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80%는 비싸도 구매한다는데..
프로덕트 매니저(PM)/ 프로덕트 오너(PO) 라는 직군 혹은 마케터로 일을 하다보면, 생각이 턱 막히는 지점이 있습니다. 일종의 현타인 것 같기도 한데요. 특히 커머스 그 중에서도 고관여 상품을 팔 때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결국 내가 아무리 유저를 우리 서비스에 쏟아 부으려 노력하거나 서비스 개선을 해도 성과가 맘처럼 되지 않을 때 드는 나타나곤 합니다.
'결국 싸게 파는 것 만큼 강력한 것은 없는 것 같은데...'
'옛날에 프로모션하고 싸게 팔 때가 진짜 잘팔렸는데...'
'우리 서비스는 결국 싸게 안 팔면 팔릴 수가 없는건가..?'
끔찍하죠?
그렇다고, 대부분 PM/PO나 마케터는 직접 상품 가격을 내리기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이 결정은 사업팀이나 심지어 대표님이라도 쉽게 결정하진 못할 거예요. 왜냐면 이미 그 가격엔 제조원가뿐 아니라 마케팅/광고 비용, 운영 비용, 인건비... 등을 녹여 사업계획이 잡혀있을테니까요.
거꾸로 말하면, 결국은 내가 사업팀이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고민해보는 것 같습니다.
'그럼, 어떻게해야 가격을 안 내리면서 더 잘팔 수 있지?'
'아니면 반대로 가격을 내릴려면 어떤 것을 해야하지?'
이런 생각을 말이죠.
오늘은 무라마츠 다츠오가 쓴 <고객의 80%는 비싸도 구매한다.> 라는 책에서 생각을 더해보고자 합니다. 이론적으로 정리가 되지 않더라도, 평소 '가격을 안내리면서 어떻게 더 잘팔까?' 고민을 했다면, 한번쯤은 생각본 이야기들일 텐데요. 함께 다시 되짚어보겠습니다.
한번쯤 들어본 이야기를 들어가기전에. '고객수 증가 = 회사 수익 증가'가 아니다.
이 책은 2008년도 초판 인쇄된 책인데요. 이 말을 맞으면서도 틀린 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맞는 당연한 말은 고객 수 늘리기 위해 가격을 낮추거나, 마케팅/광고 비용을 더 쓰기 시작한다면 재고관리, 추가 인건비, 기타간접지 상승으로 순수익이 늘어난다고는 볼 수가 없습니다.
여기서 틀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는 이유는 한 대 고객 수의 증가는 나중에 돈이 될거야 라는 공식이 통할 수도 있음을 보여줬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그 대표적인 사례가 쿠팡이 있습니다. '규모의 경제'라는 이름으로 플랫폼에서 유저를 획득하고 하나의 생태계가 만들어지면, 나중에 이익구조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으니까요.
물론, 이 책에서는 단순히 대책없이 일단 고객수 늘리기 위해 애써보자로 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한번쯤 들어본 이야기 01. 고객은 싼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실패한다.
이 글의 첫 문단에서 이야기한대로, 일을 하다보면 하나의 지점을 누구나 겪게 됩니다. 결국 고객에게 가장 큰 반응이 오는 것은 가격이 낮을 때라는 것이죠. 이는 맞는 명제입니다. 가격을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팔리지 않는다면, 서비스 존폐를 고민해야하니까요. 혹은 이 명제가 맞기 때문에 우리는 마케팅 수단으로 프로모션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이 문장은 사실 '고객은 싼 것(만)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안된다.'로 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책에서는 이러한 예를 들고 있습니다. 처음 패밀리 레스토랑이 시장에 나왔을 대, 처음엔 고급식당이었지만 가격 부담이 높다보니 이를 낮추기 위해 중저가 패밀리레스토랑이 늘어났지만, 그 때 중고가 패밀리 레스토랑이 등장하자 오히려 더 사람이 늘었더라는 이야기입니다.
