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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쾌한 주용씨 Jan 13. 2024

비가 와도 괜찮은 1박 2일 가평 여행 코스

아침고요수목원 - 가평 별똥별 글램핑&카라반 - 유명산 등산

2023년은 재수생 둘째아들 때문에 여행을 자주 하지 못했다. 가더라고 당일이나 1박 2일 짧은 여행으로 만족했다. 아들이 맘에 걸려 편안한 여행이 될 것 같지 않았다. 1월에 아들의 정시 실기 시험이 끝나고 2월에 결과가 나오면 우리 부부는 좀 자유로워질 것 같다. 그때까지는 몸이 근질근질해도 조금만 꾹 참자고 서로를 달래고 있다. 겨울이라 근처 산에도 자주 가지 못하고 작년 여행을 추억하며 맘을 달랜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 화요일과 수요일에 걸쳐 우리 부부는 1박 2일 여행을 계획했다. 재수생 둘째아들이 마음에 걸려 올해는 여행을 미뤄왔었다. 짧은 가을이 아쉬워 긴 추석 연휴를 핑계로 잠깐 바람 쐬러 다녀오기로 했다. 원래는 서산 팔봉산에 오를 계획이었으나 여행 당일 비가 온다는 소식에 급하게 여행지를 변경했다. 비 내리는 풍경을 보며 남편과 술 한 잔 할 수 있는 숙소를 물색했다. 너무 멀지 않은 가평, 별똥별 글램핑 카라반이 눈에 들어왔다. 리뷰도 좋고 사진상으로도 가격 대비 괜찮아보였다. 카라반은 처음이라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예약하고 가평으로 일찍 출발했다.


너무 일렀다. 길은 막히지 않고 보슬보슬 비 내리는 여행길은 운치 있었지만 아침에 문 여는 곳을 찾기 힘들었다. 카라반 들어가는 시간은 오후 3시인데 그때까지 어디를 가야 할지... 아침고요수목원에 가보기로 했다. 거의 20년 만이다. 오래 걸어야 할 테니 아침을 간단히 먹기로 했다. 검색해보니 가장 먼저 문을 여는 곳이 가평 달맞이 빵집이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하지만 여행이니 일상과는 다른 아침도 괜찮을 것 같았다. 커피에 빵, 분위기 있는 아침 식사였다.



구름 낀 하늘, 비는 오락가락... 이런 날을 좋아한다. 남편과 함께 청량한 바람을 맞으며 아침고요수목원 구석구석을 걸었다. 20년 전 기억은 가물가물해졌고 그때는 없었던 길과 꽃들이 너무나 예쁘게 조성되어 있었다. 이곳을 만든 사람의 정성과 손길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11,000원 입장료가 아깝지 않았다. 풍경에 감탄하고, 함께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내 가족의 건강과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기도했다.



점심을 먹고 숙소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배가 많이 고프지 않았다. 허기를 좀 참으면 한 끼 식비도 아낄 수 있고 여행지에서의 메인 식사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바로 숙소로 향했다. <가평 별똥별 글램핑&카라반> 숙소 바로 옆이 유명산 주차장이다. 유명산 휴양림을 산책하며 다음 날 아침 유명산 등산을 계획했다. 우리 부부의 1박 2일 여행 코스가 만만치 않다.


드디어 <가평 별똥별 글램핑&카라반> 의 우리 방 해 카라반이다. 사장님의 친절한 안내로 짐을 푸는데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4평 짜리 카라반에 없는 게 없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물론 둘이서 쓰기엔 너무 넓은 주방과 식탁, 그리고 아늑한 침실까지. 압권은 물 흐르는 소리를 곁에서 들으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달, 별, 해 카라반 중에 우리가 고른 해 카라반이 최고의 위치다. 남편도 만족하며 앞으로 자주 이용하자고 한다. 우리는 각 2만원씩 하는 바베큐와 불멍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프라이팬에 고기 굽고 가져간 부대찌개와 밑반찬으로 충분히 풍성한 저녁을 즐겼다.



여행 첫째 날 과음을 하긴 했지만 일찍 푹 잔 덕분에 계획대로 다음 날 유명산 등산을 했다. 아침 7시도 되지 않은 시간에 숙소를 나서니 주변은 조용하고 아침 공기는 상쾌했다. 우리는 가파르지만 빠른 코스로 정상을 오르고 계곡을 따라 돌아 내려오는 코스를 선택했다. 오를 때 힘들긴 했지만 1시간 만에 정상에 도착했다. 무척 빠른 편이다. 그런데 내려오는 길이 만만치 않았다. 비가 온 다음 날이라 계속의 물소리는 우렁찼고 돌길은 미끄러웠다. 다리에 힘을 주고 조심조심 내려오느라 올라갈 때보다 두 배로 시간이 걸리고 다리의 피로도도 더해졌다. 하지만 유명산의 계곡은 제대로 감상한 듯하다. 한여름에 오면 더위가 싹 가실 만한 좋은 계곡이다.





비가 와도 괜찮은 1박 2일 가평 여행 코스


아침고요수목원 - 가평 별똥별 글램핑&카라반 - 유명산 등산



우리 부부의 행복한 여행 기록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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