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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body Sep 28. 2019

독일 와인 여행 2

코블렌츠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하자마자 밤 운전을 하기에는 좀 피곤하고 위험할 수도 있겠다 싶어서 공항에서 연결된 기차 편으로 바로 코블렌츠에 가기로 했다. 하룻밤 쉰 다음에 모젤 강 따라 와인 산지를 둘러봐도 늦지 않으니...


1일 차


역시 계획은 처음부터 약간씩은 어긋났다. 비행기는 제시간에 잘 도착했건만 남미에서 도착한 다른 항공편과 겹쳐서 입국장이 미어터졌다. 입국심사가 너무 오래 걸리는 바람에 기차 시간이 애매해져서 우버로 코블렌츠 숙소까지 갔다. 하지만 아우토반 속도 체험도 나쁘지는 않았다.



프랑크프루트에서 코블렌츠로 가는 길


숙소에 짐을 던져놓고 강가를 거닐다 느지막하게 식당인지 바의 야외 테이블에서 맥주와 소시지, 감자, 스테이크로 그다지 고프지도 않은 배들을 가득 채웠다. 커리부어스트가 좀 짠 것 말고는 다 아주 맛있었고 1인당 만원 좀 넘게 나왔다. 동양인이라고는 우리밖에 없는 듯한 동네에서 그렇게 첫 끼니와 잠을 해결했다.

모젤 강가 신책로



2일 차


빵성애자에게 독일은 천국이었다. 커피나 마시려고 나갔다가 빵집에서 동공 지진! 맛있어 보이는 빵이 너무 많은데 배와 시간은 한정돼 있으니 고르기 참 힘들었다.


커피가 진한 편은 아니라 한 잔 더...

자주 만나도 또 만나고 싶은 친구처럼 모젤 강은 아침에 다시 봐도 좋았다. 잔잔한 물결은 성질 급한 나를 느긋하게 만들어주는 효과도 있었다.


서쪽에서 흘러온 모젤 강


왼쪽은 모젤 강, 산 밑 오른쪽은 라인 강
빌헬름 1세


남동쪽으로부터 굽이굽이 흘러온 모젤 강이 도이체스 에크Deutsches Eck라고 하는 이 지점에서 라인 강과 합류한다. 어찌 보면 모젤 강이 소멸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근처에는 독일을 통일한 초대 황제 빌헬름 1세 기마상이 있다. 무인이자 프로이센의 왕이었던 그는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에서 승리하고 1871년에 독일의 황제가 되었다. 건너편에 있는 성은 유럽의 주요 요새 중 하나였다고 한다. 도이치 에크에서 성까지 케이블카로 갈 수도 있다.



뾰족하게 튀어나온 부분의 건너편이 요새로 사용되었던 코블렌츠 성


꽃집의 아침


소도시에 어울리는 예쁘고 작은 가게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문을 닫은 곳들이 많았다. 코블렌츠에서 하루 정도 머물러도 될 뻔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코블렌츠 성까지 올라가서 모젤 강과 라인 강이 뻗어 있는 장관을 보는 것도 좋았을 것 같다. 하지만 렌터카 예약 시간이 11시였기 때문에 10시부터 운행하는 케이블카는 포기했다.


독일에 하루 머무르며 느낀 점은 첫째, 매우 깨끗하고, 둘째, 사람들이 영어를 잘하고 예의 바르며, 셋째 시스템이 효율적이라 지나치게 오래 기다리거나 허탕 치는 일이 드물다는 것이었다. 돌이켜보니 독일에 가기 전부터 느꼈다. 일정 때문에 이메일을 보내면 대체로 답장을 빨리 받았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약속 시간보다 늦을 때가 많았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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