조금 더 문장을 완성하면 '고객의 가격 욕구에만 집중하면 실패한다. 우리는 고객의 욕구(Needs)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고도 할 수 있겠군요. 2024년 기준으로 보면 '고급 호텔 호캉스', '비싼 고급차', '파인다이닝' 등에 이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각각의 욕구를 '잘 곳을 찾고 싶어', '이동을 편하게 하고 싶어'에 집중한다면 우리는 그 들에게 '저렴한 모텔' 혹은 '비교적 저렴한 경차'를 제안해야 맞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니즈가 더 커야하죠. 그렇지만 실제로는 호캉스와 외제차, 파인다이닝에 대한 관심을 다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들의 니즈는 행위 자체를 하나의 본인 가치 증명 수단 혹은 특별한 날을 더 잘 보내기 위한 수단으로서 정의하기 때문이죠. 가격은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 문장으로 다듬을 수 있겠네요.
'고객은 원하는 가치를 얻기 위해서라면, 합당한 가격을 지불한다.' 고요.
한번쯤 들어 본 이야기 02. 제품의 부가기능이 가격을 결정한다.
필립 코틀러는 상품을 3가지 등급으로 나눴습니다. 제품 핵심, 제품 실제, 제품 부가기능이 그 것인데요. 저는 렌터카를 팔고 있으니, 그 예를 통해 생각해보겠습니다.
1) 제품 핵심: 제품을 구입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구매자의 이익
-> 자동차를 구매함으로서 얻는 이동 수단의 편익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2) 제품 실체: 실제로 팔리고 있는 상품 자체
-> 자동차 자체를 의미합니다. 조금 더 정확히는 각 차종 단위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제품 부가기능: 상품 구매서비스의 부가서비스 등
-> 렌터카라면, 운행 기간 중 정비서비스, 대차서비스, 세차서비스 등이 여기에 있을 것 같습니다.
제품 부가기능이 없다고 해서, 제품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품 판매를 결정하는 큰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전자기기를 살 때 AS를 얼마나 잘 관리해 주는 지를 검토해보는 것처럼 말이죠. 물론, 때론 상품 자체가 가진 브랜드가 그것을 대신 증명해주기도 합니다.
한번쯤 들어본 이야기 03. 거기에 상품 가치를 더해봅시다!
가치제안(VP, Value proposition)라는 이야기를 종종 쓰곤 합니다. 도대체 그럼 고객은 우리 서비스를 통해 어떤 가치를 느껴야할까?를 고민할 때 이야기는데요. 주로 회사에서는 고객 목소리를 들으며 답을 찾는 과정을 거치는 것 같습니다. 책에서는 크게 5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1) 돋보이게 하는 방법: 상품 진열 방법이나 어린이용 런치 세트처럼, 새로운 상품가치를 제안하는 것입니다. 하나, 인상깊었던 것은 요리 자영업을 하는 분에게 '맛으로 승부하겠다.'라는 말을 쉽게 하지말라고 했던 부분인데요. 맛은 주관적으로 모두에게 같은 가치를 부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2) 에피소드 가미하기: 스토리텔링은 상품 가치를 더하는 또 다른 방법이기도 하죠. 광고 측면에서 보자면 2014~15년도쯤 휴머니즘이 담긴 긴 광고 영상들이 생각이 나네요. 2024년도 그럴까는 조금 생각해볼 부분인 것 같긴합니다. 지금은 좀 더 매운맛을 다들 좋아하는 것 같아서...
3) 악센트 주기: 여운을 남기는 광고 카피, 뇌리에 박히는 CF스타 등이 예시로 적혀있네요. 요즘으로 보면, 유튜브 PPL로 대박난 케이스가 이에 속할 것 같습니다.
4)권위 있는 상품과 누구나 가지고 있는 상품 강조: 어디 교수님 추천! 어떤 연예인 추천! 연구 결과 어떤 효능! 이라고 말을 한다거나, POMO를 자극해 남들 다 있는데 너 가질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안남았어!와 같은 방식입니다. 요즘은 워낙 자기가 제일 잘났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 권위보다는 POMO가 조금 더 잘 통하는 것 같네요.
한번쯤 들어본 이야기 04. 상품 가치를 더하는 또 다른 방법
이번엔 고객을 대하는 측면에서 상품 가치를 더하는 것입니다. 요즘 개념은 CX(Customer experience)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공감: 고객에게 당신이 문제를 충분히 이해하며, 이렇게 말하는 나를 더 신뢰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쏘카플랜을 예로 들어볼까요?
