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님, 사귀자마자 첫날에 스킨십을 할 수 있는건가요? 지인의 소개로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해서 좋은 감정으로 만나고 있었는데 세번째 만남에 고백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서 그러자고 했는데 대뜸 손을 잡고, 사랑한다 말을 하고, 집앞에 바래다주더니 집안으로도 들어오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건 아닌것 같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알았다며 저를 끌어안더라고요... 원래 이런건가요...?; 사귀자마자 이러니 목적이 이런건가 싶고 혼란스러워요...
- O양
바닐라로맨스의 코맨트
O양의 질문에 대한 답은 "스킨십이든 뭐든 각자만의 속도가 있는 것이고 어느것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이다. 사귀자마자 손을 잡고 스킨십을 한다고 나쁜사람도 아니고, 빠른 스킨십을 불편해하는 사람도 지나치게 예민한것도 아니다. 각자만의 기준과 속도가 있는데 그게 안맞을 뿐이다.
다만 남자친구든 O양이든 둘다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남자친구의 경우에는 여자친구에 대한 관찰부족이 아쉽다. 소통의 기본은 관찰과 관심이다. 내게 아무리 당연한 일도 상대의 입장에서는 아닐 수 있다.
그렇기에 대화든 스킨십이든 내가 하고싶은것을 밀어 붙이는것 이전에 상대의 태도와 감정변화를 관찰하며 상대가 불편해한다면 이유를 따질것 없이 반발짝 물러나는것이 필수다.
남자친구의 입장에서 아무리 이성과의 스킨십이 편하고 자연스럽다 하더라도 여자친구의 입장에서는 아닐 수도 있다. 그러니 아무리 사소한 스킨십이라도 여자친구가 멈칫하거나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다면 자연스럽게 반발짝 물러나 충분한 대화를 통해 여자친구가 불안해하거나 걱정하지 않게 해주는 것이 맞다.
O양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남자친구가 스킨십 진도를 본인의 기준에서 좀 더 빠르게 진행한다고 다짜고짜 "나쁜남자는 아닐까?" 라는 부정적 선입견을 가져버리면 이후 남자친구의 모든 행동들이 여지없이 나쁜남자로만 보이지 않을까?
상대의 행동에 불편을 느낄땐 다짜고짜 내식대로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 되도록 가치중립적인 태도로 대화를 통해 그 의미를 알아가는 편이 낫다. 예를들어 "XX씨, 제가 좀 스킨십에 좀 보수적이라 갑자기 손을 잡으셔서 좀 놀랐어요"라고 말을 하면 괜찮지 않을까?
만약 정말 나쁜남자였다면 뭘 그런것 가지고 그러냐며 스킨십을 계속 밀어 붙일 것이고, 그게 아니라 오해였다면 O양에게 사과를 하고 한걸음 물러나 O양의 방식을 존중해줄거다.
바닐라로맨스의 처방
우리는 뭐든 각자의 방식이 있고 때론 나의 방식이 상대에게 불편을 끼칠수 있다. 그렇기에 무엇이든 나의 방식이 상대를 불편하게 하지는 않나 살피는 센스와 나를 불편하게 하는 상대의 방식에 되도록 가치중립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그러니 다음 데이트때 만나면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의 표정으로 남자친구에게 이렇게 말해줘라
"XX씨 제가 좀 스킨십에 보수적이라 저번에 XX씨가 손잡고 껴안았을때 번지점프하는 것처럼 놀라고 얼어버렸었어요. 앞으론 좀... 부탁드릴게요; 그렇다고 너무 멀리있진 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