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절제수술을 하고 전신마취에서 깨어날 때 엄청난 통증을 경험했다. 수술을 하고 난 뒤이니 당연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수술부위의 통증은 조금씩 나아졌다.
집으로 돌아와서 배부분에 자극이 되지 않는 원피스를 입거나 어깨끈이 있는 헐렁한 옷들을 입었다.
집으로 돌아와서의 가장 큰 문제는 먹는 것이었다.
물도 천천히 한 모금씩 씹으면서 먹으라고 했다. 음식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미음 한 스푼을 먹을 때도 30초 이상을 씹었고, 조금씩 나누어서 삼켰다.
덤핑증후군 때문이다.
*덤핑증후군은 위 절제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합병증 중 하나이다. 덤핑(Dumping) 이란 '대량으로 쏟아붓는다' 란 뜻을 가진 단어로, 위 아전절제술이나 위 전절제술로 인해 섭취한 다량의 음식물이 정상적인 소화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소장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발생하게 되는 오심, 구토, 현기증, 발한, 빈맥, 쇄약감, 심계 항진 증상을 말한다.
언제 먹어야 하며, 몸에 좋은 물먹는 방법과 내가 하루에 먹어야 하는 양등을 알고 먹어야 했다.
제일 먼저 하루 중 가장 먼저 마시는 물을 나의 첫 모닝루틴으로 정했다.
1. 양치가글 후 마시는 공복의 미지근한 물
기상 후 가장 먼저 마시는 물에서 중요한 것은 양치와 가글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미지근한 물을 한 컵을 담아 천천히 마신다.
위절제수술을 한 직후에는 물 한 컵을 30분 정도의 시간으로 마셨다.
덤핑증후군을 조심하기 위해서다. 물과 국물류를 먹을 때 덤핑을 조심해야 한다.
지금은 위도 안정이 되어 예전처럼 30분은 아니지만 아침 책 읽기를 하면서 천천히 마시고 있다.
2. 중요한 체크-물의 온도
나는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미지근한 물을 마신다.
가장 맛이 없는 물이 체온과 같은 온도의 미지근한 물이라고 한다.
가장 몸에 좋은 물의 온도도 체온과 같은 미지근한 물이다.
우리 몸은 더울 때는 땀을 흘리고, 추울 때는 몸을 떨어 체온을 올리는 등 항상성을 유지한다.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내 몸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된다.
암환자는 면역력에 집중해서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
차가운 물을 마셔 몸의 항상성유지에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나는 나의 몸의 회복과 항암효과를 높이기 위해 작은 것 하나라도 체크해야 했다.
(내가 매일 아침 체온을 확인하는 것도 내 몸의 항상성을 관리하기 위해서이다)
3. 물숙제하기
나는 암을 만나기 전에 정말 물을 마시지 않았다.
대부분 공복에 커피를 마셨고, 밥을 먹을 때 물을 마셨다.
암환자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몸속에 염증이 많으면 면역체계에 문제가 생긴다.
체내 염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일정양의 물을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식전, 식후를 피해서 나는 물을 마시는 시간을 정했다.
나의 물숙제 시간은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는 카페루틴을 하면서다.
유기농녹차를 한잔 마시고, 3시간 동안 물을 마신다. 대략 1.5리터(녹차의 물을 포함해서) 마신다.
아침에 마신 물과 저녁까지 조금 더 마실 물을 생각하면 하루에 대략 2리터즘 되는 물을 마시게 된다.
만성염증은 암을 발생시킨다.
염증이란, 몸이 상처를 입거나 외부 병원균에 감염됐을 때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면역 반응이다.
급성 염증은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만성 염증은 우리 몸을 공격한다.
만성염증은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며 암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체내 염증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4. 내 몸에 적당한 물양인지 확인하기
물을 먹고 난 뒤 확인하는 게 있다.
소변의 색이다. 물은 시간 간격을 두고 일정하게 마시고 있다. 그 물의 양이 나의 몸에 적당한지 살펴봐야 한다. 소변의 색이 약간의 노란빛이면 된다. 너무 맑은 물 같으면 물의 양이 너무 많아 내 몸에 적당한 양보다 많이 마신 것이다. 그렇게 나는 나의 몸에 적당한 물의 양과 시간을 조정해서 루틴으로 만들었다.
5. 식사전후로는 물을 마시지 않는다.
나는 식사 전후로 물을 마시지도 않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국물을 먹지도 않는다.
나의 위는 많은 정성과 돌봄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소화에 조금이라도 방해가 되는 요소는 제거했다. 그 첫 번째가 식사 전 후의 물섭취를 하지 않고 국물을 먹지 않는 것이다. 이것 역시 습관이 되었다.
이 작은 습관으로 나는 위절제수술 이후 덤핑증후군이 거의 없었다.
6. 물은 텀블러에 미지근한 물을 담아 휴대한다.
나는 찬물을 마시지 않는다.
외출 시에는 꼭 텀블러에 미지근한 물 또는 따뜻한 물을 담아 외출을 한다.
