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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르게 팝니다 (정김경숙 지음)

직원에게는 인간의 인간적 활용을. 고객에게는 충성을 다하는 조직.

by 책인사

트레이더 조 토트백을 선물 받았습니다.

알고 보니 미국에서도 돈 주고도 구하기 힘든 물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별해 보이지 않는 작은 가방에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궁금한 마음이 커졌습니다.

그렇게 트레이더 조라는 마켓을 조금씩 알아가다 보니, 트레이더 조만의 특별한 매력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트레이더 조만의 스토리가 궁금해서 읽어보게 된 책.

'우리는 다르게 팝니다'의 트레이더 조의 다른 이야기들을 적어봅니다.


[우리는 다르게 팝니다 _ 정김경숙(로이스 김) 지음 _ 더 퀘스트 출판사]


1장. 평범한 장보기를 펀(Fun)한 경험으로 만든 특별한 슈퍼마켓

-. 트레이더 조 기업의 제1 가치인 진실성(integrity)을 직원에게 다음과 같이 가르친다.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고객을 대접하라"

"천천히 해도 좋으니 제대로 하라" (P.27)


-. 역발상을 통한 트레이더 조의 창의적 제품개발 핵심 개념 중 하나는 기존 소비 경험의 탈맥락화(Decontextualization)이다. '탈맥락화'란 특정 문화, 지역, 상황에서 익숙하게 소비되던 제품이나 요소를 새로운 환경에서 전혀 다른 용도로 재해석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는 소비자에게 익숙함 속의 새로움을 제공하며 제품 차별화와 감성적 흥미를 동시에 유도한다. 트레이더 조는 이러한 전략을 제품 개발 전반에 걸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P.37)


2장. 트레이더 조의 성공 비결, 불변하는 마케팅 경영 원칙

-. 트레이더 조가 100% 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이유

첫째, 고객과의 직접적인 상호작용. 매장 내에서 고객과 직원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신뢰와 유대감을 형성하며, 이는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둘째, 제품 발견의 즐거움. 고객이 매장을 탐색하면서 새로운 제품을 발견하는 '보물찾기' 같은 경험을 온라인 쇼핑에서는 제공하기 어렵다.

셋째, 운영 효율성. 온라인 판매는 별도의 물류 시스템과 추가 비용이 필요하며, 이는 트레이더 조의 저렴한 가격 정책과 상충할 수 있다. (P.109)


-. 트레이더 조는 1970년대 초부터 매장에서 담배와 선정적인 판매를 중단하며 '가족 친화적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창업자의 자서전에서 "우리는 초기에 담배를 팔지 않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매장이 단지 잘 팔리는 것만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믿는 가치를 반영하길 바랐다. We decided early on not to sell cigatettes. We wanted our stores to reflect the values we believed in, not just what sold well. (P.121)


3장. 트레이더 조, 거꾸로 가는 마케팅 원칙

-. 트레이더 조의 경우 타켓 고객이 '교육을 많이 받은' 그룹이다. 무엇보다 이들은 인문학적, 역사적, 과학적, 예술적 분야 상식이나 지식에 익숙한 사람들이다. 이를 활용한 은유나 패러디를 발견할 때마다 그들은 자신의 지적 수준에 스스로 만족하기도 하고, 그 제품에 친밀감과 동질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P.157)


-. "다른 유통업체들은 고객이 브랜드에 충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트레이더 조는 충성이란 우리가 고객에게 줘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고객에게 충성을 다합니다. Other retailers presume that loyalty comes from their customers. But we think of loyalty as something we give to our customers. We are loyal to our customers. (P.201)


4장.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트레이더 조 시스템

-. 직원 평가 등급은 단순하고 명쾌하다. 성과 등급 단계는 '기대를 충족했다'와 '개선할 점이 있다'라는 딱 두 단계 등급이다. 상당히 명확하다 ~ 트레이더 조에서는 출근 시간을 자주 어기거나 무단결근 없이 맡은 일을 큰 과실없이 잘 해냈다면 대부분 직원이 '기대를 충족했다' 등급을 받는다. (P.211)


-. '인간의 인간적 활용'이란 말이 정말 와닿는 곳이 트레이더 조이다. 유니폼을 입고, 시급을 받고, 제품 진열을 하고, 계산을 돕고, 청소를 해도 내 존엄은 엄연히 살아 있다. 그렇게 존엄을 지키며 일할 수 있는 곳이다. 인간의 인간적 활용이 아닐 수 없다. (P.217)


[책장을 덮으며]

책을 한참 읽다 보니, 이 책의 저자가 '구글 임원에서 실리콘밸리 알바생이 되었습니다'의 저자인 로이스 김(Lois Kim)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구글에서 임원까지 역임한 고위직 출신인 저자가 트레이더 조의 직원으로 현장에서 일하면서 깨닫게 된 트레이더 조의 성공 노하우는 책을 읽는 내내 깊은 감명을 주었습니다. 누군가는 트레이더 조에서 행복한 쇼핑 경험을 합니다. 또 다른 누군가는 트레이더 조의 구성원으로서 생계를 이어가는 것은 물론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트레이더 조만의 조직문화와 성공 노하우를 정리해서 들려줍니다.

기존의 유통업체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던 운영방식, 마케팅 이론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재해석한 트레이더 조. 담배를 팔지 않고, 팔리지 않는 제품은 바로 단종처리 하는 모습. 공급자 입장에서 제품을 진열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입장에서 제품을 진열하는 방식, 조직 구성원들에게 최고의 복지를 제공하는 모습. 그 어느 것 하나 평범하지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트레이더 조만의 고객 충성, 직원 만족이라는 가치관이 이윤만을 추구하는 수많은 회사들에게 작은 변화를 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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