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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공학도 Aug 10. 2023

[글감] 나를 스스로 결정하는 사회

그것이 선진 사회가 아닐까

대학생이 아닌 스무 살이 사회 초입에 자연스레 배우게 되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자신이 대학을 가지 않은 이유를 최대한 그럴듯하게 설명하는 법이고 남은 하나는 '허허허허' 그 상황을 매끄럽게 넘어가게 도와줄 시원한 너털웃음을 짓는 방법이다. 대학생이 아닌 스무 살이 현재의 한국 사회로부터 받는 시선은 그리 평범하지 않다. 그들은 현 사회 구조 속에서 소수의 이방인이며, 뭔가 사정이 있을 듯한 사람들로 취급받는다. 언제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대학에 가고 그들은 소수의 이방인이 된 것일까 그리고 많은 대학생들 중에 자신이 '굳이' 대학을 선택한 이유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2009년 77.8%에 육박했던 대한민국의 대학 진학률은 그 후로 조금씩 감소하여 2016년에는 69.8%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아직도 고등학교 졸업자의 10명 중 7명이 대학에 입학하는 꼴로 다수의 선택은 대학을 향한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에게 대학은 당연한 것,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가야 하는 곳으로 별다른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졌다. 우리는 일종의 사회적 흐름 위에 있다. 파도의 물살을 거스르고 다른 길을 가기 위해서는 개인에게 주어질 책임을 감당할 용기가 필요한데, 지금의 사회가 주는 책임의 양은 한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무겁다.


자신이 왜 대학에 가는지에 대한 생각 없이 파도에 휩쓸려 주류를 따라 맹목적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두려움'에 기인한다. 첫 번째 두려움은 다수의 군중을 벗어나 다른 길을 택할 용기의 부재에서 생기는 심리적 두려움이고, 두 번째 두려움은 노동시장에 나가 일을 하고 받는 노동의 대가가 무형의 대학 졸업장의 유무로 인해 혹시나 차별을 받지는 않을지에 대한 잠재적인 두려움이다. 두 개의 두려움은 무엇이 선행하는지 순서를 분명히 할 수 없으며, 상호보완적으로 서로를 공고히 한다.


'두려움'은 기성세대의 '한'에서 생겨났다. 그것은 무형의 대학 졸업장이 있냐 없냐로 자신의 노동의 대가에 차별을 받은 기성세대의 억울함이 만든 '한'이었다. 차별의 이유는 그들 스스로를 납득시킬 만큼 합리적이지 못했고, 그 차별의 정도는 생각보다 너무 컸다. 그래서 그 억울함을 몸소 경험한 기성세대들은 그들의 자녀들에게 무슨 일을 하든 간에 대학은 가야 한다는 생각과 말을 반복적으로 전해주었고, 그렇게 우리는 맹목적으로 대학을 필수 요소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렇게 각 개인의 선택들은 모여 다수가 되어 사회적 흐름을 만들었고 감히 그 흐름을 벗어나려고 자는 소수의 이방인이 되었다.


나 또한 현재 그 파도의 위에 떠있다. 문득 파도 위에서 몇 가지 상상을 해본다. 개인이 납득할 수 있을만한 합리적인 기준으로 노동의 대가가 평가되고 또는 대가의 정도가 개인이 쉽게 감당 가능할만한 범위의 정도라면. 그래서 파도의 흐름을 거스르는 다양한 선택권들을 모두가 갖는다면 바다는 더 건강해질 것인가 아니면 역이 될 것인가. 두려움에 눈과 마음이 멀어 버리지 않고,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을 향해 자유롭게 헤엄치고, 또 어떻게 헤엄칠 것인가에 대해 까지도 개인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바다에서 바다의 파도는 이제 어느 곳을 향할 것 인가.

- 2017년 이맘때 썼던 글을 다듬어


#SCENE1

최근 인도 다큐를 봤다. 엄청난 경쟁률, IIT 입학은 출세의 보장이며, 신분의 상승이다. 그들은 미국으로 건너가 엔지니어로 일하며 결국 CEO가 되기도 하고,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나라에서 손꼽히는 부자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소수이고, 이를 위해 많은 이들이 이 시스템 안에서 경쟁한다.


#SCENE2

이번엔 독일의 경우를 보자. 마이스터 고등학교를 나와 일을 하고 있는 청년은 자동차 회사에서 일하며, 좋은 대우와 연봉을 받으며 일한다. 자신의 원하지 않는 공부를 굳이 하며 시간을 낭비할 이유가 없다. 공부가 좋은 사람은 공부를, 자동차 기계가 좋은 사람은 기계를 만지며, 의사가 되고 싶은 사람은 의대에 들어가 각자 자신의 방식대로 존중받으며 살아간다. 다른 사회적 이유는 크지 않아 보인다. 


#SCENE3

직접 두 사회를 경험하지 않고, 누군가의 창작물을 보고 느낀 바를 쓴 것이지만. 

결론은 자신의 길을 스스로의 욕망으로 결정하는 사회가 선진 사회가 아닐까 나는 생각한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어디쯤 와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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