국제적 역량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함께 쓰는 역사』 프로젝트에서 이중언어·이중문화 교육을 역사 교육과 연계하여, 부모의 문화와 역사를 함께 탐색하고 그 가치를 재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이중언어 학습 동기를 부여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다음 [표 II-1]은 다문화 청소년의 자아존중감 및 정체성 관련 주요 지표의 변화를 보여준다.


B4G8kM-CdMCjGv4FOmm0l_VgLh4.PNG [표 II-1] 다문화 청소년 자아존중감 및 정체성 관련 주요 지표 변화 (2018년 대비 2021년)


이 [표 II-1]은 2018년과 2021년의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및 다문화청소년 종단연구 데이터를 활용하여, 다문화 청소년의 자아존중감, 정체성, 삶의 만족도 등 핵심 심리사회적 지표들이 실제로 하락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는 문제의 시급성과 심각성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며, 『함께 쓰는 역사』 프로젝트와 같은 개입 프로그램이 왜 지금 필요한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또한, 구체적인 지표 변화는 프로젝트의 목표 설정 및 향후 효과 측정의 기준점을 제공할 수 있다.


C. 기존 다문화 교육 및 지원 프로그램의 한계 분석


현재 학교에서의 다문화 교육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며, 주로 사회 과목의 특정 단원을 중심으로 다루어져 전반적인 사회 변화를 이해하고 교육과정에 반영하는 데 부족함이 있다[15]. 기존 다문화 교육 프로그램은 내용에 대한 치밀한 사전 작업과 검증이 부족하여 강의 내용이 중복되거나 필요한 내용으로 강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16]. 특히, 청소년들의 역사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부족한 문제가 심각하며, 이는 대학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인해 한국사 교육이 소홀해진 결과로 지적된다[17]. 다문화 청소년의 자아정체성 혼란기에는 문화 간 감수성 발달 과정에서 정체성 혼란, 심리적 불안정, 자존감 결여 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으므로[14], 이 시기에 역사 교육을 통한 정체성 확립이 더욱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한국 사회는 오랫동안 유지해 온 단일민족 정체성으로 인해 다문화주의적 가치에 아직 완전히 익숙하지 않으며, 이는 인종적·문화적 소수자에 대한 배려와 보호 부족, 그리고 다름을 틀림으로 간주하는 배타성과 비관용성을 초래했다[2]. 유엔 인종차별 철폐위원회조차 2007년 한국의 단일민족 강조를 비판한 바 있다[2]. 이러한 단일민족주의는 다문화 가족 자녀들이 한국 사회에서 외국인도 내국인도 아닌 외계인으로 사회적 고립과 소외를 경험하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3]. 기존 교육 프로그램은 이러한 단일민족 중심적 사고를 극복하고 다문화 청소년의 잠재적 역량을 활용하는 데 미흡했다[3].


기존의 단일민족 중심적 역사 교육은 다문화 청소년에게 소외감을 느끼게 하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형성을 방해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이는 그들이 한국 사회의 주인공이 아닌 객체로 인식되게 만들며, 결과적으로 자긍심 하락과 사회 적응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4]. 따라서 『함께 쓰는 역사』 프로젝트는 단순히 다문화 가정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한국 사회 전체의 역사 인식을 확장하고 문화적 다원주의를 내재화하는 패러다임 전환의 핵심 동력이 되어야 한다. 이는 혈통 중심의 단일민족주의를 스스로 거부하고 문화 민족 정체성에 가까운 결과를 보인 연구 결과[18]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프로젝트는 다문화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비다문화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 사회 구성원 전체의 다문화 수용성을 높이는 교육을 포함해야 한다[7].



