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는 것은 농부의 마음과 같습니다
엄마로 산다는 것은 너무 감사하고 행복한 일입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처음 1년은 저에게 너무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회사를 다니던 시절 저의 일은 고객을 응대하는 서비스직이었습니다. 남편과 저는 사내커플이었고, 대표님의 배려로 결혼을 하고도 함께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결혼하고 회사 생활을 하는 것은 크게 무리가 되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것은 많은 것을 변하게 만들었습니다. 스트레스가 심한 업무라 임신한 아이를 건강하게 지켜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과 회사에서 그런 나를 받아줄까에 대한 이 두 가지 고민이 있었습니다. 저는 고민만 하기보다는 일단 부딪혀가며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라서 회사생활을 지속하는 것에 마음을 더 두었습니다. 다행히 회사에서는 일을 계속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고, 아이도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뱃 속에서 자라주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이런 저를 보며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물론 저와 아이를 걱정해 준 것입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임신 전보다 더 열심히 일했던 것 같습니다. 피해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막달까지 일을 하고 출산 휴가 3개월을 가졌습니다. 복직한 날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너무 바빠서 점심도 먹지 못하고 일을 했습니다. 그렇게 어린이집에 맡기고 온 아이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정신없이 하루가 지났고 남편과 함께 아이를 데리러 갔습니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어린이집에 아이와 선생님 단 둘이 남아있었습니다. 아이의 적응을 위해 한 두시간씩은 선생님과 만남이 있었지만, 처음으로 어린이집에서 종일 엄마아빠를 기다린 날이었습니다. 아이는 저를 보자마자 울음을 터트렸고 저도 그 날 집으로 돌아와 정말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아이의 어린이집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는 기질도 많이 예민한 아이였고, 일찍 어린이집에 보낸 터라 분리불안까지 있었습니다. 예민한 아이, 그리고 분리불안을 안정시키기 위해 책도 많이 보고, 퇴근후에는 아이와 시간을 보내려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1년, 2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는 몰라보게 밝아졌습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또래와 다르게 성장하기도 합니다. 말이 늦는 아이, 기저귀를 늦게 떼는 아이, 성장이 느린 아이 등 자라는 과정은 똑같지 않습니다. 농사를 지으려면 땅에 씨를 뿌리고 귀한 열매를 맺기까지 좋은 거름과 물, 충분한 온도 등 많은 정성이 필요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도 이러한 농부의 마음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는 성장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