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정류장

by 가현달

부러운 하늘을 올려다보기 바빴다

어찌나 높던지 목이 아파 편두통이 생길 지경


비 오는 날의 가려진 하늘을 보는 대신에

정류장옆 갈라진 콘크리트 사이에 모여든

물웅덩이 세상에 마음이 닿아버렸다


그곳에서는 끊임없이 내리는 빗줄기의 파동

그것으로 생성되고 커져가고 이내 소멸하는 원

나처럼 태어나 수시로 접촉하던 교집합

작은 웅덩이를 채우고 사라지던 커다란 우주


나지막이 흐르는 길가의 백색소음들과

온 세상을 적시는 빗줄기의 노래에

잠시 눈에 담기는 모든 것들을 저장

애써 외면하던 버스에 아쉬움을 뒤로한 채

새로운 목적지를 위해 는 떠나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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