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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자국 Dec 28. 2023

나만 결혼식이 하기 싫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하게 나만의 결혼식을 하기 위한 나의 준비 1

난 여자지만, 

어렸을 때부터 결혼식을 하고 싶을 정도로 결혼식과 드레스가 멋져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결혼식에 대한 환상이 없었다.


성대한 결혼식보다는,

가끔 외국 영화를 보다 보면 

남녀 주인공이 서로를 진정으로 아끼는 마음을 가장 가깝고 소중한 사람들 앞에서 표현한 후, 

심플한 반지를 서로에게 껴주고 소박하게 가정의 시작을 알리면서  

박수를 받고 끝나는 그런 결혼식이 진실성이 느껴지고 멋져 보였다.


한국에서의 전형적인 결혼식인, 연봉 정도의 돈을 30분도 안 되는 시간에 다 써버리고, 

살다가 몇십 년 만에 처음 보는 친지들과, 거의 교류도 없고 친하지도 않은 여러 친구들 앞에서 박수받고 어색한 웃음을 짓고 또 식사를 하는 자리가 어딘지 불편하다고 하면 내가 이상한 건가.


그런 내가 반은 의무감에, 나머지 반은 그래도 남들 다하는 경험은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 

결혼식을 준비하기로 마음먹었다.


어느 날 문득 좋은 사람을 만났고, 멋진 나만의 가정을 이 사람과 창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보다 더 결혼식을 싫어하는 남자와 여러 고민과 우유부단한 결정과정을 겪어가며 결혼식을 해야 하나 하는 고민은 지금도 항상 든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보다 주변의 시선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 어쩔 수 없는 토종 한국인이라서 그런 걸까.


아직까지 결혼식을 하기 위해 준비한 건 별로 없지만, 

(신혼집을 구하고, 상견례를 먼저 했다.)

벌써 많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그냥 혼인신고만 하고 살까 하는 생각이 굴뚝같다.


하기는 싫지만 그래도 하고 나면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도록 

나만의 특별한 결혼식을 본격적으로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그 과정을 글로 남기기 위해 

컴퓨터를 켰다.

글이라도 남기면 좀 더 나에게 의미가 생길 것 같다.


아직은 무의미한 허례허식으로 느껴지는 결혼식을, 

나보다 더 그렇게 생각하는 남자를 만나 

어떻게 특별하고 좋은 추억으로 남길 수 있을 것인가 고민이다.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처음으로 한 건, 

'내가 원하는 느낌의 결혼식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1. 예산이 최소화된 결혼식(그래도 스드메 합쳐서 총 1000만 원 정도는 생각 중) 

굉장한 착각이었다. 예식장만 최소 예산으로 잡아도 1000만 원이 들었다.

결혼식에는 할 수 있는 최소한으로 예산을 잡고 싶었지만 준비를 하다 보니 

헤어, 메이크업, 드레스 등은 좀 금액이 나가도 마음에 드는 옵션에 꽂혀 예산보다 더 소비하게 된다. 

그리고 곳곳에 추가금이 숨어있다.


2. 가족, 친지, 친한 친구 1-2명 부르는 완전 스몰 웨딩(양가 총 100명 정도)

 나와 예비신랑 둘 다 하객이 생각보다 적게 올 거 같지는 않아서 100명은 초과될 거 같은데, 최대한 인원을 축소해서 결혼식을 하고 싶다. 아직 결혼식을 안 해서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다.


3. 답답하지 않고 특별한 장소 - 하우스 웨딩, 루프탑 웨딩, 레스토랑 웨딩 등

 제일 중요. 내 마음에 드는 곳들은 인기가 너무 많았다. 

 분위기 좋은 하우스 웨딩/ 스몰 웨딩인데도 대기가 거의 1년을 잡는다.

 비용도 거의 대규모 결혼식과 비슷하다.


4. 하고 싶은 시기는 특별히 없으나 살을 뺄 수 있는 여유로운 기간

 그럼 결혼식 못하는 거 아닌가


5. 음식이 맛있다.

 제일 중요. 그래도 친지분들 모시는 자린데, 음식을 맛있게 대접하는 느낌으로 하고 싶다.


6. 편안한 분위기

 드레스나 결혼식의 그 느낌만 해도 너무 답답하고 불편한데 식장까지 너무 답답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결혼식 내내 긴장을 너무 할 거 같다.

드레스 위로 승모근이 솟을 듯한 느낌.


7.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는 결혼식 - 재미가 있으면 좋겠다.

 근데 또 나한테 여러 가지 시키거나 관심이 너무 집중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웨딩 계획 및 실행(23/10/26 기준)

1. 가성비 스몰 웨딩 장소 추리기, 방문 예약 신청하기 

블로깅을 한 2시간 정도 하면서 정리 잘해주신 분들을 위주로 추린 장소들 목록:

마리앤코-서울역, 온즈드롬-도산, 트라디노이-강남

: 사실 친구가 소개해 준 스몰 웨딩 결혼식장도 아담하면서 하우스 웨딩 느낌에 가성비 좋다고 생각해서 예약하고 싶었으나, '결혼식은 싫어하지만, 하려면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곳에서 하고 싶어 하는' 예비 신랑의 까다로운 요구에 맞춰서 예약도 못하고 보류 상태이다. 

일단 방문할 예식장 목록 만들어서 잘 달래서 데려가는 수밖에 없다. 

신중한 남자 친구 말 들어서 그래도 크게 손해 볼 일은 없겠지.


2. '웨딩북' 어플 다운로드하기

: 식장 방문 예약하기 편리하대서 '신부야' 어플을 받으려 했으나, 어플 리뷰 읽다가 우회함. 


얼마 만에 다음 단계로 넘어갈진 모르겠지만, 내 마음속으로는 일단 이번주 토요일(10/28)에 

어떻게 해서라도 남자 친구를 이끌고 베뉴를 방문할 계획이기에 진행상황을 글로 정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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