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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주 May 17. 2024

진주서평 '마음은 괜찮냐고 시가 물었다'





시와 마음은 많이 닮았습니다. 
모두 가만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으니까요.



심리와 시의 만남이 처음은 아니지만 유독 마음에 울림을 주는 시가 많아서 시를 음미하듯 읽어내려간 책이다. 


시를 읽는 일이 자연스럽지 않은 탓은 책을 읽듯이 눈으로 휘리릭 읽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시라는 것이 단지 취향의 문제라고 여겼을까 싶다. 


시만 덩그러니 놓여있으면 마치 레시피없이 재료만 던져진 기분인데 시와 함께 심리적 이야기가 함께하니 재료와 레시피가 같이 주어지는 듯 조금 더 가깝게 요리할 생각이 나게 만드는 면이 있다. 시를 읽는 것이 마음을 알아주는 양 작가의 말과 사례가 더해져서인지 조금 더 쉽게 시에 다가가게 만든 책이다. 


마음도 그러지 않을까 싶다. 마음만 덩그러니 놓여있으면 그 마음을 잘 알지 못한다. 마음을 알아주고 읽어주려는 마음과 마음이 만나야지만 마음을 알 수 있다. 마음과 마음의 조화가 나와 타인일 수도 있고 이렇게 마음과 시가 될 수도 있다. 책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마음과 책 문장이 자주 조우하며 마음을 읽어주고 알아주는 편이다. 


어떤식으로든지 마음을 알아봐준다는 건 참 다행인거다. 그 마음이 머물 자리를 내어주는 것이니 말이다. 내 마음 한자락 뉘일 곳이 있다면야 그 마음인들 어찌 평안에 머물지 못하겠는가.





시는 그저 눈으로 휘리릭 읽어내리는 것으로는 마음에 머물지 못한다. 음미하고 곱씹고 다시 또 음미하며 시가 마음안에 파동을 일으키는 순간을 기다려야 한다. 


시를 음미하듯 마음을 읽어주고 그 마음안에 머물도록 한다면 그 마음인들 폭풍속에서도 고요에 거할 것이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기억보다는 기억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입니다.
감정이 붙지 않은 기억은 뇌에서 중요하지 않은 기억으로 분류된다는 사실.



뻔한 이야기지만 상황이 마음을 힘들게 하기 보다는 그 상황에 대한 저마다의 해석이 마음을 어지러이 한다. 


그 어지러운 마음 한 자락에 시가 머물수만 있다면 괴로움속에서 만끽하는 평화야 말로 어느 누구도 탐낼 수 없는 보석이 될 것이다 


마음안에 보석을 키우는 건 시를 마음안에 들이는 것.


오늘 하루 어땠나요? 그동안어떤 나날들을 보내왔나요? 답을 알 수 없는 마음을 담요로 덮어두고 내가 엎어 감당한 채 밤을 걷기로 합니다. 모호함을 선명하게 하거나 의문에 답을 내야만 나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정확한 문장보다는 의미를 담고 있지만 그 의미를 구지 캐어내지 않고 음미하듯 읽어내려가는 시처럼 인생을 바라보는 것도 필요하다. 그 의미를 알아야지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닐테니 말이다. 그 의미 부여보다는 존재 자체가 의미일 수 있으니 말이다. 시처럼 말이다. 시는 시로써 존재를 고스란히 담고 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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