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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body Oct 01. 2019

독일 와인 여행 6

베른카스텔-쿠에스 모젤 와인축제


4일 차

모젤 와인축제 구경도 여행의 미션 중 하나였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어떤 일정도 너무 힘들게 무리될 정도로 하지는 말자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넓지도 않은 모젤 안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사흘 동안 이어지는 축제에 안 가보는 것은 말이 안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브라우네베르크 숙소에서 택시를 타고 모젤에서 가장 활기찬 마을 베른카스텔로 가서 낮부터 밤까지 먹고 마시고 축제를 즐겼다.


모젤을 대표하는 와인 아가씨라고 할 수 있는 모젤라를 선발하는 날

모젤라 선발대회에 출전하는 아가씨들만 전통의상을 입은 것이 아니라 남녀노소, 엄마 품에 안긴 아기들도 입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복 입으면 예뻐 보이듯 빨간 스카프와 초록색 치마, 푸른 셔츠 차림의 모젤 사람들은 동화책 주인공들 같았다. 독일 도자기 브랜드 빌레로이 앤 보흐 접시에 있는 그림과도 흡사한 장면이었다. 우리도 청포도 스카프를 하나 장만하고 싶었지만 가게들이 모두 일찍 문을 닫아 닳도록 구경만 했다.

클래식과 재즈, 영화음악을 망라하며 멋진 연주를 들려주던 악단


베른카스텔 =  곰 + 성


낮에는 클래식 공연



스파클링 와인도 글라스로 팔고 연어는 훈제 중
감자전 비슷한 Kartoffelpuffer, 샹피뇽 버섯


술을 부르는 핫도그와 감튀


와인 한 잔에 1-3 유로이며 글라스 보증금 1유로는 반납하면 돌려주는 시스템


밤에는 락과 팝 공연


세계 최고의 음악가들을 배출한 나라답게 연주가 수준급이었다. 축제 마당에서 선 채로 연주하는데도 불구하고 흐트러지지 않고 반듯한 자세로, 진지하고 정확하게 악기를 다루는 모습은 더욱 감탄스러웠다.


저녁 무렵부터는 락과 팝송 공연이 있었는데, 관객이 정말 얌전해서 국가대표급 목석들인 언니와 나도 전혀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구경했다. 춤추는 사람도 거의 없고 술주정하는 사람도 없었다. 어찌 보면 반응이 없다고 할 수도 있지만, 방해받지 않고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차분한 분위기도 좋았다.


넓고 깨끗했던 숙소
겔렌-코르넬리우스 유퍼 리슬링 트로켄


축제의 마무리는 우리가 머물렀던 와이너리의 와인냉장고에서 리슬링 한 병 꺼내 마시는 것으로... (자유롭게 골라서 꺼내 마시고 방 번호와 와인 내역을 적어놓기만 하면 되었다. 방에 달아놓는, 믿고 마시는 선진 음주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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