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올 때 잠시 쉬어갈 줄도 아는 인생의 지혜, 매일 달리기 264일
매일 달린 지 264일이 지났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몸이 무거우나, 아프거나. 어떤 상황에서든 매일 달려냈습니다. 어떤 날은 눈이 펑펑 내려서 우산을 쓰고 눈을 맞으며 달리기를 했습니다. 또 다른 날에는 비가 주룩주룩 내려서 물웅덩이가 가득해 신발이 다 젖었습니다. 그래도 그저 달려야겠다는 마음뿐이었습니다.
달리기를 하는 건 하루 중 아침에 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아침부터 오늘 해야 할 루틴을 모두 끝내면 하루를 시작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집니다. 하지만 밤에 달리기를 하면, 점심이나 오후가 지나서도 나중에 무언가 해야 할 것이 남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되도록 아침에 달렸습니다.
하지만 여건이 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아침에 중요한 일이 있어 다른 일을 먼저 처리해야 하거나, 집이 아닌 외지에서 시간을 보내야 할 때면 루틴이 불안정해지기도 합니다. 가장 리스크가 큰 건 날씨입니다. 날씨가 좋지 않으면 시간이 있더라도 달려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오늘도 그랬습니다.
비가 폭포같이 내려서 왠지 달리기가 싫더라고요. 예전 같으면 무턱대고 달렸겠지만, 이제는 오늘만이 아닌, 내일도, 모레도, 그다음까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러닝화도 젖지 않게 잘 관리해야 하고, 건강 관리도 해야 더 오래 지속할 수 있으니까요.
이제는 비가 오는 날에는 일기예보부터 확인합니다. 아침에 비가 많이 오는데, 저녁이나 밤에 비가 그칠 예정이라면 달리기 루틴을 뒤로 미뤄 더욱 쾌적한 환경에서 달리기 위함입니다. 차선책을 택할 때도 있습니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이라면 차선책으로 비가 와도 우산을 쓰고 아침에 달립니다. 경험이 쌓여갈수록 상황별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알겠더라고요. 그래서 더욱 직접 겪어낸 인생의 경험이 중요한가 봅니다.
비가 올 때는 잠시 쉬어갈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36시간 뒤, 66일 뒤, 1년 뒤에도 인생을 살아내야 하니까요. 인생은 100m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이라는 사실을 가슴 깊이 기억해둡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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