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다가 겪은 맴찢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경험일 것입니다. 마음속으로는 자책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왜 자꾸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게 되는 걸까요? 어쩌면 그것이 자신과의 약속인 탓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타인과의 약속에는 신뢰나 체면이라는 인질이 붙잡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타인과의 약속은 어떻게든 지키려 노력합니다. 반면 자신과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더라도 희생될 인질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 쉽습니다. 그러고 보면 스스로를 자책하기 쉬운 것도 당연한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을 좋게 볼 수는 없잖아요? 설령 그 사람이 자기 자신이라고 할지라도 말이에요.
그럼 어떻게 해야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셀프 벌칙 같은 인질을 만들어서라도 비참하게 약속을 지켜야 하는 하는 걸까요? 여기 심리학자 조던 피터슨이 '보이지 않는 고릴라'라는 실험을 통해비교하는 습관을 해치우는 법을 알려줍니다.
본 콘텐츠의 아이디어는 책 '12가지 인생의 법칙'을 참고하였습니다.
우리 눈에는 보기로 결정한 것들만 보인다.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 - 학창 시절에 과학 선생님이 틀어준 기억이 나지 않나요?ㅎㅎ
위 실험의 의도를 아시는 분은 그냥 넘어가시고, 처음 보신 다면 아래의 링크를 참고해보세요 :)
실험 출처 - 대니얼 사이먼스 '지속적인 부주의에 의한 맹시'("sustained inattentional blindness", Daniel James Simons)
실험이 알려주는 사실은 아주 간단합니다. 우리의 뇌는 뭔가에 집중하기로 결정하면 그 대상만 인식하고 다른 것은 볼 수 없는 상태가 된다는 거예요. 농구공의 패스 횟수에 집중하다 보니 가운데를 질러가는 고릴라를 인식조차 할 수도 없었던 것처럼 말이죠. 피터슨은 이 효과 덕분에 우리가 복잡한 세상을 견뎌낼 수 있다고도 말합니다. 아무리 나쁜 기억도 뭔가에 집중하는 동안은 희미해지니까요.
일러스트 출처 - 동아 사이언스, 장현경
사실 우리는 이 효과를 이미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각자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죠. 대부분의 사람이 어릴 때는 고릴라 실험 영상을 보고 '우와~신기하다'라며 호기심을 견디지 못해 제자리에서 방방 뛸 수 있었지만, 성인이 되어서는 제자리를 방방 뛸 만큼 견디기 어려운 스트레스를 잠재우기 위해서 뭔가에 집중하는 방법을 쓰곤 합니다. 그 방법은 밤샘 게임이 될 수도 있고, 워커 홀릭이 되거나, 낯선 사람과 뜨거운 밤(?)을 보내는 것일 수도 있죠. 하지만, 이런 방법들은 게임용어로 표현해보면 사용하는 동안만 효과를 보는 액티브(active) 스킬입니다. 효과는 좋지만 지속되는 시간이 정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쿨타임이라는 사용 제한시간도 있죠. 솔직히 말해건강한 방법도 아닙니다. 반면 상시 지속될 뿐만 아니라, 인생을 더 환하게 만들어주는 패시브(passive) 스킬도 존재해요. 그건 바로 목표의 성격을 바꾸는 일입니다.
위기에 빠졌을 때가 문제다. 삶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그동안 보지 못했던 고릴라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오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처럼 쌓인다. -조던 피터슨
우리가 설정하는 목표의 성격은 대체로 도피형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도피형 목표는 '~하면 안 된다', '~가 나쁘다'라는 식의 부정적인 동기부여에 뿌리를 두죠. 심지어 따로 목표를 설정한 적이 없더라도 무의식적으로 도피형 목표를 가지기 쉽습니다.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할까 봐 취직을 하려 하고, 취직을 못할까 봐 영어에 목을 매는 것은 남 이야기가 아니잖아요? 그만큼'온갖 부정적인 상황들'에 주의력이 노출되기 쉬운곳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두려움에 침식되고, 부정적인 상황들을 피하는 것을 목표로 삼을 일이 정말 많아졌습니다.
당연히도 그 두려움에는 타인과 비교했을 때 초라해지는 자신의 모습도 포함됩니다. 즉, 우리가 가지는 목표의 성격은 흔히 경쟁적인 성향을 가지기도 합니다.
절대 다른 사람한테 지면 안된다!
그렇기에 타인과 비교하는 습관에서 자유로워지려면 부정적인 상황에서 도망치려는 두려움부터내려놓아야합니다. 그러나그게 참 어려운 과제죠. 안타깝게도 우리의 유전자는 뭔가를 무작정 신경 쓰지 않겠다는 결심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파란색 비둘기를 절대로 떠올리지 마세요. - 코치 알버트
코치 알버트는 국내에서 심리기술코치로 활동하는 라이프 코치입니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영상에서 감정을 조절하고 싶을 때 절대 하면 안 되는 행동을 설명한 적이 있는데, 그가 짚은 행동은 바로 감정을 억누르려는 시도였습니다.알버트는 우리가 무언가를 의도적으로 떠올리지 않으려는 시도가 아무 의미 없다고 말합니다. 어떤 감정을 떠올리지 않으려는 시도 자체가 이미 그 감정을 떠올리게 만든다면서요.
그는 재미있는 입담으로 시청자들을 설득했는데, "파란색 비둘기를 절대로 상상하지 마세요"라는 한 마디로 모든 것을 설명했습니다. 이 말을 듣자마자 모든 시청자가 이미 트위터의 로고나 파란색 비둘기를 떠올려 버린 것이죠.
이 비유는 중요한 사실을 알려줍니다. 발표를 하기 전에 '절대 실수하면 안 돼!'라고 마음속으로 다짐할수록 오히려 불안감에 휘둘려 발표를 망쳐버리듯이, 우리가 나쁜 상황을 피하려고 할수록, 안 좋은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우리의 머릿속을 헤집어 놓는다는 것이죠. 결국 타인과 비교하지 않으려는 시도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역이용해보자
대신 우리는 이런 특성을 역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긍정적인 것에 집중하면, 반대로 부정적인 것들이머릿속에서 희미해지기 마련입니다. 즉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의미를 느낄만한 일에 집중하다 보면 다른 것들은 신경 쓰지 않을 만큼 사소한 일이 되어 버립니다. 왜냐하면 자기가 좋아하는 미래를 만들겠다는 결심이 당사자를 행복하면서도 바쁘도록 만들기 때문입니다.
당사자는 필요한 정보를 얻어야 하고, 이래저래 실패도 해야 하고, 실패를 분석하고 무엇을 바꿔서 다시 시도해볼지 고민도 해야 합니다. 그런 과정이 힘들겠지만, 그와 동시에몰입을 경험할 만큼 즐거워하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자신이 걷는 길이 명확해지고대중에 퍼져있는 사회적인 비교는 의미를 잃기 시작합니다. 결국 그가 매일 집중하는 곳은 밝은 면만 남게 되죠.
여러분, 지구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30% 줄이겠다는 목표를 가진 사람은사촌이 땅을 샀다는 소식을 듣고 망연자실할 수 있을까요? 자신만의 긍정적인 목표에 집중하는 것. 이것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는 패시브스킬입니다.
그럼 오늘부터 목표를 긍정적으로 바꿔보면 어떨까요?
-뚱뚱하기 싫어서 다이어트하는 게 아니라, 건강하고 싶어서 운동하고.
-굶어 죽을까 봐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돕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서 공부하고
-외로움을 달래려고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시간을 만들어줄 수 있기에 그 사람을 만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