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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Bd Mar 04. 2024

[나의 이야기] 죽음을 무서워했던 아이

죽음이란 무엇인가요? 


7살 때였다. 

TV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해골을 처음 본 날, 그날 나는 사람이 죽으면 해골이 된다는 사실을 영상으로 적나라하게 직면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나는 '사람이 죽으면 해골이 된다->나도 죽으면 해골이 된다->언젠가 나는 반드시 죽는다->언젠가 나는 반드시 해골이 된다->지금 보는 내 세상이 언젠가는 반드시 끝난다'라는 생각에 죽음에 대한 불안이 매우 컸고 위와 같은 사고 회로가 점점 증폭되며 죽음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안 쉬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지금 와 생각해 보니 이게 공황증세구나 싶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죽음을 두려워했지만 점점 성장하며 자연스레 현실 속에서 직접 주변인들과의 이별을 마주하게 되니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덜어졌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 죽음이고

언제 주어질지 모르는 죽음 대신 이미 주어진 삶에 더 마음을 쓰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서일까 


나는 언젠가부터 "내일 죽어도 아쉬울 게 없어"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할 정도로 죽음이 두렵지 않다. 

다만, 세상에 즐거운 게 얼마나 많고 누릴 것이 얼마나 많은데 아직 죽음을 맞이하고 싶지 않을 뿐.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가 그랬다고 한다. 

우주의 나이로 보았을 때 인간은 눈 깜짝할 시간에 생명이라는 특별한 상태로 있다가 죽음이라는 자연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이렇게 생각하면 죽음의 상태가 당연한 것이고 삶이라는 것이 특별하게 잠깐 주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어진 삶 동안, 짧고도 긴 이 생을 무엇으로 채우고 싶은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고 싶은지 사는 동안 끊임없이 고민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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