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년 뒤 우리는 어디에서 일하고 있을까?
앞으로는 ‘유명한 기업’이 아닌 ‘가치를 가진 개인’들이 커뮤니티를 이루어 세상을 움직일 것이다. 그런 움직임은 진작에 시작되었다. 그만큼 실력이나 매력을 가진 개인의 파워가 중요해졌고, 직장은 나의 가치를 대변해주지 못한다. 요즘 MZ세대는 직장을 통해 나를 설명하는 것을 거부하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곳을 끊임없이 찾아다닌다. 이는 한국만이 아니라 미국도 보이는 공통된 현상이라 한다.
(시사기획 창 MZ, 회사를 떠나다 참조. 하단 영상 링크 공유**)
나라는 사람이 누구이고 어떤 ‘업’에 전문성을 가지며, 어떤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지 스스로 설명해야 하는 시대.
이 글을 읽는 우리는 미래를 기대하는가, 아니면 두려워하는가?
사람들은 일자리가 없어서 일을 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시대에 맞춰 일할 능력이 없어서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것이다.
-사피엔스 저자 유발 하라리-
최근 일을 하면서 한 가지 고민에 빠졌다.
내가 현재 맡은 업무는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되는 일이기 때문에, 주어진 기준에 따라 정확한 평가를 해야 한다.
기준에 대해 제대로 된 이해가 부족하거나 해석을 잘못할 경우,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많은 공부를 해야 한다. 정기적으로 제공되는 업무 관련 강의도 의무로 들어야 하고, 정보보안 교육도 철저히 받는다.
그러다가 문득 외국에는 관련 제도가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미래엔 어떻게 이루어질지가 궁금해졌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것들을 벤치마킹할 때도 많기 때문에 비슷한 제도나 사례들을 알아두면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 거다. 물론 구글에서 외국 자료는 얼마든지 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주로 논문 속에 등장하는 자료는 꽤 이전 자료들이 많아 시의성이 적절하지 않을 때도 있고(실은 영어가 안 돼서. 쩝.) 책상에 앉아 연구하신 분들의 의견일 가능성이 높았다. 연구자들의 통찰도 너무 감사하고 중요하지만, 나는 엄밀히 말하면 현장에서 직접 나와 같은 일을 하는 경력자의 이야기가 필요했다. (예전에 공무원 일을 할 때도 정책을 만든 사람들과, 실제 현장에서 민원인들을 만나는 이들과의 괴리가 커서 힘들었던 경험을 선배들에게 들은 적이 있다.) 한참을 찾던 중에 전문가 한 명이 크몽이라는 플랫폼에서 활동 중이라는 소식을 알게 되어 처음으로 그곳에 가입하게 되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알겠지만, 크몽은 프리랜서들을 연결해주는 국내 플랫폼이다. 비슷한 형태로 미국의 업 워크가 있다. 업 워크도 전 세계 프리랜서들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나는 실제로 수년 전부터 미국 주식 중 테슬라와 함께 '업 워크'라는 종목을 가지고 있다. 향후 주요 고용 형태가 디지털 프리랜서들의 ‘필요’에 따른 '일시적''동시-다발적'(한 개인이 여러 기업에 동시에 속하는) 고용이라면, 이런 상황 속에서 이들을 연결해 줄 플랫폼들이 발달하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 라는 게 당시의 생각이었다.
가입 후 검색을 해보니 전문가 등록을 해놓은 수많은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고용주와 프리랜서들이 서로의 니즈에 맞춰 빠르게 매치되고 그 후기들을 남겨놓았더라. 크몽은 전자책 파는 사이트라는 인식이 강해서 나랑 상관없는 곳이라 여겼던 나의 편견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타국에 살고 있는 경력자와 시간을 잡아 상담을 했다. 그 나라에서는 내 업무가 민간 경력직이 일시적 고용의 형태로 기간을 두고 하는 일이라 나와는 약간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큰 도움이 되었다. 내가 혼자 시행착오를 하며 구글을 뒤졌으면 며칠이 꼬박 걸렸을 자료들과 실시간 현지 반응, 일선에서 일하며 가지게 되는 어려움과 고민 등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플랫폼에 전문가로 등록하려는 사람들이 망설이는 이유는, 일단 자신은 별로 대단할 게 없어서 해줄 이야기가 없다는 이유가 큰 것 같다(우리나라는 특히 겸손 문화에서 자라 자기 능력을 드러내는 데 인색하다. Z세대는 또 다른 것 같긴 하지만). 게다가 이미 자기가 일하고자 하는 분야를 먼저 선점한 전문가들이 너무 많아서 자신이 설 자리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자기 자신'에 갇힌 생각에 매몰되어 한 가지 놓치는 것이 있다. 내가 당장 얼마를 벌 수 있을 것인가가 이러한 플랫폼을 이용할 때의 유일한 가치가 아니라는 거다.
더 중요한 건 다음의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내가 가진 능력이나 정보의 가치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
(나는 실제로 콘텐츠 소비자에서 벗어나 생산자로 활동하면서 시야가 넓어지고 삶의 태도가 달라졌다. 그전까지는 이렇게 평범한 내가 뭘 할 수 있겠어, 자격증이나 따야지,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두 번째는, 이런 플랫폼에 전문가로 등록을 해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자기 전문 분야의 더 많은 정보'가 자신에게 모이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거다. 이번에 상담을 하면서 나는 내가 돈을 냈지만, 반대로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는 제도와 함께 그분에게 도움이 될만한 정보들을 반대로 많이 알려드렸다.(물론 회사 자료는 절대 공유하지 않는다. 나는 정보보안교육을 철저히 받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다음 상담을 할 때 나의 이야기가 도움이 될 거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이로써 나와 그 상담사 외에, 그 전문가에게 상담받을 다른 이들까지. 우리는 모두 연결되고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인연이라는 건 결코 한 번에 툭 끊기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계속 선순환이 되다 보면 결국 나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친다. 결국 모든 행복한 경험과 기회는 ‘사람’으로부터 오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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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나 역시 이 플랫폼에 전문가로 등록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다만 나는 공공 노동자의 삶을 택했고 그 책임이 우선이기에, 일단 회사 일부터 열심히 해야 한다. 또한 아직 내 업에서 5년밖에 경력이 되지 않으니 '더 큰 가치'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실력을 기르는 일도 중요하다.
그렇게 현 위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도전들을 계속 쌓아나갈 것이다.
브런치에 글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것도 타인들의 의견을 듣고 내 생각을 나누며 큰 공부가 된다.
여기저기에서 '이렇게 쉽게 N 잡러 가 되었어요''나는 부수입으로 월천을 벌어요.'라는 광고가 나오는 통에
나 빼고는 다 돈 버는 것 같은 세상이다.
이런 모습들에 솔직히 말하면 조급해질 때도 있다.
내가 시대에 못 따라가고 있나? 뒤처지고 있나? 잘못 산 건가?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나의 중심을 다잡고 내가 지금 쌓아오고 있는 것들을 우직하게 지속해나가야겠다고
다짐한다. 우리 인생 500세 시대인데, 나의 가치를 찾고 만들어가기엔 충분한 시간이 있지 않은가.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정년보장이 되든 안 되든
당신이 지금 회사에서
얼마나 인정받고 있든 아니든
우리는 결국 언젠간 결국 프리랜서란 이름으로
자기 고용을 책임져야 할 것이다.
#프리랜서 #크몽 #전문가 #미래를차근차근대비하자
**출처: 시사기획 창 MZ, 회사를 떠나다 https://youtu.be/c9AkUwV2kA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