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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태양을 따라 도는 저 별들처럼 난 돌고 돌고 돌고

022 미래와 과거

by 평범한 직장인 Feb 0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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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인간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무한에 가까운 우연의 중첩이라고 답합니다. 하지만 우주의 역사와 생명체 진화의 역사를 살펴보면 ‘정말 우연히 벌어진 일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역사 중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사건이 발생했다면 나는, 아니 인류는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는 설명은 더더욱 믿기 힘든 신비한 일이며, 이렇게 탄생한 존재이기에 고귀하고 의미가 있는 존재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과학자들은 우주가 지금으로부터 137억 년쯤 전에 탄생했다고 합의하고 있습니다. 그 이름도 유명한 빅뱅 이론에 의한다면 말이죠. 이런 말을 들으면 사실 의문이 듭니다. 과학자들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어떻게 137억 년이라는, 생각하기도 힘들 정도의 거대한 숫자를 자신 있게 맞다고 얘기하는지 말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과학자들이 그렇게 말하니 그런가 보다"라 하며 넘어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강한 의문을 품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 사실을 알고 모르는 게 내 삶에 큰 지장을 주지 않습니다. 137억 년이든, 137년이든 내 삶에 상관이 없는 이상 관심이 없는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어떤 태도를 가지든 사실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어떤 태도를 선택했다고 해서 더 의미 있는 삶이 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어떤 태도를 가지느냐와 무관하게 137억 년이라는 숫자가 사람들의 생각 이상으로 치밀한 과학적 기반하에 나온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물론 치밀함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고, 실제로 구멍이 있기도 합니다. 새로운 관측과 연구로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것이 과학 이론입니다만, 상당히 복잡한 과정과 검증을 거쳐 만들어내서 현재 인정받고 있는 지식입니다. 기초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어설픈 지식으로 반박할 만큼 허술하지는 않습니다.




모든 이론이 그렇듯, 이 이론에는 가정이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물리 법칙이 옳고, 어디서나, 언제나 변하지 않고 적용되고 있다는 가정입니다. 앞서 본 우주의 미래 역시 동일한 가정하에 앞으로 벌어질 우주의 모습을 시뮬레이션해 본 것입니다. 복잡해 보이는 우주는 간단한 법칙에 의해 돌아가고 있습니다. 간단하다 말하니 오해가 있을 수 있겠네요. 물론 그 공식과 풀이 과정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우주를 지배하는 법칙이라는 거창한 타이틀 치고는 간단하다고 해야겠습니다. 실제로 물리학은 단순함을 추구하는 학문입니다. 물리학이 얼마나 단순한지는 모든 내용을 한 줄로 정의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물리학은 세상 모든 운동에 대한 법칙을 다루는 학문입니다.




모든 물질은 외부의 힘이 없는 이상 그 상태를 유지합니다. 이를 보통 관성이라고 부르죠. 같은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은 같은 속도로 움직이던 물체는 계속 같은 속도로 움직이고, 정지해 있는 물체는 계속 정지해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속도는 상대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같은 현상에 대해 어디를 기준으로 하냐에 따라 정지라고 부를 수도 있고, 같은 속도로 움직인다고 부를 수도 있습니다. 기준이 달라진다고 현상이 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기준에 따라 어떤 물체가 정지해 있다고 말할 수도 있고 같은 속도로 움직인다고도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이상한 일입니다.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태양을 기준으로 삼으면 지구와 금성은 태양을 기준으로 원운동을 합니다. 하지만 지구를 기준으로 삼으면 금성은 이상한 운동을 합니다. 지구에서 보는 금성은 지구를 중심으로 동그랗게 돌지만, 그 와중에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를 반복합니다. 태양, 지구, 금성에 작용하는 힘과 운동은 달라지는 것이 없음에도 기준이 다르면 다른 운동처럼 보입니다. 이렇게 기준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현상을 상대적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진짜 했는지 알 수 없는 말로 유명해진 지동설, 천동설 논쟁은, 단지 기준점이 달라진 것일 뿐, 실제 운동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두 가지 설명이 모두 맞으며, 단지 태양을 중심으로 돈다고 했을 때 가장 계산이 깔끔하고 직관적으로 보기 좋을 뿐입니다. 때문에 정지와 같은 속도의 운동은 상대적인 개념일 뿐 본질적으로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정지 상태는 특정 기준에서 0의 속도를 유지하는 운동을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물질은 외부에서 작용하는 힘이 없으면 그 상태를 유지하며, 힘이 있으면 속도가 변하게 됩니다. 이를 전문용어로 가속시킨다고 하죠. 그 유명한 뉴턴의 운동 법칙은 "작용하는 힘이 없으면 등속(같은 속도) 운동, 힘이 생기면 가속 운동"이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물리는 이 세상에 모든 현상을 아주 간단한 원리로 설명합니다. 복잡해 보이는 많은 공식은 모두 이 단순한 원리로부터 발생합니다.




표지 그림 : Red panda AI, Prompt : Draw an abstract image where past, present, and future coexist in unive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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