III. 『함께 쓰는 역사』 프로젝트의 학문적 중요성 및 이론적 근거


A. 자아존중감 및 정체성 형성에 있어 역사·문화유산 교육의 역할


로젠버그의 자아존중감 이론은 개인이 자신의 가치와 능력에 대해 가지는 전반적인 평가를 의미하며, 이는 개인의 행동, 감정,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8]. 다문화 청소년의 경우, 주류 사회의 문화적 기준과 부모의 문화적 기대 사이에서 자신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자아존중감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긍정적인 사회적 지지와 격려는 자아존중감을 높여 삶의 만족도를 증가시키며, 이는 학업 성취, 대인관계, 정체성 형성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8]. 『함께 쓰는 역사』 프로젝트는 다문화 청소년이 자신의 문화적 배경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이를 통해 건강한 자아존중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민족학 연구(Ethnic Studies)는 학생들의 자아 효능감, 개인적 역량 강화, 학업 성취 향상, 높은 졸업률과 관련이 있으며, 특히 유색인종 학생들에게 강한 민족 정체성과 인종적 인식을 갖는 것이 정신 건강 및 성취와 연관이 있음을 보여준다[20]. 문화유산은 개인과 집단의 정체성에 필수적인 요소로, 소속감을 제공하고 자신과 사회 내 위치를 이해하는 데 기여한다[21]. 문화예술 관람은 자아존중감과 삶의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22]. 『함께 쓰는 역사』 프로젝트는 다문화 청소년이 자신의 뿌리를 탐색하고, 부모의 문화적 배경과 한국의 역사를 통합적으로 이해함으로써, 이중문화 정체성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자긍심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20].


『함께 쓰는 역사』 프로젝트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다문화 청소년이 자신의 다문화적 배경을 역사적 맥락 속에서 탐색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제공한다. 이 과정은 그들이 겪는 정체성 혼란을 탐색(exploration)의 기회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긍정적인 해결(resolution)에 도달하도록 돕는다. 이러한 정체성 탐색과 해결은 로젠버그의 이론에서 강조하는 사회적 지지와 긍정적 인식을 제공하며, 결과적으로 자아존중감 향상, 우울감 감소, 학업 성취 증진 등 전반적인 심리사회적 적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8]. 이는 다문화 청소년을 단순히 한국 문화에 적응시켜야 할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다문화적 유산을 통해 한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주체로 인식시키는 기반이 된다. 따라서 프로젝트는 역사 교육을 정체성 발달 개입의 핵심 도구로 활용하며, 그 효과를 심리사회적 지표로 측정할 수 있음을 제시한다.


B. 한국 귀화 성씨 및 역사적 인물 활용의 의의


한국역대인물 종합정보시스템(2009년 행정안전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주관하여 「국가DB사업」으로 구축한 인물데이터)의 외국에서 귀화한 성씨 자료에 의하면 한국은 고대부터 다양한 민족의 유입과 귀화가 활발했던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현재 한국 성씨의 약 46%가 귀화 성씨이며, 이는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한다. 고조선 시대부터 삼국시대, 고려, 조선에 이르기까지 중국, 몽골, 여진, 위구르, 아랍, 베트남, 일본 등 다양한 출신의 인물들이 한국으로 귀화하여 한국 사회에 정착하고 기여해왔다. 이지란(여진계 청해 이씨), 김충선(일본계 우록 김씨), 설장수(위구르계 경주 설씨), 이용상(베트남계 화산 이씨) 등은 대표적인 귀화 인물들이다[26]. 이들의 역사는 한국 사회가 본질적으로 단일민족이 아닌 다양한 뿌리를 가진 사회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이다. (물론 기자조선과 같은 기자동래설에 대한 역사적 견해는 과거와 현재의 학계의 견해는 차이가 있으나,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에 귀화한 성씨들의 존재와 한국 사회에 정착하고 기여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본 보고서는 역사적 견해가 아닌 귀화 성씨들의 존재와 의의라는 관점에서 다루고자 함을 밝히는 바이다.)

귀화 성씨와 역사적 인물에 대한 교육은 다문화 청소년이 자신의 혈통적, 문화적 배경이 한국 역사와 무관하지 않음을 인식하게 하여 소속감을 강화할 수 있다. 이는 그들이 이방인이 아닌 한국 역사의 일부라는 인식을 심어주어 자긍심을 고취하고[24], 다름이 틀림이 아닌 다양성이자 잠재적 역량임을 깨닫게 할 수 있다[2]. 특히, 부모의 출신 국가와 관련된 역사적 귀화 인물을 찾아보는 활동은 가족의 역사와 한국 역사를 연결하는 강력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24]. 다음 표는 한국 역사에 기여한 주요 귀화 성씨 유형과 대표 인물들을 보여준다.


