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가 따로 없었습니다.
해피가 잠을 잘 때의 모습은 평화롭고 예뻤습니다. 새근새근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미소를 짓는 모습도 있었고, 고단했는지 이빨을 몇 개 드러내고 잘 때도 있었습니다. 배를 드러내고 잘 때도 있었습니다. 그 모습들을 바라만 봐도 좋았습니다. 어디선가 반려견들이 꿈을 주인과 놀았던 기억들로 꾼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어떤 꿈을 꿀까?'라는 생각을 하며 옆에 앉아서 잠시 보기도 했습니다. '나는 해피와 잘 놀아주고 있을까?, '해피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궁금했습니다.
반려견들을 키우다 보면 나이가 들수록 잠이 많아진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한해를 넘길수록 잠을 자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해피가 일어나 있는 시간이 점차 작아져서 더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백수일 때는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취업을 하면서부터는 함께 있는 시간이 적어져 퇴근 후에는 해피 옆에 있으려고 하고 쉬는 날에는 꼭 산책을 했습니다. 취업을 하니 해피에게 예쁜 옷과 장난감을 사주는 것이 늘어나서 좋았지만, 해피와의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해피도 함께 있는 시간이 적어지니 저를 반기는 정도가 좀 줄었습니다. 그래도 해피는 제 방에 깔아놓은 이불에 꼭 와주었습니다. 저보다 이불이 더 좋았겠지만 와서 잠시 자는 모습을 보는 것이 힐링이었습니다. 몸을 동그랗게 말아서 눈을 감고 자는 모습, 이불 안에 들어가려고 코를 이용하는 모습, 이불 안에 들어가서 자신이 편한 자리를 만들기 위해 발로 이불을 팡팡 펀치 하는 모습 등. 그 모든 순간이 행복이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해피의 모습들이 눈에 선해서 눈물이 조금 나네요. 천사 같던 해피가 정말 천사가 되었는데, 참 많이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