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7 기본으로 돌아가라
05 세 - 정공과 기습의 변증법
무릇 전쟁이란 정공법으로 적군과 맞서고 기습으로 승리한다. 따라서 기습을 잘하는 자는 끝이 없는 것이 하늘과 땅 같고, 마르지 않는 것이 강과 바다 같다. 전술의 변화가 끝났다가 다시 시작되는 것은 해와 달이 차고 기우는 것과 같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것은 사계절과 같다. 소리는 다섯 가지(궁/상/각/치/우)에 지나지 않지만, 다섯 가지 소리의 변화는 이루 다 들을 수 없다. 색깔은 다섯 가지(흑/백/황/적/청)에 지나지 않지만 다섯 색깔의 변화는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맛은 다섯 가지(달고, 맵고, 시고, 짜고, 쓴)에 지나지 않지만 다섯 가지 맛의 변화는 이루 다 맛볼 수 없다. 전쟁의 형세는 기정에 지나지 않지만 기정의 변화는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기정이 상생하는 것은 마치 순환하는 것이 끝이 없는 것과 같으니 누가 능히 이것을 다 헤아릴 수 있겠는가?
맥도널드는 디테일한 하나하나를 모두 매뉴얼로 만들어놓고 직원들을 교육시키기로 유명합니다. 때문에 전 세계 어디서나 똑같은 맛과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오랜 기간 노력해서 최고의 정공법을 갖춘 셈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완벽한 매뉴얼을 갖추었음에도 항상 위기가 발생합니다.
기본적으로 플랜트 업은 항상 공기 준수의 압박에 시달리게 됩니다. 모든 발주처는 항상 짧은 기간 안에 공사를 완료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충분한 공기가 주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공사를 빨리 끝내기 위하여 관리해야 할 포인트는 크게 Work Front 관리와 Manpower 관리로 나눌 수 있습니다. Work Front는 공사를 하기 위한 선행 공종을 관리하는 것인데, 충분한 공사 인력이 있어도 설계가 되지 않았거나, 자재가 들어오지 않았거나, 선행 공종이 공사를 완료하지 않으면 공사 속도를 올릴 수 없습니다. 선행 공종이란 예를 들면 토목 공사를 마쳐야 철골을 세울 수 있기 때문에, 토목 공사가 철골 공사의 선행 공종이 되게 됩니다. Work Front가 확보되면 사람을 많이 투입하여 공사 속도를 올릴 수 있습니다.
스케줄러는 이러한 Work Front 및 Manpower 관리 방안이 담긴 스케줄을 만들게 됩니다. 스케줄은 날짜를 찍는 방식이 아닌 선후행 Link를 거는 방식으로 작성되며, 때문에 Work Front가 없으면 영향을 받는 후행 공종을 알 수 있습니다. 후행 공종에 영향을 주다 보면 전체 공기조차 밀리게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 Path를 Critical Path라 부릅니다. Critical Path는 선행과 후행을 로직으로 연결하다 보면 프로젝트에서 가장 긴 기간 수행하는 것으로 잡히는 패스를 뜻합니다. 이러한 Critical Path가 지연되면 프로젝트 전체가 지연되기 때문에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Critical Path 외의 일정은 조금 지연이 되어도 여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여유 일 수를 Float라고 말하는데, Float가 60일이라는 것은 60일 지연되어도 공기 준수가 가능하다는 말이 됩니다.
인력을 당장 충원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Critical Path 및 Float가 적은 곳을 우선적으로 작업을 해야 합니다. Critical Path가 아닌 지역을 빨리 끝내봐야 공기를 지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Critical Path 및 Float는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뀌기 때문에 스케줄러는 매달 스케줄 업데이트를 해야 합니다. 인력이 추가 투입되었을 때 단순히 여기저기 투입해서는 안됩니다. 좋은 프로젝트 매니저는 급한 곳에 집중을 시키면서 같은 인력을 동원하더라도 운용의 묘를 살립니다.
때때로 공사가 많이 늦어지면 2 Shift를 지시합니다. 2교대를 돌리면 무조건 좋아질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기본적으로 2교대는 효율이 떨어집니다. 2교대가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인원이 너무 많아서, 소위 Density가 너무 높아 인력 효율이 떨어지거나, Critical Path 지연을 막기 위해 한정적으로 투입하는 경우입니다. 이는 아주 기본적인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방법이지만 많은 프로젝트 매니저들이 이런 Data를 무시하고 본인의 감만 가지고 운영을 합니다. 훌륭한 프로젝트 매니저는 시스템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감과 경험을 활용하여 각종 전략의 변초를 구사하여야 합니다.
맥도널드의 성공에 훌륭한 매뉴얼은 중요한 요소지만, 이를 뛰어넘는 레이 크록의 열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훌륭한 매뉴얼은 그의 사업을 안정화시키고, 효율을 높였지만 근본적으로 수없이 고민한 전략이 없었다면 성공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을 하고 전략을 세우는 사람이 바로 리더입니다. 훌륭한 리더는 잘 갖춰진 시스템 위에 최선의 전략을 사용하는 사람입니다.
창의적으로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은 보여주기 식으로 보고만 하고 사장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리더는 일단 이미 있는 방법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이미 있는 방법을 어느 타이밍에,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일이라고 누구나 잘 활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매번 변하는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서 활용하는 것은 많은 경험과 학습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기본으로 돌아가라", "초심을 찾자"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실제로 이 말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어느 업종이나 그 업종의 가장 기본이 되는 절차와 전략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은 너무 기본이라 한참 실무를 많이 해본 리더는 이러한 기본을 무시하거나 소홀히 여깁니다. 나중에 돌아보면 당연히 안다고 생각한 기본을 지키지 않았거나, 기본을 적재적소에 활용하지 못하여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때로 너무 이론적이어서, 너무 당연해서 지나쳐온 기본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경험을 바탕으로 이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무엇보다도 강력한 무기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