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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화 Sep 18. 2019

다섯 번째 여행, 공주(3)

이런 곳이 무료라고? 고퀄리티 관람 가능한 국립공주박물관!

일단...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전에 내 얘기를 좀 해도 될까...? 국립공주박물관과 관련한 사진을 엄청나게 많이 찍었으나 (배터리가 방전될 정도로) 무더운 여름에 공주 여행지 세 곳을 뚜벅이로 돌아다니다 보니 더위를 제대로 먹었다. 7월 말쯤 갔다 왔으니 8월쯤 쓰는 게 정석이겠으나, 공주여행이 내 몸상태를 너무 악화시켰다... 저번 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더울 때 자차 없이 공주는 절대로 가지 마십시오... 더위에 공주는 너무나 위험한 여행지입니다......


거기에 더불어 브런치도 같이 더위를 먹었던 건지 공주 관련 글을 여러 번 날려먹었다. 아... 이건 브런치 모바일 에디터 문제도 큰 거 같은데...? 지금도 사진 옮기다 글을 날려버려서 화가 나서 완전히 지우고 다시 쓰고 있다. 관계자 여러분... 제가 글을 늘리려는 의도로 이런 잡설을 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박물관=지루하다?
머릿속 편견 와장창 깨뜨리는 국립공주박물관


외관은 상당히 올드한 국립공주박물관. 실제로도 만들어진지 오래됐다.


생각해보면 나는 어릴 적부터 박물관을 많이 다녔다.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내가 뭐 만드는 걸 환장하게 좋아하기 때문인 거 같다. 남들은 초등학생 때 방학은 놀기 바빴다는데, 나는 방학숙제하기에 바빴다. 그 습관은 중학교 때도 쭉 이어져, 이곳저곳 자발적으로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글을 덧붙여 초중생치 고는 썩 괜찮은 퀄리티의 숙제를 완성해내고 했다, 그 숙제의 가장 밑바탕엔 늘 박물관이 존재했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여러 이유로 박물관이나 미술관 같은 전시관을 많이 다녔다. 어릴 적의 경험 때문에 박물관을 좋아하기도 하고, 교직이수를 하면서 반강제적으로 가야 되는 경우도 있었고. 직장에 다닌 뒤로는 복지 차원에서 뿌려지는 티켓을 알차게 챙겨서 다녀온 적도 종종 있다.


어쨌든, 평범한 사람들보단 박물관을 많이 다니다 보니, 다른 사람들에 비해 박물관에 대한 평가가 박한 편이다. 일단, 우리나라는 정말 작은 건덕지만 있어도 일단 박물관부터 만드는 있어서 괜찮은 전시를 보기가 참 어렵다. 이건 풀뿌리민주주의의 부작용건지, 관료제의 부작용인건지... 온갖 지역마다 사소한 거리만 있어도 ##미술관, @@박물관을 마구잡이로 지어대는데 막상 가보면 촌스럽고 볼품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나마 어느정도 금액의 입장료를 지불하는 경우에는 퀄리티가 좀 있는 편인데, 물론 개중에는 입장료가 아까울 정도로 형편없는 곳도 많다.

 



무령왕릉 널길에서 발견되었다는 진묘수(국보 162호)를 7배로 확대하여 박물관 입구에 전시해놓았다. 박물관의 수호를 염원하여 입구에 설치했다고 한다.


그런데 국립공주박물관은 진짜 왜 돈을 안받는건가 싶을 정도로 역대급의 전시관이었다. 일단 무령왕릉의 출토품들이 대부분 이곳에 전시되어 있다보니, 전시품의 퀄리티가 다른 박물관과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 무령왕릉에서 나온 출토품의 상태가 얼마나 훌륭한지, 얼마나 방대한지는 초등학생만 나와도 다 알지 않은가. 그것들이 이곳에 몰빵(?) 되어 있으니, 그것만해도 어마어마한 볼거리가 아닌가.




뿐만 아니라, 이곳의 상설전시관을 기획한 큐레이터의 능력도 이곳의 격을 한층 높이지 않았나 싶다. 전시품들이 너무 휑해보이지도 않고, 너무 부산스러워 보이지도 않게 적절한 공백을 두고 전시된 점, 적절한 동선에 적절한 스토리텔링이 환상의 조합을 이루는 점, 전시품에 대한 해설이 적절한 타이포그라피에 의해 가독성을 높인 점! 그냥 구성만으로 완벽하게 디자인된 이곳의 상설전시관은 나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런 퀄리티의 전시를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고?



