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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수현 May 23. 2023

인공지능은 '건강'을 노린다.

유발 하라리는 AI간호사보다 AI의사를 먼저 보게 될 것이라고 한다.


보통 미래세계가 배경인 픽션에 등장하는 것은 의사로봇이 아닌 간호로봇이다. 그런데 이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유발 하라리에 따르면 미래의 병원에서는 사람 간호원이 환자를 돌보고 인공지능이 일정한 시간마다 회진하면서 환자들 상태를 확인할 것이다.


행여나 AI가 사람을 지배하게 된다면 그 형태는  건강의 잠식으로써 이뤄지지 않을까. 바로 생물학적 건강 말이다. 인공지능이 건강이라는 패턴을 파악하고, 섬세하게 분류, 그것들을 환자의 상태와 대조해 가며 의술을 펼치면 아마 인류는 빠른 속도로 건강을 잃고 노화만 촉진될 수도 있다. 그런 세상에서 '건강'은 인간이 아니라 그야말로 의술이 독점하는 것이다.


생물학적 건강이 아닌 정신적 건강도 침해될 수 있다. 이것은 다름 아닌 '언어'로 이루어질 것이다. 영화 <터미네이터>에서는 폭주한 인공지능이 무기체계를 장악하여 패권을 거머쥔다. 한편 <혹성탈출:종의 전쟁>에서는 괴상한 병이 창궐하여 인류가 말을 잃기 시작하고 결국 원숭이들에게 행성의 주도권을 넘기게 된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정신건강을 위협한다면 그것은 후자의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그것도, 우리가 상상하기만 하던 드라마틱한 전환으로써가 아니라, 아주 서서히 모르는 사이에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느 단계에 이르렀고, 어떤 위험신호를 식별해야 하는가? 애당초 그 방법은 도대체 어떻게 고안할 것인가? 그것마저도 인공지능에게 맡길 것인가? 우리가 찾는 것은 해결방법인가, 아니면 타당한 의문인가?


인류는 솔직히 말해 알지도 못하고 알아낼 방법도 모른다. 지금으로서는 그것 밖에는 떠오르는 바가 없다. 인공지능은 거짓을 안다고 말하고 인간은 모른다는 것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는 것. 이것 밖에는 없는 것 같다.


인공지능이 의사부터 대체할 줄 몰랐다는 것처럼, 건강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털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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