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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르미르 Apr 01. 2024

있을 때 잘해야죠.

해피

"왜 이렇게 시끄러워?"


해피가 아버지로부터 발로 차였습니다.

퍽 소리가 나며 해피는 외마디 비명을 질렀습니다. 해피가 잠시 공중에 떴다가 해피의 잠자리에 떨어졌습니다. 이 모든 건 순식간에 일어났습니다.

해피를 차려는 모션을 취할 때 저는 소리밖에 못 질렀습니다. 해피에게서 제가 멀리  있었습니다.


"발로 차지마!"

 

그러나 제가 소리칠 때 이미 해피는 차였습니다. 저는 눈물이 핑돌며 저런 사람이 아버지라니 분노가 차오르고, 해피에게 미안했습니다. 해피를  안아서 제가 대신 사과를 했는데, 그때도 아버지는 계속 해피에게 짜증을 냈습니다.


"아씨 밤에 낑낑대서 잠을 하나도 못 잤잖아! 어휴."


자신이 폭력을 행사한 것은 정당하다는 표정, 자신이 피해를 봤으니 짜증이 난다는 말과 행동들...


른 해피를 안고 제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해피의 복부를 약손을 하며 말했습니다.

'해피야, 많이 놀라고 아팠지? 미안해. 못 지켜줘서.."


앞선 글 "이불 안이 최고!" 글에서 언급했듯 해피가 담요나 이불 안에 코로 들춰서 못 들어가면 낑낑댔습니다. 해피의 잠자리는 해피의 집과 해피의 담요가 있어, 2곳에서 잘 수 있었습니다. 해피가 이따금 담요에 못 들어가는 때는 밤에 볼일을 보고 다시 들어갈 때였습니다. 그날은 유독 잘 안되었나 봅니다. 저는 새벽에 곯아떨어져서 해피가 낑낑대는 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해피가 죽고 나서야, 저에게 아버지가 발로 찼던 거를 미안하다고 말하셨습니다. 저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생전에 잘했어야지, 죽고 나서 사과하면 쓸모도 없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인의 마음이 불편하니까 그 불편함을 없애고 싶어 저에게 해피에게 미안했다는 말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가까울수록 더 조심하고, 해서는 안 되는 말과 행동, 싫어하는 말과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압니다. 그런데 다 저질러놓고 당사자가 죽으니 그때서야 사과를 한다는 건 참 쓸데없는 일입니다.

살면서 잘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를 깨우치지 못하면 그 잘못한 것에 대한 화가 분명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있을 때 잘하고, 행동하기 전에 3초만 자신에게 물어보고 행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반려동물이 학대당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자신에게  3초만 묻는다면 자신의 분노나 상처, 짜증이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보다 약해 보이는 존재에게 폭력이나 폭언을 행사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됩니다. 혹여 이러한 일들을 목격하면 신고해 주세요. 관심만이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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