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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king오킹 Apr 16. 2020

'삶 속에 늘 변수는 있다' #8

여행 가기 전 날씨가 무척 걱정되었어요.


 제가 여행 간 시기가 10월 말이어서 여행 짐을 싸기 좀 애매했죠.

더울지 추울지 가늠이 안되더군요.

보통 우리나라보다 3~4도 이상은 따뜻할 거라고 해서 가볍게 옷을 쌌는데 예상보다 바람이 너무 불었어요.

'첫날이니 기분 좀 낼 겸 산뜻하게 입고 나갈까?' 싶었는데

민박집을 나서는 순간 싸~~한 공기가 느껴졌어요. 뭐 아침이니까~싶었죠.

추운공기의 옷차림보다 한국에서 미리 신청해둔 가우디 투어를 놓칠까 봐 그냥 빠르게 나섰죠.

예쁘게 차려입은 옷차림 덕에 기분은 프레쉬 했지만, 가이드를 찾아가던 중 바람 폭풍으로 인간 동태가 되는 줄 알았어요.ㅋㅋ


제가 도착하니 10명쯤 되는 한국 여행객들이 계시더라고요.

모두들 간단한 자기소개 후 도보로 이용하게 되었죠.

일일 가이드님도 자기소개 후 이런 기상이변은 1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며, 오늘 구엘공원 투어는 취소되었다고 하셔서 카사 밀라, 카사 바트요만 구경하기 시작했어요. 가우디의 사랑이야기와 건축물들이 나오게 된 배경들을 듣고 있자니 황홀경에 빠지다가도 그놈의 바람 때문에 사진을 찍기도 버거웠어요. 한참을 그렇게 무리 지어 따라다니다가 카사 바트요에서는 가이드의 말이고 뭐고 바람에 들리지도 않고 해서 나무 뒤에서 바람을 등지고 서있자니, 여행 내내 이렇게 다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더라고요.


다들 지쳤던 게 보였는지 가이드는 바람을 피해 우린 맥도널드로 데려갔고 따뜻한 커피 한잔 들이켜고 나니 행복감이 밀려왔죠. 취소된 일정 덕에 옹기종기 보여 앉아 있다가 서로의 여행지에 대해 물어보고 답하고 생각지도 못하게 좋은 여행지에 관한 정보도 듣게 되었어요. 내내 혼자서 종종 따라다니다가 여행 온 사람들끼리 대화를 하게 되니 좀 머쓱함이 덜해지면서 점심 식사자리도 즐겁게 함께 할 수 있었죠. 이런게 변수에서 온 막간의 행복이랄까?.....


비록 바람은 너무 불어지만 예쁜 건축물들은 그 와중에도 찬란하게 아름다웠고요.

사람들과 나눈온기 덕인지  추웠던 기억보다도 그때 마셨던 커피와 이야기가 따뜻한 느낌으로 기억되네요.


아!

경량 패딩과 히트텍은 많이 껴입어도 코디를 망치지 않으니 꼭 챙기셔요~!.

유럽의 밤은 더 춥답니다.




https://www.instagram.com/breeze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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