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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자국 Jan 05. 2024

나만 결혼식이 하기 싫어?

남자 친구 예복 입히기 8

결혼식의 주인공은 신부이다.

하지만

나는 관종이긴 하지만 조용하고 자연스럽게 관심을 받는 걸 좋아하기에,

결혼식에서 남자친구와 공동 주인공을 하고 싶다.


워낙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는 남자친구여서, 

예복도 가장 마음에 들고 멋진 걸로 결정하게 해주고 싶었다.


예복에 대한 정보도 웨딩플래너 분께서 주셔서,편하게 결정할 수 있었는데,

선택지는 단 두 개.


막스옴므와 브링턴.


남자친구에게 선택지를 두 개 줬더니, 여러가지 검색해보더니 브링턴으로 가겠다고 했다.

나는 뭔가 막스옴므의 느낌이 좋긴 했지만, 입을 당사자의 의견이 더 중요하니까 함께 브링턴으로 갔다.

그리고 결론적으론 굉장히 만족스러운 방문이었다.


브링턴에서 예복 맞춤을 하면 스튜디오 촬영시에 두 벌을 빌려주는 서비스가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대부분의 예복점도 그렇다고 한다.)


스튜디오 촬영을 한 달 앞둔 상황이라, 예복을 빨리 구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브링턴은 방문 예약도 바로 잡을 수 있었다.(나는 드레스 투어 없이 한 업체를 결정했고, 결혼식 한 달 전에 가봉하기로 방문 예약 확정)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이 날 아침에 심각한 싸움을 하고

(원래는 예식장 시식 후에 예복점을 들르기로 하고 다 예약을 해두었는데, 그동안 결혼준비를 하면서 참고 쌓인 내 감정이 나가기 직전에 터져서 시식은 다음으로 미루어야 했다.)

서로를 어찌 저찌 잘 토닥여서 예복 방문 예약 시간에는 맞춰 방문을 할 수 있었다.

싸우면서 남자친구의 진심과 깊은 마음을 느껴서인지 잘 화해하고 좋은 기분으로 방문할 수 있었는데, 더욱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예복점이었다.


예복점의 분위기가 편안하면서도 고급스럽고 참 좋았다. 

남자라면 한 번쯤 방문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서 시댁과 우리 친정 가족도 같이 방문할 수 있도록 예약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복 맞춤 과정은 굉장히 세심하고 체계적이었다.

우선 담당 상담 실장님이 개인적으로 상담을 하면서, 예복의 원단부터 원하는 스타일 선택까지 맞춤 과정에 군더더기 없이 매끄럽게 잘 진행해주었다. 사소한 요청까지도 잘 들어주면서 맞춰주려하는 서비스가 마음에 들었다.


오랜시간 까다롭게 고를 줄 알았는데, 남자친구는 빠르게 마음에 드는 걸 잘 선택해나갔고, 

거기 계신 팀장님들이 착장을 하나하나 도와주시면서 핏을 잡아주는 전문가적 손길에 감탄이 나왔다.

남자인형 옷입히기 느낌이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고, 거의 정장을 입지 않는 남자 친구가 멋지게 정장을 갖춰입은 모습이 멋있어서 다시 연애 초기의 설렘을 느낄 수 있었다.


예복맞춤(영국원단)+수제화+각종 악세서리(넥타이, 나비넥타이 등)+스튜디오 사진용 정장 및 구두 렌탈 2벌까지 총 1,190,000원.


예복을 대여할 생각으로 간 내가 보기에 예산을 넘는 높은 금액이었지만, 

이 기회에 남자친구가 몸에 딱 맞춘 정장 한 벌 맞추면 고급스럽게 오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수선도 계속 받을 수 있어서 더욱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은근히 그 경험이 좋았는지, 남자친구가 기분 좋아 보여서 나도 기분이 좋았다.


영화 <킹스맨>을 보면 그렇게나 테일러들의 모습과 정장을 멋지게 갖춰 입은 모습이 전문적이고 멋져 보이더니, 직접 그런 곳을 가보니깐 더욱 멋지게 느껴졌다.

예복점에 남자친구와 화해하고 방문하길 정말 잘했고, 결혼식 덕분에 이런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게 감사하기까지 했다.

결혼식때문이 아니더라도, 남자라면 한 번쯤 경험하면 참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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