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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미숙 Apr 21. 2020

내 아이 자산관리가 필요한 이유

내 아이 자산관리 바이블

자본주의의 개념이 비교적 늦게 도입된 우리나라에서는 돈을 하나의 가치로 추구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늘 주식창에 정신을 빼앗기고 돈을 버는 데만 혈안이 되는 것은 경계해야겠지만, 분명한 것은 돈이 없다면 불편한 삶을 살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삶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부모님들은 돈을 잘 버는 아이로 키우기보다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우기에 급급합니다.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는 아이로 키우기보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아이로 키우는 데 열중합니다. 결국, 끊임없이 다른 집 아이와 비교하고, 매월 터무니없는 사교육비를 지출하느라 모든 돈을 쏟아붓습니다.

(사진출처.아시아경제)


자신들의 노후자금을 마련한다거나 아이의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는 것은 자산가들의 특권이라고 치부하기도 하죠. 이제부터라도 돈이 인생을 행복하고 편안하게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가치라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은행에서 근무하다 보면 정성스레 아이 이름을 새긴 도장을 가져와서 통장을 만드는 엄마, 아빠를 종종 만납니다. 아이들의 미래를 일찍부터 준비하는 부모님들을 보고 있으면 제 마음 또한 든든해지는 기분입니다. 아이의 첫 통장을 만들러 온 부모님들의 은행 업무를 돕고 있으면 저 역시 더욱 조심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조심조심 도장에 인주를 묻혀, 아이의 첫 통장에 꾹 누르는 순간, 앞으로 그 통장에 아이의 어떤 이야기가 담길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많은 고객들을 만나보면 아이의 미래에 대한 계획과 기대감을 품는 것에 비해 정작 아이의 미래를 좌우할 돈 관리에 대해서는 잘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아이의 미래를 위한 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우리나라는 문화 특성상 아이의 미래 자산관리를 위한 좋은 기회들이 많습니다. 전통적으로 아이의 첫 생일에 주변 친지들이 금반지를 선물하기도 하고 축하금을 주기도 하죠.

(사진출처.한국표준금거래소)


이제 막 부모가 된 부부들은 첫 아이가 선물로 받은 금반지를 어떻게 해야 할지, 축하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합니다. 물론 최근에는 아이들을 위한 자산관리라는 개념이 많이 소개되어서 아이들 용돈을 아이 명의로 하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상품으로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듯합니다. 또 대부분 부족한 육아비용에 충당하거나 대출금을 갚는데 써버리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아이의 돈을 굳이 관리할 필요가 있는지 반문하는 분도 있습니다. 매월 생활비나 학원비로 들어가는 비용만으로도 벅찬데 아이 돈을 따로 모을 여력이 없다고도 하시죠.





아이의 첫 통장을 신규 가입하러 온 부모들을 돕다가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십여 년 전 첫 아이를 가졌을 때 아주 기쁘면서도 막막함이 앞섰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모든 것이 서툴고 두렵기만 한 그때,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고자 서점으로 달려가 책 한 권을 집어 들었습니다. 바로 ‘임신 · 출산 대백과’였습니다.


인생의 새로운 길에 접어든 저에게 임신 단계별 이정표를 일러준 그 책을 아이가 태어나는 그날까지 머리맡에 두고 읽곤 했습니다. 육아 카페에서 만나는 선배 엄마들의 한마디 한마디도 큰 도움이 되었지만, 열 달이라는 길고도 불안한 시간을 오롯이 혼자 힘으로 지탱하도록 도와준 것은 바로 한 권의 책이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모든 고생이 끝인 줄 알았지만, 더욱 큰 현실적인 두려움이 엄습해왔습니다. 아이는 어딘가 불편한 듯 자주 울었고, 저는 그런 아이가 걱정되었습니다. 목젖을 내보이며 서럽게 울어대는 아이가 왜 우는지, 어디가 아픈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었죠.


그때 소아과를 가지 않고도 집에서 간단하게 응급 처치 정도는 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책 한 권을 추천받았습니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누구나 한 권씩 가지고 있다는 ‘삐뽀삐뽀 119’였습니다. 초보 엄마를 능숙한 육아맘으로 이끄는 이정표와도 같았던 그 책을 통해 우왕좌왕하던 날은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새로운 가족 구성원을 맞이하고 아이들이 점점 커갈수록 부모로서 아이에 관해 알아야 할 것도, 대비해야 할 것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가 함께 읽어야 할 책 중 아주 중요한 한 가지 주제가 빠져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돈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임신 · 출산 대백과’나 ‘삐뽀삐뽀 119’처럼 항상 옆에 끼고 다니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아이 돈에 관한 책 한 권 정도는 책꽂이에 꽂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서점에서 아이들 자산관리에 관한 서적을 찾아봤지만 대부분 여유 있는 자산가들에게나 해당되는 증여 · 상속에 관한 이야기들뿐이었습니다. 보통의 엄마, 아빠가 알아야 할 아이들의 돈 관리에 관한 책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도 우리나라 월평균 가구소득은 439만 원이라고 합니다.

그중 아이들의 사교육비로 들어가는 비용이 한 명당 작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에 이르기도 합니다. 아이 학원비를 마련하느라 부모는 노후자금을 쌓을 여력도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또 생업에 종사하는 분들은 은행을 방문할 시간도 없고, 모처럼 마음먹고 방문한 은행 창구에서도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누기 힘듭니다.


아이들의 자산관리에 누구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있지만, 쉽고 빠르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부모님들을 위해 나침반 같은 책 한 권 정도는 있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기획했습니다.


평소 일 하느라 바빠서 제대로 상담받지 못했던 돈에 관한 이야기, 늘 궁금했지만 누구도 자세히 알려주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왜 아이의 이름으로 돈을 모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다루었습니다. 무엇보다 돈의 노예가 되기보다 주도적으로 돈을 이끌 수 있는 아이가 되기 위한 지혜들을 담고자 했습니다.


이제부터 아이의 돈 관리라는 주제로 긴 여정을 함께하고자 합니다. 여행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중에 ‘트립(trip)’은 짧게 다녀오는 여행을, ‘저니(journey)’는 길게 떠나는 여행을 말합니다. 당장 다음 달 학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이들의 간식비를 마련하기 위해 돈을 모았던 것이 트립과 같은 짧은 여행이었다면, 지금부터는 아이를 위한 미래 자산관리를 위한 긴 여정을 떠나야 할 시간입니다.


모든 아이들은 자산가가 될 수 있는 씨앗을 품고 있으며, 반복된 습관과 훈련을 통해 그 싹을 성공적으로 싹 틔울 겁니다. 부모님의 현명한 자산관리를 통해 우리 아이들은 누구보다 똑똑한 금융지식을 갖춘 아이들로 거듭날 것입니다. 지금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나침반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사진. mirror.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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