이유는 물의 적정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이고 또 하나는 판매하는 패티병의 물을 마시지 않기 위해서이다.
패티병의 물에는 미세플라스틱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실온에서 보관하다 냉장고에 보관하게 되는 특성상
내가 피하는 두 가지, 물의 온도와 미세플라스틱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7. 저녁에 마시는 물
저녁의 물은 수면 2시간 전에 마시고 화장실을 다녀온 뒤 잠자리에 든다.
암환자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중요한 질 좋은 수면을 위해서이다.
질 좋은 수면은 10시~4시 사이에 면역력에 좋은 멜라토닌이 2배 이상 나온다.
내가 질 좋은 수면에 정성 들이고 수면시간을 지키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내가 공복을 유지하는 것도 수면시간에 나의 몸의 세포들이 면역과 세포회복에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방해요소를 없애기 위해서이다.
(야식이나 늦은 시간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 나의 세포들은 면역력회복에 사용해야 할 에너지를 음식물 소화를 위해 사용하게 된다.)
나의 위도 휴식시간이 필요하다. 내가 잠을 충분히 자지 않으면 피곤하고 면역력이 약해질 수 있는 것처럼
나의 위도 회복할 수 있는 휴식시간이 있어야 장건강을 지키고 나의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
물을 잘 마시게 되면서의 변화
배변이 좋아졌다. 피로감이 줄어들었다 등인 것 같다
무엇보다 내가 지금처럼 질 좋은 일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1년 9개월 1주 - 나의 항암밥상
대만을 다녀온 뒤 일주일 동안 가장 정성을 들인 나의 루틴이다.
나의 밥상루틴의 규칙은 단순하다.
첫 음식은 양치와 가글 후 미지근한 물을 천천히 마신다.
시간을 지킨다.
음식은 적당히 먹는다.
저녁식사는 수면을 위해 과식하지 않는다.
공복 15시간을 유지한다.
조금 더 자세하게 들어가 보겠다.
모닝루틴 AM 5:00
양치가글 후 미지근한 물을 책을 읽으면서 천천히 마신다.
아침밥상 AM 11:00~
(아침 식사를 하기 전에 대부분 전날 먹은 음식들의 배변을 본다)
당근사과올리브오일주스(익힌 당근이 사과보다 많다 대략 7:3 비율이다
사과, 과일(딸기, 방울토마토, 블루베리등)과 견과류를 주스를 마실 때 같이 먹는다.
*주스만 먹게 되면 씹지 않고 빨리 먹게 된다.
과일과 견과류를 주스와 함께 먹으면서 입안의 침과 잘 섞일 수 있게 하고, 천천히 먹을 수 있다.
(덤핑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다)
점심밥상 PM 1:30~
매일 먹는 음식 - 낫또, 동치미, 구황작물(찐 고구마), 나물반찬 2~3가지
소량의 단백질 - 난각번호 1번의 계란이나 두부, 생선, 닭고기&오리고 구류 등을 50g 정도 먹는다.
*단백질은 하루섭취량이상을 먹으면 소화하는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몸 밖으로 배출된다.
*나의 체중은 50kg이다. (하루 적정 단백질은 대략 체중의 1% 정도면 충분하다) 나의 경우 50g 정도의 단백질이면 충분하다.(계란 1개 45~50g)
*소화에 필요하지 않은 에너지를 사용하면 나의 몸은 면역력에 사용할 에너지가 줄어들기 때문에 단백질섭취양에 신경을 쓴다.
*식사 전 후 1시간 이상으로 물이나 국물류는 먹지 않는다.
식사순서
자주 소개했던 내용이지만 중요하다.
암환자에게 혈당관리는 중요하다. 암세포는 당을 주 에너지원으로 하고 일반 세포들보다 힘이 세다. 그리고 증식도 빠르다. 그래서 암의 재발과 전이예방을 위해서는 혈당관리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혈당스파크를 낮추기 위해서이다. 혈당스파크가 자주 일어나면 몸속 염증이 많아진다.
나물이나 야채들을 먼저 먹으면 혈당스파크를 줄일 수 있다.
1. 나물 야채들을 먼저 먹는다.
2. 단백질을 먹는다.
3. 탄수화물을 먹는다.
(나는 탄수화물로 찐 고구마와 현미밥을 먹는다. 이때도 고구마를 먼저 먹고 현미밥을 맨 마지막에 먹는다. 배가 부르면 현미밥은 먹지 않거나 남긴다)
저녁밥상 ~PM 8:00
저녁은 수면루틴을 위한 준비단계다.
저녁식사시간에서 중요한 것은 식사를 마치는 시간이다.
나는 8시까지 식사를 마치고 다음날 11시까지 공복을 유지한다.(공복 15시간)
면역력의 70%는 장에서 만들어진다.
장건강을 잘 지키고 관리해야 나의 면역력이 좋아진다.
몸의 건강을 위해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것이다.
장도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장건강을 위해 좋은 음식을 잘 먹고, 잘 소화시키고, 잘 쉬어야한다.
