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일본 소설만 주구장창 읽던 시절이 있었다. 조용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져서 그랬던 것 같다. 여태까지 일본은 두 번, 오사카와 교토 그리고 오키나와를 갔었는데 돌아다니느라 마음이 바빠 동네의 분위기를 온전히 느끼진 못했었다. 그래도 둘 다 꽤 길었던 여행이었는데.
이번 도쿄 여행은 2박 3일로 짧았지만, 이제까지 했던 어떤 해외여행보다 몸과 마음이 편했다. 모리타워 전망대에 앉아 도쿄타워 꼭대기 위로 주황색 노을이 서서히 번져가는 걸 바라봤던 기억이 제일 많이 남는다. 그만큼 여유 있었다. 사람 많은 시부야 교차로에서조차 마음이 느긋했다.
낯선 곳에서 익숙한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맛있는 걸 먹으며 여느 주말과 다르지 않은 듯 보냈던 2박 3일. 올해가 가기 전에 그 기억을 다시 끄집어낸다. 도쿄타워를 한번 더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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