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내가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어느 날
아침이 오고,
해야 할 일들이 있다.
커피를 내리고,
리스트를 확인하고,
그냥 그렇게 하루를 흘려보낸다.
그러다 문득,
거울 앞에 선다.
피로한 눈,
정리되지 않은 머리카락,
붉게 부은 눈꺼풀.
익숙한 얼굴인데
왠지 낯설다.
‘나는 누구였지.’
그 질문이 조용히 떠오른다.
예전의 나를 떠올린다.
음악을 들으며 걷던 밤,
창밖을 바라보며 앉아 있던 시간,
노트에 글을 끄적이던 손끝.
지금은 없다.
지금의 나는
일상 속에 묻혀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잃는 시기를 지나온다.
그건 이상한 일도, 잘못된 일도 아니다.
삶의 한 시기가 지나가는 방식일 뿐이다.
나는 아픈 게 아니다.
그저, 조금 사라진 채로 살아가고 있는 것뿐.
어느 날, 아이가 내게 물었다.
“엄마, 오늘은 왜 아무 말도 안 해?”
그 말에 나는 조금 놀랐다.
그랬구나,
나도 모르고 있었구나.
조용히 혼잣말을 해본다.
“나는 아직 나야.
다만, 잊고 있었을 뿐.”
오늘의 여백
오늘, 거울 속 당신은 어떤 얼굴이었나요?
혹시 너무 오래 자신을 바라보지 못했던 건 아니었나요?
그 마음을 이곳에 조용히 내려두어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