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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쾌한 주용씨 Oct 31. 2024

슬럼프와 무기력증 극복을 도운 책!

고명환의『고전이 답했다』 을 읽고...


슬럼프에 빠졌다. 무기력증으로 순간순간 힘이 빠졌다. 겉으로 보기엔 이상이 없어 보인다. 그게 더 문제다. 나만 입다물면 내가 이상한 걸 아무도 모른다. 나는 길을 잃은 사람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제자리에서 주저앉지 않은 것만으로 다행이라 생각했다. 뒤로 몇 발짝은 물러선 것 같기도 하지만 그리 티가 나진 않았나보다. 아무튼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 자신이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무탈하다는 것에 위안 삼으며 내 인생을 흘려보낼 순 없다. 내 삶에 뚜렷한 목표와 가치를 찾아내야겠다. 그것을 향해 뒤돌아보지 않고, 망설이지 않고, 힘차게 성큼성큼 걸어가고 싶다. 


운동을 하면서 음악을 듣기도 하지만 유튜브로 여러 강연을 찾아본다. 우연히 고명환의 강의를 듣게 되었다. 최근에 출간된 『고전이 답했다』를 구입해 이틀 만에 읽었다. 그 책이 답했다. 슬럼프에서 벗어나려면, 무기력증을 이겨내려면, 내 삶에 뚜렷한 목표와 가치를 찾아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이다. "읽고 쓰기"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자 다른 누구의 간섭 없이 나에게만 몰입할 수 있는 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다. 그동안 게을렀다. 핑계를 대며 우선 순위에서 밀어놨다. 그래서 공허했다. 글로 채워야 하는데 먹고 마시는 걸로 채우고 입으로만 떠들어 댔으니 이렇게 한심해진 거다. 


나는 누구인가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2017년부터 3년 남짓 일을 쉬면서 '읽고 쓰는' 삶을 살았다. 그래 바로 이거야 싶었다. 생애 처음 책을 출간하는 행운을 얻었다. 하지만 통장 잔고의 바닥이 보이면서 재취업을 했고 지금까지 4년 남짓 다시 일하는 여자로 살고 있다. 재취업하고 1년은 전임 국어 강사로 고정 급여를 받는 재미와 오랜만에 아이들을 가르치는 즐거움으로 일주일 5,6일을 일했다. 책과 멀어지고 글쓰기와는 더 멀어졌다. 점점 우울해졌다. 


덜 일하고 더 많이 읽고 쓰며 살고 싶었다. 안정된 급여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지만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전임 국어 강사를 그만뒀다. 때마침 전에 논술 강사를 제안했던 학원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국어가 아닌 논술이니 내가 원하는, 읽고 쓰는 삶에 가까웠다. 일주일에 3일만 일하기로 했고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는 목금토에만 출근을 한다. 교육열 높은 학원가, 많은 프랜차이즈 논술 학원 틈에서 나만의 스타일로 순항 중이다. 비율제 급여는 전임 국어 강사 시절 고정급보다 더 많아졌다. 그런데 뭐가 문제일까. 삶에 대한 내 태도가 산뜻하지 않다. 


계속 질문하라. 고전을 통해 죽어 있는 당신의 직관을 살려라. 독서를 통해 대우주의 연결고리를 깨닫는 순간 인간은 모든 걸 할 수 있는 존재가 된다. 
『고전이 답했다』 1부 '나는 누구인가'  p.30


3년 남짓 새벽부터 일어나 책을 읽고 글을 썼다. 2년 넘게 하루도 빼놓지 않고 블로그에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하루하루 매 시간이 귀했다. 내가 원하는 나로 사는 것 같아 돈은 벌지 못해도 충만했다. 다시 일을 시작하면서 무게 중심이 돈을 버는 일로 기울었다. 당연한 것이라 받아들이고 틈을 내서 읽고 쓰는 삶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꾸준히 하지 못했고 자주 게을러졌다. 그렇다. 나는 지금 내가 원하는 '읽고 쓰는' 삶을 충분히 살지 못하고 있어 괴로운 거다. 힘들고 바빠도 매일 치열하게 읽고 날마다 나를 기록하는 생활을 이어가야 한다. 그래야 꿈을 꿀 수 있다. 숙면을 해치는 꿈이 아니라 아침을 반갑게 맞이하게 하는, 미래의 꿈 말이다. 


