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으으응."
"낑 낑 끼끼"
이 소리는 해피가 배가 고프니 밥을 달라는 소리였습니다. 하루에 2번 밥을 주었는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오후 5시 즈음 이렇게 줬습니다.
같은 시간에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시계를 봐가면서 줬습니다. 그러나 해피의 배꼽시계는 점점 빨라졌습니다. 아침이면 해피가 낑낑댔습니다. 제 방 문이 열렸을 경우, 제 방으로 들어와서 낑낑대며 제 방을 이리 갔다 저리갔다를 반복했습니다. 잠시 저는 자다가 화장실을 가기 위해 문을 열고 나갔던 그 사이인데 말이죠. 새벽에 화장실을 가게 될 경우 해피가 깰까 봐 소리가 안 나게 방문을 열고 살금살금 다녀왔습니다.
오후 5시에 밥을 주는데, 3시대부터 해피는 밥 달라고 낑낑댔습니다.
"해피야, 아직 5시 되려면 멀었어."
이 말을 하면 더 낑낑대기도 하고, 저를 향해 고개를 젖혀가며 짖었습니다. 이때의 해피는 저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주인아, 나 배고프다고 말하는데 왜 밥 안 줘! 빨리 줘!"
결국 5시에서 4시 반, 4시까지 시간을 앞당겼습니다. 계속해서 달라고 해피가 했는데, 그 모습이 목도 아플 것 같고 얼마나 배고프면 그럴까 싶어서 시간을 앞당겼습니다. 해피는 밥을 주면 바로 밥을 먹었습니다. 사료를 먹는 모습이 참 신나 보였습니다. 꼭꼭 씹어 먹는 소리와 해피의 만족스러운 표정이 기억에 남습니다. 하도 밥을 맛있게 먹으니 '그렇게 맛있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해피 사료를 제가 뺏어먹지는 않았습니다.
홈쇼핑에서 사료를 파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쇼핑호스트가 좋은 성분으로 만든 사료이니 사람이 먹어도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자신이 사료를 먹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와..진짜 드셨네."
이 홈쇼핑을 보고 해피 사료 한 알만 먹어볼까라고 생각했다가 빠르게 접었습니다. 해피의 밥을 손대는 건 해피에게 해서는 안 되는 일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사료 한 알을 먹는 모습을 해피가 보면 밥을 뺏어 먹는다고 생각할 것 같았습니다.
5시에서 1시간이 앞당기니, 아침밥도 새벽부터 달라고 보챘습니다. 그래서 다시 늦추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해피의 성화에 이기지 못했습니다. 나중에는 낑낑대는 것을 멈추고 2m가 안 되는 거리에서 엎드려서 제가 움직이기를 바라며 쳐다보았습니다. 제가 할 일을 하다가 화장실이라도 가려고 일어서면 밥 주는 줄 알고 신나서 저에게 매달렸습니다. 그러나 화장실만 가고 밥을 안 주면 억울하다는 눈빛으로 고개를 젖혀가며 "나쁜 주인이야!"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으로 짖었습니다.
해피야, 하늘나라에서는 제때 밥 잘 먹고 있니? 거기서도 밥 달라고 얘기하고 있니? 잘 먹고 잘 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