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oooo Nov 14. 2022

[회사이야기] 내가 싫어하는 부류의 사람들

ESTJ의 회사생활

estj와 회사생활을 검색하니 나오는 평가를 메모장에 적어보았다.


1.문제가 발생되면 적극적으로 문제를 드러내고 해결하려는 편이다.

2.이 과정에서 상대뿐만이 아닌 나의 실수도 드러낼 수 있는 용기가 있으며 이에 대해 솔직하게 표현한다.

3.그러나 상대방의 실수를 채근하고 탓하며 곤경에 처하게 하려고 함이 아닌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게 해결하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이런 글을 찾아 내 성격에 대해 고찰해본것은 내가 회사생활을 잘못하고 있는 것인지 돌이켜보면서도 나의 행동에 대한 당위성을 찾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상대방의 피드백과 업무에 대한 질문을 본인에 대한 공격이라고 받아들이는 사람, 본인에 대한 객관적인 성찰없이 모든 것을 시스템 탓, 인수인계탓 하는 사람, 본인의 입장과 다른 사람한테는 본인의 불쾌한 감정을 그대로 날 것으로 표현하며 상대방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 등 그 외에도 빌런이라고 종합적으로 부를 수 있을만큼의 사람을 무려 3명이나 만나게 해준 2022년은 회사생활에 대한 증오와 인류애 증발을 가져온 한 해였다.


그리고 어느 날.

드디어 사건이 터지고야 말았다.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 속에서 얼굴이 시뻘개지는 그를 보고 내가 먼저 물었다.

"지금 싸우자고 이야기를 하는게 아닌데 왜 그런 표정을 지으세요?"

그러자 그는 얼굴이 홍당무처럼 시뻘개지며 내가 본인을 채근했고 사람의 말이 아다르고 어 다른건데 왜 말을 그렇게 하냐고 외쳤다.


본인이 실수한 상황에서 그는 얼마나 더 많은 배려와 본인에 대한 포용을 바랬던걸까?

난 그정도면 예의는 차리고 사실에만 집중해 물었다고 생각했는데^^;;;;;;

소리지르는 그 빌런의 모습은 사실 한심하게만 보였을 뿐.. 나에게 어떤 반성도 느끼게 할 순 없었다.


우선 나는 그 사람에게 그 사람이 잘해오던 업무를 헤집어서 실수를 잡아낸 것이 아닌 인계를 받으며 당연히 대신 업무를 진행해야하는 사람으로서 응당 물어봤어야하고 확인해야하는 것들을 물어보았다. 

사실을 가지고 물어봤을 때 그것을 본인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상대방이 본인의 잘못을 캐집어내려고 한다고 느끼는 것은 그 사람의 좁은 시각과 마음때문이 아닌가?


나는 절대로 무례하게 말하지 않았으며 비꼬지도 않았고 그 사실과 문제만을 다뤘다.

하지만 그는 항상 문제를 대처하는 방식과 반응이 방어적이였으며 본인에 대한 피드백을 공격이라고 받아들이는 유아적인 사람이였다. 뭐만 질문하면 "아 이거 하려고 했어요" "아 할꺼에요." "그거 하려고했어요" 이런식으로 방어적으로만 반응하는 사람.  


담당자인 본인이 제대로 인수인계조차 못하는 상황에 대한 성찰은 전혀 없었고 억울함만 있었던 그는

"아이고..선생님 너무 고생 많으셨네요.. 이런 저런것들이 해결되지 않았지만..뭐 어떻게 넘어가겠죠ㅎㅎ그동안 수고하셨고 잘 가세요 제가 알아서 할께요ㅎㅎ이정도 하신 것도 훌륭하죠.. 수고 많으셨습니다^^" 라고

말하는 동료가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퇴사자만 있고 담당자가 부재할 상황', 그리고 '정리되지 않은 사업'을 앞에 두고 그 사람의 감정만을 고려하기엔 나에겐 사업 정리가 우선적으로 중요했다.

무려 퇴사 바로 전 날 인수인계를 주면서 이렇게나 정리가 안되어있다고?


 그의 구겨진 표정과 한숨 푹푹 쉬는 모습, 대꾸도 하지 않고 기분 나쁜 티를 날 것으로 내는 홍당무빌런.


배려를 받고 싶다면 상대방을 먼저 배려하면 된다.

퇴사자가 업무를 정확히 인계를 해주지 않는 것은 배려없는 행동이 아니고

본인에게 사근사근 표현하지 못하는것은 배려없는 행동이라는게 그의 논리인가.

오히려 그런 상황에서 본인에 대한 배려만을 바란다면 나의 수고를 더 요구하는 이기적인 행동 아닌가? 


사실 그간 사회생활을 짧게나마 해오며 맡은 업무만 해오고 모르는 것을 질문하던 막내 신규직원에서 조금씩 다른 사람들의 업무를 봐주며 확인해야하는 단계에 온 지금 시점에서 직장 내 관계를 위해 나의 본래의 성향과 불같은 이 성격을 조금씩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곤 있었다.


문제해결이 중요해도, 사실확인과 과정이 중요해도 그 과정속에서 동료의 감정을 간과하지는 말아야겠다고.

스스로 그 사람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해보고 내가 마음대로 그 사람을 판단하지 말고 이해해보자고.


그랬더니 미워하고 싫어했던 사람들의 나름대로의 노력이 보이고, 열정이 보였다. 그래서 한결 관계가 편한 마음이였는데 이틀간의 연차 이후 출근한 그 날. 그리고 빌런의 퇴사 전 날, 이렇게 머리 아픈 일이 생겨버렸다.


사실 아직도 내가 느끼던 각성과 각오를 빌어 그 빌런한테 이해의 틈을 조금이나마 내어주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 자기성찰 되지 않고 오로지 타인에게 관용과 따뜻한 배려만을 바라는 사람은 너무나 무책임하고 더더욱이나 나랑은 결이 맞지 않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앞으로도 수많은 사람들을 만날테고 그 속에는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을텐데 그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나는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 것이며 어떻게 업무를 해나가야하는지 많은 지혜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가장 간단한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