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말하지만 공부는 하기 싫은 것이 당연합니다.
저의 경우는 공부를 시작할 때 하기 싫어하는 과목을 항상 먼저 공부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언어, 수학, 물리는 좋아하고 강한 편이었지만, 암기과목 쪽에는 소질이 없었고 재미가 없었습니다. 때문에 항상 공부 의욕이 가장 큰 공부의 시작, 그리고 중간중간 마음을 다잡고 나서는 암기과목으로 먼저 시작했습니다.
이제 팁을 하나씩 얘기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당분간 글의 서두에는 저의 경험으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반드시 저의 방식이 옳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항상 기억하며, 저 팁의 이유를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공부는 하기 싫은 일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너무 하기 싫은 것을 어떻게든 해내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공부라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하기 싫은 것이지만, 하려고 마음을 먹으면 조금이라도 더 재미있고 좋은 과목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모든 과목을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 꼭 한두 과목은 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 과목에 집중하고 다른 과목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기 싫은 공부를 하면서도 조금이라도 더 재미있는 것을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반에서 10등 정도를 왔다 갔다 하는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이 친구들은 정말로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을 야자 시간에 보면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성적이 크게 오르지 않았습니다. 이 친구들의 점수를 보면 그 해답이 있었습니다. 대충 중간/기말고사를 보는 과목이 십여 개라고 하면, 정말 열심히 해서 서너 과목은 저보다 잘 보는 경우도 많았지만, 문제는 밸런스였습니다. 어김없이 몇 과목에서 점수를 깎아먹으면서 결국 본인이 평소에 받는 평균에 수렴하게 되었습니다. 포기를 하지 않고 열심히 했지만 종합 점수가 제자리걸음이었던 이유는, 항상 점수를 깎아먹는 과목은 바뀌었지만, 항상 몇 과목에서 점수를 깎아먹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공부는 박사가 되기 위한 과정이 아닙니다. 몇몇 과목에 뛰어난 점수를 받는 것보다, 전 과목의 밸런스를 맞추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기 싫은 과목을 해야 합니다. 내가 잘하는 과목을 열심히 해서 90점에서 100점이 된들, 전체 성적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잘하는 과목을 덜 공부해서 점수가 깎이더라도 오를 여지가 많은 과목을 학습해야 합니다. 시험기간에는 평소에 재미없던 다큐멘터리 마저 재미있는 것을 생각해보면, 하기 싫은 공부를 하는 동안에도 조금이라도 더 재미있는 것을 자꾸 찾게 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중고교 과정은 사회화를 위한 학습이기도 하지만,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하는 사회에 대한 연습일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끊임없이 작심삼일의 과정을 반복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결심을 하며 하기 싫은 것을 끝까지 했습니다. 꼭 하기 싫은 과목을 먼저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기 싫은 과목을 본인의 의욕과 효율이 가장 좋은 시간대에 배치를 하라는 이야기이며, 그것이 저의 경우 하루의 공부를 처음 시작할 때였다는 이야기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공부는 하기 싫은 것이 당연합니다. 유혹에 넘어갔다고 "난 쓰레기야"라고 생각하며 자책할 필요도 없고, 자존심 상해할 필요도 없습니다. 앞으로 겪게 될 수많은 실패의 과정일 뿐입니다. 왜 오늘도 유혹에 넘어갔나를 생각해보며 공부 방식을 바꿔보고 순서를 바꿔보고 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만들면 됩니다. 보통 "하루 10시간을 목표로 했는데 6시간밖에 못했어요" 같은 고민을 많이 합니다. 공부 시간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본인이 부족한 부분을 오래 공부했냐가 더 중요합니다. 본인이 잘하는 공부만 10시간을 한들 점수에 향상을 많이 바랄 수는 없습니다. 많이 공부했다는 뿌듯함은 가져갈 수 있겠지만, 공부한 것에 비해 점수가 잘 안 나올 것입니다. 괜히 자신의 머리를 탓하는 일이 없길 바랍니다.
자신의 공부 순서를 바꿔가다 보면 가장 많은 시간 집중을 할 수 있는 순서가 생길 것입니다. 그리고 그 순서가 기분이나 상태에 따라 달라지기도 합니다. 매너리즘에 빠지면 순서를 재 배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 어떤 과목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 가장 집중력이 좋을 때 어떤 과목을 해야 하는지를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