어느 분야든 임계점을 뚫을 수 있는 최고의 비결은 '꾸준함'이다. 꾸준함은 믿음에서 나온다. 이렇게 계속하면 반드시 성과가 나올 거라 믿어야 한다. 
『고전이 답했다』 1부 '나는 누구인가'  p.48~49


'꾸준함'의 힘을 믿는다. 3년을 꾸준히 읽고 썼더니 생애 첫책 『일을 그만두니 설레는 꿈이 생겼다』를 출간하게 되었다. 8년 가까이 써온 블로그에 2000개 가까운 기록이 쌓였고 8000명 넘는 이웃이 생겼다. 브런치 작가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그런데 '꾸준함'을 유지하는 게 가장 힘들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지금 내가 꿈을 잃은 사람처럼 늘어져 있는 것도 '꾸준함'을 놓쳤기 때문이다. 그래, 꿈을 잃은 게 아니라 꾸준함을 잃은 거다. 그렇다면 다시 '꾸준히 읽고 쓰는 삶'을 찾으면 된다. 


당신이 살고 있는 시대에 무엇과 무엇을 연결해야 가치를 만들 수 있는지 알고 싶다면 고전을 읽고 연결된 생각들을 찾아내면 된다.
이렇게 연결된 고전들을 읽고 생각에 몰입하는 이 순간의 '나'가 참된 '나'라는 것은 확실하다. 오늘 밤, 드디어 참된 '나'를 만났다. 내 나이 쉰두 살이다. 늦지 않았다.
『고전이 답했다』 1부 '나는 누구인가'  p.94


『고전이 답했다』 의 저자 고명환은 나와 같은 72년생, 쉰두 살이다. 그는 죽을 위기에서 살아나 고전을 통해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사업가, 작가, 강사로 바쁜 인생을 살면서 매일 유튜브로 긍정 확언을 찍고 있다. 짧은 영상이지만 1,000회를 넘겼으니 3년 넘게 하루도 빠짐없이 '꾸준함'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자신의 인생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고전을 읽고 글을 쓰고 꾸준히 긍정 확언을 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이다. 나와 같은 72년생 동년배가 말했다. 내 나이 쉰두 살이다. 늦지 않았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다른 어느 때보다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생겼다. 일주일에 3일만 일하니 4일의 내 시간이 있고(물론 수업 준비를 하는 시간도 꽤 걸린다), 시간에 비해 보수도 괜찮은 편이다. 솔직히 3년 전에 일을 시작할 때 목표했던 것보다 많이 번다. 그런데 이상하게 처음 논술 수업을 시작할 때보다 덜 행복하다. 왜 이럴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의 그릇에 비해 욕심이 커진 탓이다. 3일만 일하는 걸 고집하는 이유가 내가 바라는 '읽고 쓰는'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는데 더 많은 수강생, 더 많은 보수를 욕망하게 되었다. 초심을 잃었다. 


자기 그릇에 맞는 만큼 벌면서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그 일을 통해 남을 위할 수 있는 시간을 살 수 있는 삶, 그게 행복한 삶이다.
『고전이 답했다』 2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p.101


고명환은 치열하게 고전을 읽으면서 '(돈을) 많이 가지지 않으려 해야, (자유를) 더 많이 가질 수 있음'(P.125)을 깨달았다고 했다. 나는 돈보다 자유를 원한다. 그런데 한동안 자유보다 돈을 더 욕심냈던 것 같다. 그래서 불안했고 우울했다. 꾸준함을 잃고 꿈을 잊은 채 하루를 견뎌내듯 살았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치열하게 읽고 무엇이라도 쓰는 하루를 살기로 결심한다. 그것만이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며 하루를 값지게 보낼 수 있는 길이다. 


