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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향관 Sep 18. 2019

취향관 3rd Group Exhibition

LOST & FOUND


� Director’s Note


"여행을 떠난다"는 말은 사실적으로나 문법적으로나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참으로 강박적인 말이다. 항상 '열심히 사는' 우리들에게 안그래도 가장 미래지향적으로 지어진 공항은 잠시나마 탙출구이곤 한다. 그리고 드디어 여행지에 도착해서는 최대한 떠낭기 전의 '일상'과 자신을 분리시키고 여행자로서의 '비일상'을 누리기 위해 ㄴ력한다. 최선을 다해 놀거나 쉰다. 그러다 보면 전리품과 같은 기념품도 제법 늘어나고 그고에서의 멋진 경험들도 이미 나에게 힐링이나 어떤 삶의 보탬으로 흡수되는 것을 느낀다. 어려서는 세계를 보는 시야도 분명 넓어지고, 점차 그 넓은 세계에 적응해가는 자신을 좀 더 주체적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그것만으로도 여행은 제법 건강한 어떤 것이다.


한편으로는 여행에서 돌아와 그곳에서 가져온 기억과 물건들이 조금씩 퇴색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어쩔 수 없는 것들이 말 그대로 어쩔 수 없이 '잃어가는' 것이 된다. 그러므로 취향관 멤버들이 준비한 세 번째 그룹전인 이번 LOST & FOUND전은, 1층이 도착층이고 2층이 출발층인 공한을 단순히 재현하는 차원이 아니라, 공항과 달리 바로 2층으로 들어갈 수 없는 구조를 통해 우리가 공항에서 익숙하게 해온 생각의 순서를 뒤집어본다는 데에서 의미가 있다.


따라서 우리는 '비일상'으로서의 여행지를 추억하고 전시하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그 속에서 사실은 우리가 오랫동안 버리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생각들이 무엇이었는가를 소생시키는 전시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감히 말해보려고 한다. '자발적 분실'을 위해 어떤 것들은 과감히 작품의 소재로 찢어지고 섞여져야만 했다. '기념품'이라는 확고한 이름으로 자신의 공간 어딘가에 보관되어 있던 것들은 역설적으로 공공의 영역에 버려짐으로써 비로소 기념의 기능을 넘어서는 오랜 생각의 영역으로 진입하거나, 적어도 건드려질 수 있었다. 독립적으로 보이는 것들의 물리적인 합으로서의 취향을 넘어 함께 해체되고 새롭게 뒤엉키는 과정으로 '여행'에 대한 대화는 화학적인 속성을 띤 취향을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궁극적으로는 '취향관'이라는 이 전시장 또한 서울의 어떤 비일상적 공간으로 기능하는 동시에, 그 안에서의 짧은 여행이 기존의 '떠나기 위한 여행'의 단절감을 벗어나 "우리는 여전히 여행 중"이라고 생각할 여유로운 마음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그럴 수 있다면 우리에게 분실은 이미 새로운 발견을 의미하며 여행에서의 도착은 그리 허무한 순간이 아닌, 새로운 출발으로 남을 것이다.



✔️ 기간 : 2019. 09.21 - 10. 05

Member only 2019.09.21-09.27

Public open 2019.09.28-10.05 

▫️ 화 - 일: 오후 4시 - 9시

▫️ 10/5(토): 12시-22시 OPEN


✔️ 장소 : 취향관,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월요일 휴관, 퍼블릭 오픈 기간에는 취향관이 모든 분들께 개방됩니다.)


https://www.project-chwihyang.com/

instagram.             @chwihyang.gwan 

Address.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 5길, 20(합정동)

Email.                     chwihyanggw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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