나는 나의 장이 잘 쉴 수 있게 휴식시간을 주고 있다.
(공복 15시간- PM8:00~AM 11:00)
저녁밥상으로는 소화와 배변, 수면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 먹는다.
나의 항암밥상밥상- 추천음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나의 장 건강을 위해 유익균의 좋은 먹이와 배변에 도움이 되는 구황작물과 유산균, 섬유질을 먹는다.
항암에 도움이 되는 베리류와 십자화가 배변에 도움이 되는 구황작물과 당근을 먹는다.
체내 염증관리를 위해 물숙제를 한다.
면역력을 높이는 멜라토닌의 도움을 받기 위해 ( PM 10:00~AM 4:00 )의 수면시간을 지킨다.
모닝루틴- 주스 만들기와 간식과 나의 하루 먹을 약(유산균, 비타민D, 종합영양제, 철분제) -약은 주치의의 처방으로 먹고 있는 약들이다. (나는 영양제를 별도 좋아하지 않는다.
나물을 하지 못하는 날에는 야채샤부샤부를 자주 한다. (산낙지와 두부 등을 넣으면 단백질과 야채들을 한 번에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저녁밥상으로 자리 잡을듯한 구성이다. (항암과일과 수면에 도움이 되는 바나나, 변비와 항암에 좋은 고구마) 저녁식사는 마치는 시간이 중요하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으로 먹는다.
일주일에 2번 정도 2~3가지 나물 반찬들과 요리재료들을 손질해 둔다.
탄수화물은 가능하면 구황작물로 먹으려고한다. 밥은 백미보다는 현미밥을 먹는다. 미네랄등의 섭취를 위해 김이나 미역국을 꼭 먹는다.
닭을 삶으면 처음엔 닭다리를 먹는다. 국물과 가슴살과 야채들과 닭죽을 만든다. 남은 살코기들을 발라 감자, 당근, 양파, 마늘, 표고버섯가루, 강황, 들깨를 넣어 카레를 만든다
첫 연재를 마치며...
나의 첫 브런치 연재글 [나의 일주일 항암밥상]의 마지막 편을 마쳤다.
10편을 쓰면서 나의 경험을 담아 적었기에 모든 내용이 모든 암환자에게 나와 같은 경험을 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암환자의 몸의 상태와 체질, 병기, 주변환경,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너무 주관적인 내용은 피하려고 했다.
각 편마다 소개했던 나의 항암밥상의 내용들은 관련 책과 전문의의 영상, 전문기관의 자료, 논문, 통계, 연구결과등을 바탕으로 했다.
내가 공부한 가장 안전하고 꼭 필요하다 생각하는 내용들을 내가 먹는 음식에 반영했다.
길게는 2년, 짧게도 1년 이상의 나의 몸으로 경험한 내용들을 정리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매일 실천하는 음식루틴들을 중심으로 소개했다.
마지막 10번째의 나의 일주일 항암밥상의 글을 생각하면서 가장 중요하면서 꼭 실천했으면 하는 음식루틴을 소개하고 싶었다.
이 글을 마지막으로 [나의 항암밥상-추천음식]으로 브런치북을 출간한다.
읽고 보면 특별한 것들은 아닌 우리에게 친숙한 음식들과 식재료들이다.
작은 디테일(먹는 때, 먹는 방법, 조리 시 주의점등)이 항암 효과를 줄이고 높인다.
번거롭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몇 번 실천하고 나면 익숙해진다.
내가 루틴을 하는 이유인 습관이 만들어진다.
[나의 항암밥상- 금지음식]
다음 주부터 [나의 항암밥상- 금지음식]으로 연재를 시작하려고 한다.
나의 경험으로 항암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먹는 것도 중요하다.
내가 생각하기에 암환자에게 더 중요한 것은 암세포가 좋아하는 음식,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을 금지하는 것이다.
암세포는 성장속도가 일반세포보다 빠르고 강력하기 때문이다.
암의 먹이가 되는 암환자가 금지해야 하는 음식들을 먹지 않는 것, 내 몸을 암이 싫어하는 환경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항암방법이라 생각한다.
내가 다음 브런치북에 소개하려고 하는 [나의 항암음식- 금지음식]의 대부분은 암의 먹이가 되어 재발과 전이에 영향을 주는 음식들이기 때문이다.
암을 만나 조금은 불편한 일상을 경험했지만, 모든 것들이 나쁜 것만은 아니였다.
나의 암이 나의 삶을 더 풍요롭고 지혜롭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나를 사랑하고, 나를 돌볼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나의 암은 까칠하고 불편한 친구지만 피하고 외면할 정도는 아니다.
나의 삶에 좋은 긴장감과 자극을 주는 까칠한 친구가 이제는 꽤 익숙해져 가끔씩 가볍게 차 한잔 할 정도가 된 것 같다.
부족한 내글이 나와 같은 경험을 한 분들에게 암재발과 전이의 두려움에 희망이 되길 바란며 이글을 마친다.