무엇을 행해야 하는가


결정하고 일단 실행하라. 고통이 찾아올 것이다. 일단은 견뎌라. 포기하지만 마라. 자꾸 견디다보면 이제 즐기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고전이 답했다』 3부 무엇을 행해야 하는가 p.189~190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항상 그랬다. 그래서 오늘은 항상 살이 찐 상태다. 다른 일도 마찬가지다. 헬스장 등록을 하고 건강하게 살을 빼겠다고 결심하지만 먹고 마시는 즐거움에 밀린다. 논술 수업 준비를 야무지게, 효율적으로 해야지 했는데 시간에 쫓겨 항상 급하게 마무리 짓는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 전략적인 독서를 계획했다가 이책 저책 한눈팔기 일쑤다. '매일 쓰는 사람'이 되자 마음먹지만 쓰는 즐거움보다 쓰지 못하는 고통을 더 느끼고 좌절한다. 오늘 결심은 하지만 실행은 내일부터로 미룬다. 이런 식이라면 목표에 도달하는 그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읽기-걷기-생각하기-쓰기. 인간은 네 가지로 완성된다. 사람들 사이에 격차가 생기는 지점은 바로 '쓰기'다. 읽기-걷기-생각하기까지는 많은 사람이 할 수 있고, 하고 있다. 하지만 '쓰기'는 소수의 사람만이 한다. 그런데 네 가지 중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것이 '쓰기'다. '생각하기'보다 '쓰기'가 강하다. 왜냐하면 '생각하기'는 결국 '쓰기'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고전이 답했다』 3부 무엇을 행해야 하는가 p.237


읽기를 좋아한다. 무인도에서 혼자 살더라도 책만 있으면 심심하지 않을 것 같다. 늙어도 책만 볼 수 있다면 고독사할 리는 없다. 걷기는 나에게 운동이자 생활이다. 아침마다 동네 청량산에 오르는 게 큰 즐거움이다. 걸어서 4,50분 거리에 있는 학원도 날씨만 좋으면 걸어서 출퇴근한다. 생각하기는 걷기에 수반된다. 많이 걸으면 생각도 많아진다. 읽기 또한 마찬가지다. 책을 읽는데 생각을 안 할 순 없다. 고명환 말처럼 읽기-걷기-생각하기는 '쓰기'에 비하면 쉽다. 하지만 쓰기가 없으면 그것들의 쓸모가 덜하다. 모든 것이 결국 '쓰기'로 완성된다. 


이기는 방법은 글쓰기다. 똑같은 시간을 투자했을 때 가장 강력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글쓰기다. 자본주의적으로 말하면 글쓰기가 가장 빨리, 가장 많이, 가장 확실하게 돈을 벌어준다.
『고전이 답했다』 3부 무엇을 행해야 하는가 p.238



10월 31일, 오늘은 10월이 끝나는 날이다. 나는 오늘 슬럼프와 무기력증을 끝내야겠다. 『고전이 답했다』를 읽고 며칠 걸으며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 쓰기로 완성한다. 이 책은 나에게 답했다. 지금 바로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1. 매일 쓰기 - 블로그와 브런치

2. 식단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 - 과식x, 절주, 건강한 요리, 규칙적인 식사, 남편과 산책, 무리하지 않는 헬스장 운동, 생활 속 요가와 스트레칭

3. 질문하며 읽기 - 나에게 필요한 책 선정 →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한 정독 → 쓰기로 완성

4. 논술 수업 - 내 수업만의 차별화 고민, 효율적인 수업 준비, 수업 자료 데이터화, 수강생 관리


다 적고 보니 굉장히 많은 일을 해야할 것 같지만 1번을 지키고자 하면 다른 것들은 서서히 따라오게 될 것이다. '매일 쓰기'를 해봐서 아는데 매일 나를 기록하기 위해서는 매일의 내가 괜찮은 사람이어야 한다. 아니, 적어도 괜찮은 하루를 살기 위해 애쓰는 사람일 수는 있다. 오늘부터 '매일 쓰는 사람'이 된다면 나는 쓰기 위해 덜 먹고 덜 마실 것이고, 가벼운 운동으로 맑은 정신을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이며, 쓰기의 소재를 얻기 위해 더 꼼꼼히 책을 읽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쌓인 좋은 에너지를 논술 시간에 아이들에게 전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글을 썼으니 이제 산책을 나가야겠다. 내가 좋아하는 김소연의 '잊혀진 계절'을 들으며 10월의 마지막 날을 기념해야지. 그리고 오늘 밤 나는 기분좋게 수업을 끝내고 내일 11월 1일을 기대하며 편안히 잠들 수 있을 것이다. 내일 아침 나는 무엇을 쓰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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