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이 미끄러질 때

9화 말을 잃은 시간

by 유진오

다정하게 말한 줄 알았다.

내 마음은 부드러웠고,

내 목소리는 따뜻했지만—


그 말을 꺼내면서

상대의 얼굴은 굳어졌다.


내 진심이 어떻게 닿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 말이 다정함이었는데,

왜 그렇게 무겁게 돌아왔을까.


마음을 꺼내기 전에,

어떻게 말해야 할지

더 생각했어야 했다.


그날 이후, 나는 내 말이

미끄러지는 날을 기억한다.


진심을 꺼내는 일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나.

그때 그 사람의 눈빛과 어깨가


내 마음을 찔렀다.

그 사람의 시선,

내 마음을 엿보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이

여전히 내게 남아 있다.




"진심도, 방향을 잃으면 상처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