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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노을 Oct 24. 2022

외국에 살아서 좋겠다

'좋겠다'

아는 지인이 해외에 살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의 반응이다. 어떤 이유에서, 무엇 때문에 사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한국을 떠나 사는 삶이 부럽고 자유로울 뿐이다. '좋겠다'고 툭 던져지는 외마디에는 온갖 복잡한 마음들이 담겨 있다. 한국에서의 삶이 쉽지 않은 것 잘 알고 있다. 생각보다 빡빡하고, 이곳만 벗어나면 무언가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여행지에서의 삶은 누구나 한 번쯤은 살아내보고 싶은 모두의 로망일테니까.


무더운 동남아 열대 나라. 배낭여행의 성지. 이곳 태국에서 나는 6개월째 살아가고 있다. 무더운 날씨야 말할 것도 없고, 생각지도 못했던 홍수들을 지난 수개월간 직접 몸으로 겪었다. 그러고 나니 '여행지는 여행일 때가 제일 좋다'는 말이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몇 발자국만 걸어도 핸드폰 카메라를 불쑥 꺼내 사진을 찍고 싶어지는 풍경들이나 건물들, 낯선 문화들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이곳에서 살아가는 '거주자'의 자리로 돌아오게 되면 이런 설렘도 금세 무뎌지게 된다. 


내가 살고 있는 방콕을 태국의 다른 도시들과 비교했을 때 수도(capital)이기 때문에 다르다고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이질감이 존재한다. 어떤 이들의 말처럼, 방콕은 다른 도시가 아니라 '다른 나라'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빈부격차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바쁘고 분주한 이곳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 삶의 태도에 대한 말이다. 서로가 불편하지 않은 평안한 상태(싸바이 싸바이)를 외치는 다른 지역의 태국인들과는 확실히 다. 착하고 친절한 태국 사람들도 발달한 도시의 한 복판에 들어서면 마음이 건조해지고 날카로워지는 것은 별반 다를 게 없는 것 같다.


기왕 태국에서 살아가는 거 제대로 살기 위해 태국어 학원도 다니며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다. 말에는 그 나라의 문화가 담겨 있다. 태국어를 배우며 그들의 문화, 정신, 마음 등을 배워간다. 우리 기준으로 이해되지 않는 또 다른 이해관계를 접할 때나, 생각해본 적이 없는 그들의 생각을 마주하게 될 때, 적지 않은 문화충격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이곳에서 살아가는 동안 살면서 느끼는 삶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적어내 보고자 한다. 여행자가 아닌 거주자의 시선에서 말이다. 이 땅을 바라보며 담아두었던 나의 시선들과 생각들이 부족한 글로 쓰여질 때, 지루하거나 혹은 다급하지 않은 잔잔한 미소를 머금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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