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다 표정이 먼저였던 순간

10화 말을 잃은 시간

by 유진오

입은 아직 닫혀 있는데,

표정은 벌써 말을 하고 있었다.


“괜찮아”라는 말보다 먼저

눈썹이 찌푸려지고,

입꼬리가 내려앉았다.


마음은 숨기고 싶었지만,

표정은 자꾸 나를 배신했다.


아이도, 친구도,

내 안의 작은 진심을

먼저 눈으로 읽었다.


내가 아무 말 안 해도,

이미 다 알아버린 얼굴들.


그런 날엔 괜히 더 서둘러 웃었다.

괜찮은 척, 여유로운 척.


하지만 그런 표정엔

진짜 웃음이 담기지 않는다는 걸

이제는 안다.


말보다 진심이 빠르게 흐르는 길,

그건 언제나 얼굴이었다.




"마음은 말보다 먼저,

얼굴을 통해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