a0CMTK2XteGFgbo8FvRKZGV_1V0.PNG [표 III-]> 한국 귀화 성씨 주요 유형 및 역사적 인물 예시


귀화 성씨와 인물에 대한 교육은 다문화 청소년에게 한국 사회에 대한 역사적 정당성을 부여한다. 이는 그들이 단순히 최근에 유입된 이민자의 후손이 아니라, 수천 년에 걸쳐 한국 사회를 구성하고 발전시켜 온 다양한 뿌리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역사적 연결고리는 다문화 청소년이 자신의 이중문화 정체성을 결핍이 아닌 풍요로움으로 인식하게 하며, 한국인이라는 정체성과 부모의 문화라는 정체성을 통합하여 긍정적인 이중문화 정체성(positive bicultural identity)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24]. 또한, 이러한 교육은 비다문화 학생들에게도 한국 역사의 다양성을 이해시키고 다문화 수용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여, 사회 전반의 포용적 분위기 조성에 필수적이다[7]. 따라서 함께 쓰는 역사 프로젝트는 귀화 역사를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다문화 청소년의 존재론적 의미를 부여하고 긍정적 자기 서사를 구축하는 강력한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IV. 결론 및 제언


『다문화 가족 자긍심 프로젝트: 함께 쓰는 역사』는 한국 사회의 다문화화 심화와 다문화 청소년이 겪는 복합적인 심리사회적 어려움에 대한 학문적이고 실천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다문화 청소년의 낮은 자아존중감, 정체성 혼란, 학교 및 사회 적응의 어려움, 그리고 이중언어 사용 의지 감소는 개별적인 문제가 아니라 상호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한국 사회의 미래 역량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기존의 단일민족 중심적 교육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를 보였으며, 오히려 다문화 청소년에게 소외감을 심화시키는 역효과를 초래했다.

본 연구는 로젠버그의 자아존중감 이론과 민족학 연구의 긍정적 효과를 바탕으로, 역사 교육이 다문화 청소년의 자아존중감과 긍정적 정체성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학문적으로 뒷받침한다. 특히, 한국 역사 속 다양한 귀화 성씨와 인물들을 조명하는 것은 다문화 청소년에게 한국 사회에 대한 역사적 정당성을 부여하고, 자신의 다문화적 배경을 한국 역사의 일부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소속감과 자긍심을 고취하는 강력한 수단이 된다. 이러한 접근은 다문화 청소년이 자신의 이중문화 정체성을 풍요로움으로 인식하고 통합적인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며, 나아가 비다문화 학생들의 다문화 수용성을 높여 사회 전체의 포용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다문화 가족 자긍심 프로젝트: 함께 쓰는 역사』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개발 및 운영을 위해 다음과 같은 방향을 제언한다.


첫째, 통합적이고 다면적인 프로그램 설계: 역사 교육을 핵심으로 하되, 다문화 청소년의 심리적 안정, 사회성 발달, 학업 지원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심리 상담, 학습 멘토링, 사회성 증진 활동 등을 역사 교육 콘텐츠와 연계하여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둘째, 이중문화 및 이중언어 역량 강화: 부모의 모국어 및 문화에 대한 탐색을 역사 교육과 연계하여 이중언어 학습 동기를 부여하고, 이중문화 정체성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하여 가족의 역사를 탐색하고 공유하는 프로그램 요소를 강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셋째, 한국 귀화 역사 및 인물 콘텐츠 개발 및 활용: 한국 역사 속 다양한 귀화 성씨와 인물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이를 교육 콘텐츠로 개발하여 다문화 청소년이 자신의 뿌리와 한국 역사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다문화 청소년의 존재론적 의미를 부여하고 긍정적 자기 서사를 구축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다.


넷째, 사회 구성원 전체의 다문화 수용성 증진 교육: 『함께 쓰는 역사』 프로젝트는 다문화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비다문화 학생, 교사, 학부모 등 한국 사회 구성원 전체의 다문화 수용성을 높이는 교육을 포함해야 한다. 문화적 다원주의 분위기 형성은 다문화 청소년의 자아존중감과 학교 적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7], 학교 및 지역사회 차원에서의 문화 다양성 교육을 정착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섯째, 조기 개입 및 지속적인 지원 체계 구축: 다문화 청소년의 자아존중감, 문화적응 스트레스, 학교 적응 등은 학령 전환기 초기 시점부터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경향이 있으므로[7], 중학교 1학년 등 초기 시점부터 다문화 청소년의 심리사회적 특성을 스크리닝하고 개인별 맞춤형 개입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로그램 참여 후에도 지속적인 추적 관찰과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방향을 통해 『다문화 가족 자긍심 프로젝트: 함께 쓰는 역사』는 다문화 청소년이 건강한 자아존중감과 긍정적인 이중문화 정체성을 확립하고, 한국 사회의 주체적인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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