'신용조회, 보증금' 문제로 골치아프시죠? 다른 데 알아봐도 선납금이나 보증금 이야기로 어렵기도 하고요. 다 압니다. 그냥 쏘카플랜 구독형쓰세요. 적어도 저도 써본적 있어서 아는 데, 큰 걱정없이 쓰기 좋습니다.
2) 잠재적 욕구 파악하기: 차 필요한 건 다 아는 데, 왜 굳이 고급차종을 고민할까요? '하차감 생각해서.. 이돈시..'라고 말하는 것이 적합한 예가 아닐까 합니다. 말 그대로 마음 속에서 할지 말지를 고민하는 고객에게 욕구를 대신 말해주며, 신뢰를 쌓고 만족감을 주는 것이죠.
한번쯤 들어본 이야기 05. 마지막입니다. 고객이 기대하도록 하세요.
모든 방법을 연결하면 하나의 점으로 모이게 되는 데, 그 점은 바로 '고객 욕구'인 것 같습니다. 이는 먼저 파악할 수도 있고, 욕구를 생기게 할 수도 있죠. 고객 스스로를 기대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 상품이 정말 좋고, 너에게 진짜 필요하고, 당신이 원하는 것이라고 말이죠.
1) 티칭: 말 그대로 알려주는 것입니다. 이 차의 특징은 무엇이 있고, 이 차 매력은 어떤 것에 있고.. 그렇기 때문에 당신은 이 차를 사야합니다! 라고 말이죠. '생각해보세요. 이 차를 끌고 드라이브 다니는 그 모습을. 사람들의 시선이 기대되지 않나요?' (물론, 예시일 뿐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2) 무료 체험 기회 마련: 백날 떠들어 봤자, 한번 타보는 것만 못합니다. 매번 아반떼를 타던 사람에게 그랜저가 좋은 차라고 말해봤자, 그랜저 경험이 없으니 아반떼로 만족합니다. 하지만 들어보셨죠? 자동차 경험은 체감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역체감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그래서 시승 이벤트가 그렇게 중요한 가 봅니다. 타봐야 좋은 것을 알고 꿈을 꾸죠.
3) 팔로업(follow-up), 근데 2008년 책에서는 폴로업이라고 부름
뚜렷한 계기를 만들어주자는 이야기입니다. 한번 팔았다고 끝이 아니고, 5년 뒤에 혹시 차를 바꿀 생각은 없는 지, 혹시 지금쯤이면 이런 문제들이 있지 않은 지, 그 돈으로 고쳐 타느니 이 차로 바꿔보는 것은 어떨 지라는 식입니다.
아! 이 예는 적다보니 휴대폰이 맞겠네요. 2년 쓰고 반납하면 새로운 폰으로 바꿔줄테니 바꿀 생각 없냐고 계속 묻잖아요!
책 내용은 끝입니다! 잘 적용해보실 수 있겠죠? '네..뭐...아 그런데...'
이제 독자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갈 때입니다. 당장 월요일에 어떤 것부터 해보실 지 알았나요? 라고 묻는다면 대부분 '알긴 알겠는데...쓰읍'라는 생각이 들거라 생각합니다. 왜 그럴까요? 사실 우리는 서비스를 만들고 파는 공급자이기도 하지만, 다른 제품을 사고 쓰고 있는 구매자이기도 합니다.
책 내용을 보며, 제가 '아, 요즘은 이런 식으로 대체할 수 있겠구나.'라고 쓸 수 있었던 것은 2024년도에도 전략적으로 많은 서비스들이 그렇게 판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우리는 이 책에서 무엇을 느껴야할까요?
어떤 방법을 찾고 싶다는 것은 반대로 특정 문제가 있기 때문에 방법을 찾고 있다는 말과 같습니다. 방법을 정의하기 위해 문제를 찾진 않으니까요. 이 책의 핵심은 가격이라는 레버는 쉽게 당길 수 없으니 우리는 판매자 관점에서 상품을 볼 것이 아니라 구매자 관점에서 고객을 바라볼 것을 강조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고객이 무엇을 원하고, 고객은 어떤 욕구를 갖고 있고, 고객은 어떤 가치를 얻길 희망하는 지 말이죠. 이 또한 모두 알고 있지만, 쉽게 시도하지 못하고 답을 찾지 못하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네.. 스스로 하는 말이에요.
이 책이 작은 아이디어를 주는 것이 아닌 역시 또 다른 고객이해를 잘하자의 작은 계기이자, 동기부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