1층은 웅진백제실, 2층은 충청남도 역사문화실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전시관이 각기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어 좋았다. 개인적으론 2층 전시관을 더 재밌게 봤다.


상설전시관은 크게 1층의 웅진백제실과 2층의 충청남도 역사문화실로 구분되어 있다. 각 층마다 주제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질릴 틈 없이 각각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혹시나 2층 전시관을 스킵하는 사람들은 꼭! 2층 전시관도 관람하기를 적극추천한다!!



1층 웅진백제실은 크게 4가지 전시로 나눠볼 수 있다. 시대별로 전시되어 있어 충남의 백제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웅진백제실은 또 4개의 전시실로 나뉘는데, 1부 전시실에는 한성에서 웅진으로 옮기게 된 이유를 유추할 수 있는 여러 유물들을 전시하고, 2부에서는 웅진에서 꽃피우는 백제문화를 여러 예술품들로 증명한다. 3부는 메인 전시물인 무령왕릉 출토품 전시! 무령왕릉에서 나온 출토품들을 직접 관람할 수 있다. 이어서 4부, 웅진에서 사비로 옮기는 과정에서 꽃피우게 된 백제의 도기들을 전시했다.


전시실 중앙에 배치되어있던 은잔만 기억에 남았던 1~2부 전시. 해섷과 꼭 함께 관람하기를 적극추천한다.


개인적으론 1부와 2부는 요새 다시 방영하는 tvN 드라마 <아스달연대기>도 생각나고, 익숙한 지형이 보여서 신기하긴 했지만 3부에 비하면 너무 흔한 전시품들이어서 다소 지루했던 기억이 있다. 이곳을 관람할 시간엔 옆에서 주요 유물에 대한 해설이 이뤄지고 있었는데, 그걸 들었으면 1~2부 전시도 재밌게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 조금 아쉬웠다. 전시해설은 매일 4회에 걸쳐 진행되니, 조금 더 재밌게 관람하고 싶은 관람객들은 꼭 해설을 듣기를 권해본다. 아마, 해설시간 전에 신청을 했어야 됐던것으로 기억한다.




2층 충청남도 역사문화실은 크게 선사문화, 고대문화, 중근세문화 3부로 나뉜다. 무령왕릉 관련 전시품이 1층에 있으니 2층은 별로일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착각이었다,


앞서 강력하게 추천한 2층의 충청남도 역사문화실은 개인적으론 1층보다 더 재밌게 관람한 전시실이었다.  흔한 주제에, 충남의 역사를 크게 1부 선사문화, 2부 고대문화, 3부 중근대문화 세가지로 시간순서대로 전시한 흔한 전시방법인데도 굉장히 재밌게 관람할 수 있었다. 아마 2층의 전시관이야말로 큐레이터의 실력이 고스란히 녹아든 전시가 아닐까 싶다.



브런치 모바일 에디터 만든사람 누구인지 참... 이거 배치 바꾸다가 날려먹은 글이 몇개인지 모르겠다. 모바일은 임시저장도 안되고, 저장 누르면 처음으로 돌아가는것도 너무 화난다.

전시물도 각각의 스토리텔링에 맞게 연출되어 있는 것도 참 인상깊었다. 흔한 주제지만, 전시에 빠져들게 하는 큰 요인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곳의 전시는 그동안 관람한 전시관중에 베스트 3위 안에 꼽히는 전시라고 자부한다.




1충 전시실을 나오면 볼 수 있는 관경들.전시실 내부로 넣기는 어려웠을 법한 석상들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주박물관 미술대회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 외에도 1층 전시실 바깥에 군데군데 전시된 거대한 석상들과 작년~올해 사이에 진행했던 것으로 추측되는 공주박물관 주관 미술대회의 수상작들이 줄을 지어 전시되어 있었다. 귀엽기도 하고, 큰 상을 받은 작품들은 놀라기도 하며 소소한 즐거움을 만끽하기에 충분했다.


야외는 개인적으론 별로였다. 특히 민속놀이를 재현한 부분에서는 이게 왜 여기있는지 좀 의문이 들었다. 전시관람을 지루해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만들어 놓은건가...


야외는 사실 볼만한게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다소 손상된듯한 불상들이 즐비하게 늘어져있고, 잘 모르겠는 석상들도 있어 그냥 훑고 지나쳤다.


웬 민속놀이판도 여러군데 그려져있었는데, 이건 어느 박물관이나 개나소나 있는건지... 개인적으론 아쉬웠던 전시였다. 전시관람을 지루해하는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기엔 이용하는 아이가 한명도 없었는데... 내가 방문했던 날은 아이들 방학기간이었기에 애들로 즐비했으나, 여기서 아이들은 한명도 보지 못했다.





특별전시도 상시전시보다는 덜하지만 꽤 볼만했다. 특별 전시실 앞쪽에는 하계방학기간이라고 아이들이 몰려들걸 예상해서 붓글씨쓰기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었고, 스탬프랠리를 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곳도 있었다. 내가 방문하였을때는 고대묘지탁본의 사본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아이들이 보기 쉽도록 설명이 되어 있다보니 더욱 보기가 수월했다.






3부 무령왕릉 출토품들. 가장 볼거리가 풍성한 전시였다고 생각한다.



여러 전시중에서도 1층의 3부 전시실이었던 무령왕릉 출토품과 2층의 1~2부 전시를 특히 인상깊게 관람했다. 1층 3부의 전시실이야,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유물을 다 때려박아(?)서 볼거리가 아주 풍성했기에 모든 사람들의 인상에 남았을텐데, 2층의 1~2부 전시는 개인적인 이유가 컸던 탓도 있었다.


1층 3부의 전시실 중앙에 무령왕릉의 내부를 리얼하게 재현한것도 굉장히 인상깊었고, 껴묻거리로 함께 묻힌 화려한 유물들도 많은 이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교과서, 역사책에서 볼법한 유물들을 직접 눈으로 체험해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던 전시였다.



2층 1부 선사문화 전시! 특히 선사시대 철을 만드는 것을 전시물로 재현한 것을 인상깊게 관람했다.


2층의 전시를 재밌게 관람할 수 있었던 것은 이곳을 방문하기 전, 남자친구의 추천으로 본 한 해외유튜버의 유튜브를 흥미롭게 감상했던 탓이 컸다. Primitive Technology라는 유튜버의 유튜브인데, 외딴 섬(?)에 영상을 찍을 카메라만 들고 가서 구석시시대마냥 집을 짓고, 어떠한 현대문물의 도움 없이 혼자 힘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담았다. 정말 길고 조용한 영상인데도, 구석기시대의 모습을 영상을 통해 그대로 재현한 것만 같아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도구없이 불을 피우고, 진흙으로 도자기를 빚은 후 구워내고, 뗀석기나 간석기 등의 자연 도구들을 활용하여 집을 짓고, 수력 등을 이용한 여러 도구들을 만들어내는 모습은 이곳에 전시된 물품을 그대로 재현한 것만 같았다.


유튜브에서도 철을 생산해내는 과정을 가장 인상깊게 봤는데, 여기서도 영상만큼이나 생동감있게 전시물들이 연출되어 있어 굉장히 놀랐다.


아름다움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백제의 예술품들. 하나같이 멋스러워서 감탄했다.

1층의 전시를 뒷받침하듯 백제의 문화예술품들이 와르르 쏟아져 전시된듯한 2부 전시는 아름다움으로 점철되어 있어 관람객들의 눈을 호강시켜주는 듯 했다.


불교를 수용했던 백제였기에, 화려하거나 웅장한 불상들이 정말 많았던 것 같다. 또, 1층에서도 느꼈지만 백제의 아름다운 곡선미는 기와에서 많이 드러나는 듯 했다. 꽃문양, 사자문양 등 다양한 문양들이 아름답게 새겨져 있어 감탄을 금치 못했다. 당대 으뜸이라 여겨졌던 백제의 토기들은 왜 최고라 칭했는지 이해가 갈만큼 아름다웠다.





다채로운 볼거리로 풍성한 국립공주박물관! 하지만 이곳은 정말 교통편이 좋지 못하다. 버스도 잘 다니는 것 같지 않으니, 가급적이면 시원한 봄가을에 택시를 타고 이동한 후에 공주한옥마을~무령왕릉~공산성을 근처 무인자전거를 빌려 천천히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단, 나처럼 무더운 여름에는 아예 오지 말 것을 추천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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